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이막은 자신 만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것 -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밥그릇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밥만으로 살 수 있나? 아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마음이란 놈이
있다. 마음도 주고받아야 진짜 살아있는 것이다. 사랑이 시작될 때
-차나 한잔 하실까요?-
깨달음을 구하는 중생들에게 스님들이
-차나 한 잔 드시게-
보이지 않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찻잔도 필요해 보인다.
일단 밥그릇이 있고 그다음이 찻잔이다
먹어야 사는 밥그릇의 세계는
밥 버는 일이어서 동물의 왕국 같은 약육강식의 잔혹한 초원의 세계이다.
큰 밥그릇 작은 밥그릇 서열이 벌어지며
밥그릇의 많고 적음이 우월과 열등 성공과 실패로 구분된다.
금 밥그릇 은 밥그릇 동 밥그릇 흙밥 그릇.. 출생부터 갑 을의 불평등 도
숨겨져 있다.
마음의 길인 찻잔의 세계는
안개 자욱한 안 보이는 세계이다
명상, 꿈, 상상력이라는 헤드라이트를 켜며 가야 겨우 표지판을 만나는 길이다..
비우면 비울수록 버리면 버릴수록 훌륭하며 더 존경을 받는다
그래서 정 반대인 돈 버는 밥그릇과 꿈꾸는 찻잔은 늘 다툰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눈에 보이는 밥그릇의 힘이 너무 강하고 세서 찻잔은 늘 깨진다
.. 술잔은 도피처이다.
찻잔의 길을 따라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찻잔의 길은 밥그릇의 길에서 얻은 모든 것들을
미련 없이 버리는 용기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익숙하게 돈 벌던 밥그릇을 떠나 찻잔을 든다는 것은 낯설고 두려운 일이다. 도피한다
마음을 속이고 도피하기에는 술잔이 딱이다.
술잔 돌리기는 도피한 사람들의 과장된 코스프레다
갑질의 극인 황제 코스프레로 술잔 돌리기를 제안하면
을의 극인 노예 코스프레로 술잔 돌리기에 동참한다.
나라 전체가 먹고사는 일이 다급했던 내 젊은 시절은 밥그릇 중심으로
힘 있는 남자들만이 밥벌이를 독차지했고
퇴근 후 술잔으로,,
일차로도 모자라 이차로 맥주잔 입가심에 삼차.. 까지 하던 시대.
세상이 변했다.
호수 주변이 카페 천국 그것도 대형으로
찻잔의 시대다
어둠 속에 감금되었던 마음들이 환한 햇빛으로 풀려나서
감금한 범인들의 진상을 낱낱이 고해 받치는 금쪽이네 상담소, 이수근과 서장훈이 나오는 물어보살
.... 대 유행이다. 티브이만 켜면 감금되었던 마음이 해방되는 소리다.
자신의 재산과 돈을 유지 증식시키는데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듯이
인생도 찻잔과 밥그릇과 술잔에 대한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안전하게 밥그릇을 열심히 채워야 하는 시기가 있으며
위험하지만 도약을 위해서 용기 있게 찻잔으로 이동해야 할 시기가 있고
머뭇거리고 도피하는 술잔의 혼돈 시기도 있다
인생이막은 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일.
교사라는 안정된 밥그릇에서 불안하지만 꿈이 있는 찻잔으로 이동하면서 겪은
20여 년의 일을 찻잔이야기로 기록하려 한다
성공이냐 실패냐.....
찻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야! 좋다 . 풍광이 기가 막히네.! 대청에서 잠 한숨 자면 세상 근심 다 잊겠네-
-엄마랑 한번 와야겠네. -
들어오자마자 다른 누군가와 행복을 나누고 싶어 하는 맘이 일어나시는 분들.
이분들을 만나면 성공인 것 같고
- 야.. 돈 많이 들었겠다. 한옥 옮기는데 얼마나 들었나요? 매출은? 유지는 되나요?-
비합리적인 영업공간이라고 결론을 내리시는 분.
이 분들을 만나면 제 이막은 실패처럼 보인다
우리가 인생 이막으로 가장 많이 꿈꾸는 찻집을 여유있는 사람의 놀이터가
아닌 직업으로 운영했던 이야기를 진솔하게 기록하여 이제 막 은퇴해서 이막을 살아야 하는 분이나
은퇴전 미리 이막을 준비 중인 분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합니다
찻집이름과 사생활을 드러내는 건 부담이 되어서 찻잔 입장에서 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