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록 #2026년2월

봄의 시작

by 마니

1. 평가 그리고 이의신청

2025년 업무 평가 결과가 나왔다. 확인한 등급은 '기대만큼 달성함'이었다. 기대만큼 달성함도 못한 게 아니라는 걸 안다.

현 회사 5년 남짓 시간 동안 평가 등급을 받았을 때 스스로 납득이 되었다. 내가 해낸 결과만큼 받은 것이구나 하고 스스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갈증은 있었다. 어떻게 해야 '기대 이상'이라는 등급을 받을까 말이다.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이번엔 다른 느낌이었다. 단순히 멋진 분석을 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 활용하는 사람이 고민이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 사람이 풀어나갈 문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결정하려고 하는지 더 많이 물었도 내가 풀 문제, 내가 할 결정이라 생각하고 고민하고 책임감을 가졌다. '내 일'처럼 했다. 마음가짐이 바뀌고 같은 일도 다르게 보였다. 그 사람의 일이 잘 되게 돕고 싶었다. 그리고 나 혼자만 일 하는 게 이니라 동료 후배 분석가와 같이 일하고 싶었다. 서투르지만 제안하고 이해하고 수정했다. 내가 변하기도 상대를 변화시키기도 하면서 일을 도왔고 사람들을 모았다. 현 회사 입사 이후 가장 몰입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일했다.

그래서 설명이 필요했다. 왜 '기대만큼 달성'인지 내가 했던 일의 과정과 결과가 '기대 이상'이 아니라면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알고 싶었다. 총 11년 커리어 중에 처음으로 평가 이의신청을 했다. 어떤 게 부족했는지 물었고 한 일 중에 임팩트 있는 일을 제시하며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평가 이의 면담에서 이야기를 들은 조직장은 말했다. "기준을 만들고 조직의 일 하는 흐름을 바꾼 부분은 '기대 이상'의 역량을 보여준 게 맞다'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은 본인 평가 기술서에는 보이지 않았어요. 자기의 일을 셀링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라고 말이다.

셀프 셀링은 자기 자랑이고 낯간지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굳이 할 필요 있어 일만 잘하면 돼'라고 했다. 이번 평가 이의 신청을 하며 느낀 것은 달랐다. 조직장은 볼 게 많고 생각할 게 많다. 그래서 '이렇게 일하고 있고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울 수 있다. 평가 이의 신청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다.

'셀링은 자기 자랑이 아니라 리더를 위한 배려다!'


2. 내향형과 외향형 그 어딘가

내향형 / 외향형은 어떻게 구분될까? MBTI로 보면 I와 E로 나누며 I는 이렇다더라 E는 이렇다 더라는 이야기를 한다.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는 듯하다.

나는 사람은 다 나름의 내향성과 외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를 낯선 사람한테는 쉽게 말을 붙이지 못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다르기도 하다. 내가 익숙한 공간에 있거나 내가 편한 사람들과 함께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는 먼저 말을 걸기도 한다. 수다스럽진 않지만 한마디 말을 걸고 답하며 어색함을 풀려고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폭넓은 관계보다 좁고 깊은 관계를 추구하는 편이다. 이게 내향형인가..??


3. 아빠 간다

얼마 전 인스타에서 글 하나를 봤다.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이야기다. 내용은 이렇다.

해가 지도록 놀이터에서 집에 가려고 하지 않던 날 '아빠 먼저 간다'하고 정말 뒤돌아 걸어갔다고 한다. 잠시뒤 아이는 서럽게 울면서 달려왔다고.

'좋은 방법이네. 고집부릴 때 써야지'라는 반응과 '진짜 가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랐을까'라는 반응들이 있었다고 한다.

글쓴이는 후자의 마음의 마음이었다. 아이를 안아 올리는 순간 미안함과 깨달음이 얻었다고 한다. 아이에게 아빠가 얼마나 큰 존재인지 말이다.

나도 세 살 베기 딸을 키우면서 '안 갈 거야? 그럼 아빠 간다~'하며 현관문을 닫고 나간 적이 있었다. 문 밖에서 세상 서럽게 우는 소리를 듣고 들어갔다. 얼마나 엉엉 울던지 무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마음이 급한 아침 시간에는 습관처럼 내뱉고 만다.. "그럼 아빠 먼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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