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ONPRINCE의 '去-리테일' 전략
우리는 곧 상하이 화이하이중루에서, 아마도 이번 여정 중 가장 초현실적이고 기묘한 리테일 공간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바로 중국 Z세대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국조(国潮, 궈차오)' 패션 브랜드, 'MASONPRINCE(메이슨프린스)'의 플래그십 스토어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먼저 이해해야 할 개념이 바로 '국조(国潮)'입니다. 이는 '애국주의(国)'와 '트렌드(潮)'가 결합된 신조어로, 중국 Z세대의 강력한 문화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국(중국)의 문화 요소를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브랜드를 소비하는 열풍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경제 고성장기에 태어나 서구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대신, 자국의 디자인과 가치를 담은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세대입니다.
MASONPRINCE는 바로 이 '국조'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브랜드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옷 가게'가 아닙니다. 2014년 선전에서 온라인 브랜드로 시작한 MASONPRINCE가 상하이의 가장 상징적인 거리인 화이하이중루(淮海中路)에 입성하며,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이 Z세대를 위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그야말로 '사건'과 같은 장소입니다.
이들은 Z세대의 핵심 가치인 '경험 소비' , '문화적 자부심', '소셜 공유'를 정확히 꿰뚫고, '무계급 패션 집단(Classless Fashion Community)'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공간으로 증명해냈습니다.
전략 1. '후실(Backrooms)' 미학: 온라인 밈(Meme)을 상업 공간으로
이 매장의 가장 충격적인 성공 요인은 바로 공간 컨셉 그 자체입니다. MASONPRINCE는 인터넷 하위문화(Subculture)인 '후실(The Backrooms)'과 '역한 공간(Liminal Space)' 미학을 상업 공간의 핵심 디자인으로 가져왔습니다.
'후실(The Backrooms)'이란? 인터넷 도시 괴담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텅 빈 사무실, 누런 벽지, 축축한 카펫, 윙윙거리는 형광등으로 묘사됩니다. 이는 '불안하고 기묘한 향수'를 자극하는, Z세대에게 매우 친숙한 온라인 밈(Meme)입니다.
MASONPRINCE의 재해석: 이들은 이 기묘하고 불안한 감성을 '새롭고 탐험하고 싶은' 매력적인 경험으로 재창조했습니다. 1층은 타일로 마감된 '욕실'과 '수영장 분수'가 결합된 기묘한 공간으로, 2층은 복고풍과 미래가 혼합된 '초현실적 사무실'로 꾸며졌습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공간은 방문객에게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전략 2. '불타는 집': 공간을 '스토리'이자 '소셜 화폐'로 만들다
MASONPRINCE는 매장 전체를 한 편의 '공간 서사(Spatial Narrative)'로 설계했습니다.
외관 (불타는 집, 着火的房子): 이 매장이 소셜 미디어에서 즉각적으로 화제가 된 이유입니다. 건물 2, 3층의 통유리 안쪽은 마치 '집이 활활 불타고 있는' 듯한 강렬한 시각 효과로 연출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쇼윈도 디스플레이를 완전히 뒤집은 이 충격적인 이미지는, 그 자체로 완벽한 '인증샷' 배경이자 '소셜 화폐(Social Currency)'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불타는 집'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고, 자발적으로 SNS에 공유하며 브랜드를 확산시켰습니다.
내부 (시각적 미끼): 내부에는 VR 헤드셋을 쓴 채 게임을 하는 'MP 플레이어' 밀랍 인형 , 게임에 몰두한 '전설의 게이머' 밀랍 인형,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것 같은 '엘리베이터 홀' 모양의 피팅룸 등, 모든 공간이 '시각적 미끼'이자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략 3. '去-리테일화 (De-retailing)': 팔지 않음으로써 더 잘 파는 기술
이곳은 '옷을 팔기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MASONPRINCE는 "쇼핑이 아니라 전시를 보는 것 같다"는 경험을 의도적으로 설계했습니다.
'상품'에서 '장면'으로: 전통적인 매장이 '상품 진열'에 집중했다면, 이곳은 '장면 연출'에 집중합니다. 옷은 이 초현실적인 장면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판매를 위한 상품이 아닌 '체험의 소품'처럼 보입니다. 이는 공간의 상업적 속성을 약화시키고 문화적, 사교적 속성을 강화합니다.
'판매'가 아닌 '체류'와 '공유': 이 '去-리테일화' 전략은 고객의 심리적 장벽을 낮춥니다. 고객은 탐험하고, 놀고, 사진을 찍으며 매장에 더 오래 머무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경험은 자연스럽게 '소셜 미디어 공유(UGC)'로 이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브랜드와 깊은 감정적 유대를 맺게 되고, 구매는 이 특별한 경험을 '기념'하는 행위가 됩니다.
결론: 현장에서 우리가 볼 것
MASONPRINCE는 Z세대의 소비 코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경험이 곧 제품'이고, '공간이 곧 미디어'이며, '소셜 공유가 곧 마케팅'임을 증명했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볼 것은 '패션 매장'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떻게 온라인 하위문화가 오프라인 공간의 핵심 컨셉이 되는가', '어떻게 공간 자체가 압도적인 '소셜 화폐'가 되는가', 그리고 '어떻게 '팔지 않는' 전략이 오히려 더 강력한 판매 동력이 되는가'에 대한 가장 급진적이고 성공적인 사례를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