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면이 아니라 마음을 남긴다
존재를 기억하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사람
“나는 풍경이 아니라, 머물렀던 마음을 기록한다.”사람들은 종종 묻곤 한다.
“사진을 좋아하시나요?”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나는 장면을 찍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남기는 사람이라고.
사실 나는 한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사진 속 나의 모습이 어색했고,
남의 시선 속에 내 얼굴이 남는 것이 불편했다.
그건 아마도,
내가 나를 제대로 바라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30대 후반,
내 삶에 큰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이혼이라는 파도 앞에서 무너졌지만,
나는 그 무너짐 위에서
처음으로
‘나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코로나는 내 삶에 멈춤을 허락했고,
나는 달리기만 하던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나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는 풍경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 안의 마음을 기다린다.”그 멈춤의 시간 속에서
나는 기자의 이름을 다시 불러냈고,
그때부터 나는
사진을 피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을 찍고, 풍경을 찍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하나둘 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내게 말했다.
“사진 참 따뜻하게 찍으시네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알았다.
나는 기술을 찍는 것이 아니라,
애정을 찍고 있었다는 것을.
“행복은 연출되지 않고, 스며든다.”
카메라에는 풍경만 담기지 않는다.
그날의 공기, 내가 건넨 마음,
그리고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던 것들’이 함께 찍힌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수많은 사진들을 조용히 보관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그 사진들이 지금은 나에게
엄청난 글감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나는 순간을 남긴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 순간이 나를 남겼다.
모든 행위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
이제 나는 그 문장을 믿는다.
당신은 왜 사진을 찍나요?
혹시 지금 무심코 찍는 그 한 장이,
언젠가 당신을 다시 살아 있게 만들
작은 증거가 될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시간을 기록하는 글빛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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