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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승진 대표 May 11. 2020

디지털 전환 선도한 중국의 차茶 브랜드, HEYTEA

<대륙의 뜨는 비즈니스 ④ 희차, 헤이티>

코로나19는 어떻게 중국 외식 브랜드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시켰을까?


출처: 바이뚜 'HEYTEA' 이미지

코로나19는 중국 외식업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고객들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불가능하게 되니, 기업들은 온라인 서비스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게 되었죠. 사실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기 전까지는 왜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분들 스스로 중요성을 깨닫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를 꾀하는 모습입니다.


사실 중국 외식 업계의 디지털화는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위챗(Wechat•微信)이 만든 생태계 내에서 하나 둘 시작되고 있었죠. 코로나 사태는 이러한 디지털화에 부스터를 달아준 셈입니다. 그중에서도 다른 외식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어로는 희차 [xǐchá]라고 불리는 헤이티(HEYTEA)인데요. 중국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 차음료 브랜드로서 디지털 전환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해볼 만합니다.  



중국 차음료 시장에 혁명을 일으킨 헤이티


헤이티는 2012년 중국 광둥성 3선 도시의 작은 골목에서 시작해 중국 전역으로 차음료 열풍을 확산시켰습니다. 5평짜리 매장으로 시작한 이 기업은 2019년 기준 기업 가치 1조 5천억 원을 인정받고, 매장에서 판매되는 음료는 일평균 2천~3천 잔으로 월 매출이 1억 위안(약 162억 원)을 초과했다고 합니다.


출처: 바이뚜 'HEYTEA' 이미지

특히 차(茶) 위에 크림치즈가 올라간 헤이티의 대표 메뉴는 중국 젊은이들의 취향을 저격했는데요,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마실 수 있는 인스타 매장에서 어느새 중국을 대표하는 가장 힙한 브랜드로 성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92년생의 녜윈천(聂云宸)이 설립한 젊은 브랜드인 만큼, 모바일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에서도 남다른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헤이티는 독자적인 브랜딩 철학부터 상품 개발 등 배울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은데, 오늘은 디지털 전략에 집중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시작, 희차고(Heytea Go) 시스템 도입


헤이티는 위챗 내의 미니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미니 프로그램은 이용자가 따로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평소에 애용하는 위챗 안에서 바로 접속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죠. 위챗에서 주변 미니 프로그램 찾기를 클릭하면, 현재 본인이 위치한 곳과 가까운 곳에 있는 미니 프로그램이 보이고, 모바일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형식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런 미니 프로그램의 생태계가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외식뿐 아니라 미용실, 쇼핑몰, 공유 서비스 등 로컬 지역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희차고는 매장에서 QR스캔을 통해 이용하거나, 위챗 내에서 주변 미니프로그램을 탐색 후 구동시키는 두가지 방법이있다.

헤이티의 미니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메인 화면에 테이크 아웃과 배달 버튼이 보입니다. 사실 헤이티는 초기에는 배달 과정에서 차의 맛이 변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배달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이전엔 고객들이 1시간가량을 매장 앞에서 기다려서 주문을 해야 했습니다. 줄 세우는 차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죠. 하지만 2018년 미니 프로그램 ‘희차고(Heytea Go)’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간을 지정한 예약 주문과 배달이 가능해집니다. 헤이티로서는 손님을 줄 세워서 얻는 입소문 효과를 포기한 과감한 결정이었죠.


이에 따라 고객은 줄을 서서 주문할 필요 없이, 모바일을 통해 미리 음료를 주문하고 알람이 오면 매장에서 찾아가기만 하면 되는 구조로 변경되었습니다. 더불어 음료를 주문하기 전에는 현재 주문 건수와 대기 시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편의성은 확연히 증대되었죠. 하지만 그렇다고 헤이티의 인기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출처: HEYTEA GO 화면 캡쳐


그들은 이 결정으로 인해 더 큰 가치를 얻었습니다.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메뉴 카테고리에서 음료를 선택해 주문해볼까요? 당도부터 온도, 토핑까지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 7가지가 넘습니다.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주문할 때도 여러 선택지는 있었지만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게 되니 고객에게 더 세세한 맞춤형 음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주문 후에는 수령 가능 시간이 정확히 표시됩니다. 여전히 인기가 많은 탓에 미리 주문을 해도, 음료를 받기 위해 기다려야 하지만 주문을 하는 줄이 없어졌고, 이에 따라 고객의 편의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탈 고객 수를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가 고객 만족도와 기업의 수익을 동시에 올려준 것이죠.


경험치 쌓으면 희차 행성에 올라갈 수 있다!
헤이티의 Fun한 회원관리 시스템


출처: HEYTEA GO 화면 캡쳐


희차고 내의 모바일 회원 관리 시스템 또한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저는 LV3의 황금 회원인데요, 등급에 따라 할인 쿠폰을 주며 각 등급마다 주어지는 ‘미션’이 있습니다. 저는 매일 희차고를 클릭 해 발도장을 찍고, 주 3번 이상 음료를 주문하고, 매주 한번 FOOD LAB(희차의 신상제품 배송 서비스)에서 소비를 하면 희차 행성으로 승급할 수 있습니다. 희차고 안에서 많이 활동할수록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회원 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이죠. 브랜드의 주요 타겟인 빠링허우(80년 생)와 지우링허우(90년 생) 세대를 겨냥해 미션을 게임처럼 표현한 방식이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쌓은 경험치는 굿즈 상품으로 바꾸거나 할인권, 추가 메뉴 선택으로도 바꿀 수 있습니다.


또 주기적으로 알림을 통해 쿠폰을 보내주면서, 미션을 알려주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 또한 희차 만의 고객 관리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 당시에도 희차는 희차고를 통해 프로모션이나 선행 프로모션들을 고객에게 알렸고, 이를 통해 다른 외식업체에 비해 큰 타격 없이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었습니다.


미니 프로그램 안에는 굿즈를 파는 ‘희차 백화점’도 마련돼 있습니다. 머그컵은 물론이고 필통, 양말, 문구류, 배지 등 다양한 굿즈를 한정판으로 판매하고 있는데요, 한정판을 득템하기 위해 고객은 수시로 희차고를 방문해 확인하고, 기다립니다. 또한 타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특별한 굿즈를 출시하기도 합니다. 나이키와 협력해 한정 음료와 운동화를 출시하기도 했고, 화장품 브랜드 크리니크와 함께 브러쉬와 블러셔, 희차 할인쿠폰으로 구성된 세트를 출시해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젊은 층이 열광하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젊고 힙한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죠. 또 팔릴만한 굿즈를 기획해 이를 통해 큰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출처: HEYTEA GO 화면 캡쳐


이처럼 희차고는 매장을 가지고 있는 외식 브랜드가 어떻게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야 하는지에 대한 정석을 보여줍니다. 사실 과거에는 온라인으로 고객과 접촉하기 위해서는 자체 사이트나 어플을 개발해야 하는 등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위챗이 제공하는 미니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최대치로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나 네이버가 곧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고객과의 연결은 모든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그 접점들을 최대한 확장시켜야 더 많은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접점의 확장은 디지털화를 통해 이뤄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모바일 간편 결제가 대중화된다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는 더 빨리 허물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이 분야에서 한국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죠. 디지털 전환은 분명히 다가오고 있는 현재이자 미래입니다. 때문에 지금은 이를 대비한 여러 전략들을 구축해 놓아야 할 타이밍일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지 말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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