마니록 #2025년7월

장면은 기억 못해도 감정은 남는다

by 마니

1. 우비 입고 나가 놀면 추억이 될까?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내렸다. 이때다 싶었다. 올여름 비가 오면 함께 나가 놀려고 아이의 우비를 미리 샀었다. 나는 편의점에서 3천 원짜리 일회용 우비를 입었다. 아이와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았다. 약간 망설이는 아이를 보고 내가 먼저 신나게 폴짝 뛰면서 깔깔 웃었다. '너도 해봐!' 느낌이다. 아이도 따라서 폴짝 뛰면서 까르르 웃는다. 손바닥에 빗방울을 받기도 한다. 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발장구 치며 나를 부른다.

나중에 크면 이 순간들을 기억해 줄까? 좋은 추억이 될까? 생각했다. 어떤 TV프로그램에서 '김영하'작가가 이야기했다. "어렸을 때 어디에 갔다는 기억을 못 한다. 장면은 기억이 안 나지만 기분과 감정은 남는다'라고 했다. 비 오는 날 함께 비 맞으면 뛰어놀았던 장면은 기억을 못 해도 비가 오면 '뭔지 모르겠지만 비가 와서 기분이 좋아'라고 하면 좋겠다.

2. 시간은 쌓이면 힘이 있다.

작년부터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읽었던 책에서도 작게 시작하고 꾸준함으로 결과를 만든다는 내용을 많았다. 나는 어떤 일을 꾸준히 해왔을까 반성도 했고 무슨 일을 꾸준히 해볼까 고민도 했다.

그래서 결심했던 게 기록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거였다. 하루를 기록하고 한 달을 기록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삶을 살았던 지난 한 달을 정리하는 글을 공유했다. 책을 읽고 리뷰하는 글도 남겼다. 잘 쓴 글은 아니었다. 맞춤법도 틀리고 문맥도 이상하고 서툰 글이었다. 그냥 담담하게 내 생각과 내 이야기를 썼다.
그렇게 4~50개 글이 쌓였다.

그리고 이번에 브런치 작가 신청 승인이 되었다. 2번째 신청이었다. 1번째 에는 1개의 글을 제출하고 앞으로 어떤 글을 쓰겠다는 계획을 신청서에 적었다. 작가 신청에 탈락했다. 잘 못써서 그랬던 거 같다.
이번에도 글을 잘 써서 보다는 꾸준하게 자기 이야기를 쌓아둔 영향인 것 같다.
(사실 이번 달에 이제 그만할까?.. 하는 위기.. 였다)


3. 여름! 여름! 여름!

이번 여름은 정말 덥다 더워! 동남아 보다 더운 것 같다. 뉴스에서는 서울 온도가 38도라고 한다. 이렇게 더울 수 있나 싶다. 건물 안에는 종일 에어컨을 틀며 시원하게 보낸다. 밖을 걸을 때가 문제다. 한걸음만 걸어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

초복, 중복, 말복으로 부르는 절기가 있다. 여름철 가장 더운 시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더위가 시작되는 초복, 가장 더운 시기인 중복, 더위가 끝나는 말복이다. 복날마다 더위에 지친 몸을 위한 보양식을 먹곤 한다. 초복에는 치킨, 중복에는 닭칼수를 먹었다. 닭에게 좀 미안해서... 말복에는 복어탕을 먹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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