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 머문 흙의 시간
고운 결이 천천히 말을 걸어왔다
"흙과 불, 그리고 기다림이 빚어낸 색들이 담양의 결처럼 조용히 머문다."정원도시, 슬로시티, 대나무의 고장.
담양을 떠올리면
언제나 ‘자연과 함께 숨 쉬는 도시’라는
이미지가 먼저 그려진다.
그래서였다.
흙과 불,
그리고 시간이 빚어내는 도자 예술이
담양과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한 건.
제이미 박 도자기 초대전의
사전 보도자료를 처음 접했을 때,
전시 제목보다 먼저 떠오른 것은
‘이건 담양이다’라는 느낌이었다.
흙을 다루는 예술,
자연을 닮은 색,
그리고 그 결과물이 머무를 공간이
다미담예술구라는 점까지.
이미 여러 차례
발걸음을 옮겨본 장소였기에,
이번 전시는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알록달록한 도자들이 흙과 이끼, 나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생활 가까이에 있는 형태와 색감 덕분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고, 시선이 머무는 전시였다."제이미 박은
한국무형문화유산 사기명장으로
이미 여러 지역에서
도자 전시를 이어온 작가다.
그럼에도 내가 이 취재를 선택한 이유는
‘누가 하느냐’보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머무느냐’였다.
2월 7일 오픈식 날,
대나무가 전시장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었다.
도자들은
전시대 위에 놓인 물건이 아니라
담양의 풍경 속 한 장면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대나무 사이로 놓인 그릇과 컵들은
흙으로 만들어졌지만,
분명 자연의 색을 닮고 있었다.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개막식 현장. 도자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흙과 불, 시간이 지나온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작가는 인사말에서
“아름다운 담양에서
전시를 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담양의 색과 마음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도자와 함께 전시된 대나무 연출 역시
담양의 공간과 어우러지기까지
적잖은 시간과 손길이 더해졌다고 했다.
이번 전시가 더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작품 그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품 판매 수익 일부를
지역 다문화가정에 기부한다는 취지.
예술이 감상의 대상에서 멈추지 않고
지역 안에서 다시 순환된다는 점이 좋았다.
"관람객들이 작품 앞에 멈춰 서서 도자의 표면과 색을 천천히 바라보고 있다. 대나무로 연출된 공간은 전시장을 하나의 숲처럼 느끼게 했다."그래서인지 알록달록한 컵과 그릇들은
‘갖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들 만큼
생활 가까이에 있었다.
사진을 찍으며 느꼈다.
이건 기록해야 할 전시라는 것을.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게 되는 순간들이 이어졌다.
빛을 받은 도자의 표면,
대나무의 선과 겹쳐진 곡선,
그리고 색들이 만들어내는 리듬.
작가는 자신의 작품 앞에서
자신감이 분명했다.
왜 담양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는지,
자신의 도자가
어떤 시간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를
차분하지만 확신 있는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 모습에서
‘이 장소를 선택한 이유’가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대나무와 흙, 그리고 작은 도자들이 한 테이블 위에서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 전시는 작품을 진열하기보다 자연의 결 위에 조용히 놓는 방식으로 완성됐다."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이 전시는 단순한 도자 전시가 아니라
담양이라는 도시가 가진 결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을 소비하지 않고,
천천히 바라보고,
사람과 함께 나누는 방식.
아마 그래서 이 전시는
담양에 잘 어울렸고,
나는 이 취재를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고운 결이 머문 자리에서,
흙의 시간은 그렇게 담양에 남아 있었다.
‘담연–고운결이 머물다’ 도자기 전시는
오는 4월 7일까지
다미담예술구 문화전시관에서 이어진다.
고운 결이 머문 전시를 기록하는 글빛지니
여러분은 어떤 전시에서
공간과 작품이 하나로 느껴졌던 순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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