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바람을 가르며
내 손가락에 들려 있던 새우깡을 정확히 낚아챈 갈매기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군더더기 없는 동작.
정확하고 절제된 날갯짓.
나의 시간들은 군더더기 투성이 동작들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는데
갈매기의 움직임에는 필요 없는 부분이 없었다.
효율적이었다.
그래서 더 선명하게 보였다.
나의 비효율적인 삶이.
매 순간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말들,
하지 말았어야 할 일들과
그리고 끝내 남아버린
후회와 죄책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다.
군더더기 투성이의 삶을.
갈매기처럼 정확하지는 못하고,
바람의 방향을 읽지 못해 몇 번이나 넘어졌고,
낚아채지 못한 수많은 순간들 대신
간신히 붙잡고 있는 것들로 나를 채웠다.
나의 아이들.
나의 작업들.
나의 날갯짓은 효율적이지는 않아도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의 모든 순간에는 항상 책임이 먼저였다.
그 모든 책임을 껴안은 채
아직 나는 세찬 바람 위를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