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산 천문대

우주의 경계는 없다.

by 단짠

26. 1. 4.

지금도 우주는 커지고 있다.

우주가 지금도 커지고 있다면, 개념적으로 외연의 경계가 있다는 말일 테다.

그렇다면 우주 밖은 무엇일까.

즉 우주와 경계를 공유하는 무언가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이 들고 이내 심하게 답답해졌다.

인간은 결국 이해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내가 우주라는 개념의 총체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어찌 되었든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의문은 있다.)


26. 1. 5.

양평으로 가족 여행을 왔다.

선호와 소망이와 함께 했던 여행은 주로 호텔에 투숙하며 유명한 관광지에 가거나 해외로 여행을 가는 형태였는데, 이번에는 소망이의 아이디어에 따라 천문대에서 별을 보고 근처를 여행하기로 했다.

안양에서 가까운 천문대를 검색해 보니 양평에 소재한 중미산 천문대가 있었다.

중미산 천문대 예약을 하고, 근처 숙소를 찾아서 2박 예약을 했다.

하루는 주주송펜션, 하루는 이웃스테이.


오늘 투숙한 곳은 주주송펜션이다.

우리 세 식구가 펜션에서 함께 투숙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툴지만 바베큐를 해서 먹어보았다.

생각보다 맛이 훨씬 좋았다.

연말이 지나고 새해가 시작되어서 그런지 휴가임에도 업무 전화, 메일이 꽤나 많이 와서 방해가 되기도 하였지만, 그보다는 여행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더 문제였다.

(무브랩스 TV 거치대는 왜 사서 여행에 집중도 못하고 고생을 하는지 참…)


식사를 하고, 고양이에게 떨어진 소시지 음식도 조금 나누어 주고, 거실에서 몸을 녹이며 TV를 보다가 천문대로 향했다.

숙소와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좋았다.

날씨가 꽤나 추웠지만 구름 한 점 없는 날이라서 별을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30분간 설명을 듣고, 1시간가량 천체망원경을 통해 별을 봤다.

설명을 들으며 육안으로 별자리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망원경을 통해 올빼미 성단을 보고 달을 보았을 때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가는 듯했다.

백미는 목성이었다.

다소 희미하지만 생각보다 엄청나게 밝은 동그란, 그 중간에는 두 개의 줄이 보이는 행성-목성-을 보았을 때의 감각은 꽤나 오래갈 것 같다.


어젯밤 잠이 들기 전, 우주의 밖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고는 이내 우울해졌다.

오늘은 육안으로, 망원경을 통해 별을, 목성을 보자 이내 즐거워졌다.

왜 사람들이 개개인의 실생활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예를 들면, 직접적으로 돈을 벌게 해 준다거나- 별자리를 연구했는지 이해가 갔다.


관념보다 경험이 사람을 건강하게 하는 때가 있다.

특히 자연과 접하는 때에 그렇다.


어제 커피를 많이 마시고 잔 탓에 새벽에 일어나 일기를 쓰고 벤야민이 쓴 소설을 읽는 기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