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끝나고 갑자기 끄적임
어디선가 주워들은 거 같긴 한데, 출처가 어딘지 모르겠는, 출처가 있는지도 모르겠는 이야기.
프로야구를 보면, 한 팀이 한 시즌에 치르는 경기 중
3분의 1은 '어떤 짓을 해도 이기는 경기'다.
타자들은 잘만 치고 투수들은 잘만 막는다.
수비 시 타구는 항상 야수 정면으로 오고 상대의 수비 실책과 우리의 주루 센스가 겹쳐지면 쉽게 이긴다.
다른 3분의 1은 '별 짓을 해도 지는 경기'다.
타자들은 헛심만 쓰고 투수들은 뻥뻥 맞는다.
타격 시 타구는 항상 야수 정면으로 가고 우리의 수비 실책과 상대의 주루 센스가 겹치면 이길 수가 없다.
나머지 3분의 1은
그 팀의 역량에 따라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경기다.
이 경기들을 다 이기는 팀의 승률은 0.667. 넉넉히 정규시즌을 우승하는 승률이다.
이 경기들을 다 지는 팀의 승률은 0.333. 리그 하위권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경기들을 얼마나 이기느냐에 따라
한 시즌 순위가 결정된다.
이걸 알고 나서는 점수차 크게 이기는 경기에는 눈이 안 가고,
내가 응원하는 팀이 박빙 승부를 어떻게 풀어가는 지를 보게 된다.
꾸역꾸역 이기는 경기가 옛날에는 싫었는데, 지금은 과정이 조금 삐걱거리더라도 어떻게든 이기는 경기가 더 의미 있어 보인다.
매 3연전 시리즈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꾸준히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상대에겐 무서운 일이다.
매 연전을 2승 1패로 마친다면 그 팀 승률도 0.667이 된다.
긴 연승을 하다가 긴 연패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봤다.
연승 기간에는 아드레날린이라도 맞은 듯 작은 부상이나 허점이 보이지 않다가,
긴장이 풀어질 때 갑자기 몸살이 찾아오는 것처럼, 연승이 끝나고 부상과 허점이 동시에 나타나면 연패에 빠질 수도 있다.
지난해 시즌 막바지에 KIA가 9연승을 할 때 '이러다 연패에 빠지면 어쩌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7연패를 하고 주전들이 줄부상 당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도 실패했었다.
올해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 제발.
오늘 김도영의 사이클링히트를 보면서 딱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다치지 마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