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라오의 지능형 고객 관리

로봇이 차린 식탁에 온기를 더하는 데이터의 힘

by 윤승진 대표

안녕하세요 풀무원푸드앤컬처 임직원 여러분! 이전 글에서 우리는 약 180억 원의 투자가 만들어낸 하이디라오 스마트매장의 놀라운 주방 풍경을 살펴보았습니다. 사람의 실수를 차단하고 효율을 극대화한 로봇 주방이 하이디라오의 단단한 뼈대라면, 오늘 다룰 두 번째 이야기는 그 뼈대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는 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관한 것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사전 강연에서 제가 강조해 드렸던 사적 트래픽이라는 개념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기업이 직접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고객 접점인 이 사적 트래픽이 하이디라오라는 거대 기업 안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 궁금하셨을 텐데요. 하이디라오 혁신의 진짜 무서움은 주방 너머, 전 세계 1억 명이 넘는 회원들의 마음을 읽는 정교한 관리 기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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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말 기준, 하이디라오의 연간 서비스 인원은 약 1억 4천만 명에 달하며 온라인 등록 회원 수 역시 이미 1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전체 매출의 80퍼센트 이상이 바로 이 회원들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하이디라오가 단순히 새로운 손님을 찾는 데 급급하기보다, 한 번 온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드는 '재방문 관리'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150개의 이름표로 완성하는 디지털 초상화

하이디라오는 이 1억 명의 고객에게 똑같은 광고를 보내지 않습니다. 이들은 위챗 미니앱과 전용 앱, 그리고 매장의 주문 패드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여 고객 한 명 한 명의 디지털 초상화를 그립니다. 시스템은 고객을 150가지 이상의 세밀한 이름표로 분류합니다.

여기에는 단순히 매운맛의 정도나 즐겨 찾는 소스 조합뿐만 아니라, 채식 여부나 알레르기 정보 같은 아주 개인적인 식성까지 포함됩니다. 심지어 고객이 단체 채팅방에서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는지, 혹은 정보를 눈으로만 보는지에 따라 소통 방식까지 다르게 설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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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사적 영역 마케팅의 정수

하이디라오의 핵심 경쟁력은 이렇게 정의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사적인 공간으로 직접 다가가는 마케팅에 있습니다. 이들은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광고를 보내는 방식을 거부하고, 고객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화를 건넵니다. 예를 들어, 가격에 민감한 대학생 고객에게는 수업이 끝난 시간대의 할인 혜택을 강조하며 친구들과의 모임을 제안합니다. 생일을 앞둔 고객에게는 일주일 전부터 전용 쿠폰과 함께 매장 내 생일 장식 서비스를 제안하며 특별한 하루를 약속하죠.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한동안 매장을 찾지 않은 단골 고객을 대하는 방식입니다. 시스템이 이를 이탈 위기로 감지하면, 차가운 광고 대신 "오랜만이라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안부와 함께 그 고객이 평소 가장 좋아했던 메뉴의 무료 쿠폰을 보내 다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듭니다. 데이터가 차가운 수치를 넘어 고객의 마음을 두드리는 따뜻한 배려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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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우라우와 만나폰: 기술이 선사하는 매끄러운 경험

이러한 데이터 혁신을 가장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하이디라오의 인공지능 비서인 소라우라우입니다.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 비서는 고객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복잡한 예약이나 결제 문의를 해결해 주며, 고객의 조작 시간을 약 30퍼센트나 줄여줍니다.

이번 연수 현장에서 여러분께 나눠드린 만나폰을 꺼내 이 혁신을 직접 체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만나통신사가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여정, 현지인 명의로 개통된 이 휴대폰으로 위챗 미니앱을 켜고, 화면 가운데 있는 인공지능 버튼을 눌러보십시오. 그리고 음성으로 직접 이렇게 말해보는 것입니다. "왕징역에서 가장 가까운 하이디라오 매장을 예약하고 싶어."

맺음말: 현장에서 찾아야 할 우리만의 해답

하이디라오의 사례는 기술이 결코 '사람의 온기'를 뺏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기술이 번거로운 일을 대신해주기에 사람은 고객의 표정을 한 번 더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됩니다. 물론 이 리포트에 담긴 내용은 하이디라오가 실천하고 있는 수많은 전략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 글에서 다 보여드리지 못한 정교한 데이터 활용의 디테일들은 마지막에 나눠드린 워크북의 질문들을 통해 현장에서 하나씩 파헤쳐 보려 합니다.

"우리 풀무원의 고객들에게는 어떤 이름표를 붙여줄 수 있을까?", "인공지능 비서가 우리 급식 현장의 대기 시간을 어떻게 줄여줄 수 있을까?" 같은 실무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은 이 글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할 현장 여정과 여러분의 워크북 속에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데이터의 바다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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