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내가 될 사람을 따라가는 중이다

큰 꿈과 작은 나 사이에서 흔들릴 때, 글이 나를 붙든다

by 글빛 지니
"나는 오늘도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빛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연습을 한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너무 큰 건 아닐까?

감히 닿을 수 없을 만큼 먼 어딘가에

이상적인 내가 서 있는 것만 같다.


그 모습은 분명히 보인다.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를 믿고,

나답게 서 있는 사람.


그런데 정작 지금의 나는

그렇게 큰 사람의 그릇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너무 이면적이고,

너무 쉽게 흔들리고,

너무 자주 확인받고 싶어 하는

나를 마주하면

문득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내가 초라하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도

나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걸

또 분명히 알고 있다.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만 생각하면서도

무언가를 이루면

그걸 내 능력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이건 하늘이 나에게 주신 기회였어.”
“누군가 도와준 덕분이야.”


조용히 그렇게 말하고는 한다.


겸손과는 조금 다른 감정이다.

내가 나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커서

스스로를 인정하는 일에

아직 서툴러서일까.


어쩌면 오래전부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방식으로

나를 지켜온 습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이 들면서 알게 된 건,

이 마음을

조금은 바꿔야 한다는 사실이다.


기회가 와도

그걸 붙잡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 사실을 이제는

조금은 인정해주고 싶다.


나는 가진 게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갖지 않은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나는 내가 가진 것들로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묵묵히 만들어 왔고,

작은 것들을 사랑하는 법을 알고,

소소한 성취의 의미를

그 누구보다

크게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니 마음의 기복은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만의

흔들림인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세상과 나 사이의 거리가 부드럽게 좁아진다."

결국 나를 세운 건,

글쓰기였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글이 나를 붙든다.


내 안에서 뒤섞이던 감정들을

한 문장씩 꺼내다 보면

흩어지던 마음이

다시 한 곳에 모이고,

나를 의심하던 생각이 조금씩 풀리고,

내가 살아온 길이

조용히 빛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글을 쓰면

나는 나를 다시 믿게 된다.


글을 쓰면

나는 다시 나를 설득해 낸다.


글을 쓰면

하루하루를 버티는 힘이 아니라

살아내는 힘이 생긴다.


그래서 요즘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고,

생각하기 위해 또 살아보는 것 같다.


큰 나와 작은 나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든 순간,

글이 나를 다시 바로 세운다.


그리고 나는

또 하루를 살아낼 용기를 얻는다.


아직은

내가 될 사람을 따라가는 중이지만,

그 길 위에 서 있는

지금의 나 역시 충분히 괜찮다는 걸

오늘은 온전히 믿어보고 싶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쓰는 글빛지니

여러분은 스스로를

다시 믿게 해주는 순간이 있나요?


그 마음을 함께 나누어주시면,

오늘의 저도 더 단단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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