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승진 대표 May 18. 2020

유튜브 시대 지나 이제는 숏폼 전성시대

<대륙의 뜨는 비즈니스 ⑤>

바야흐로 동영상 시대,
숏폼 콘텐츠 전쟁이 시작됐다!


검색도 유튜브로 하는 요즘, 바야흐로 동영상의 시대입니다. 최근에는 영상 중에서도 숏폼(Short form) 콘텐츠, 짧은 영상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숏폼 콘텐츠들은 1분 이내 초 단위 혹은 10분 안팎의 길이로 제작돼 언제 어디서나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들입니다. 국내에서도 ‘틱톡(Tik Tok)’이 큰 성공을 거두자 네이버, 카카오 등이 잇따라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모먼트 화면 캡처 (https://campaign.naver.com/blogmoment/main/)


네이버에서는 블로그용 숏폼 동영상 편집기 '모먼트'를 출시했습니다. ‘모먼트’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10분 내 분량의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편집 도구 프로그램입니다. 목차를 만들 수도 있고, 상품 정보 추가 기능 등 편집 기술이 없는 사용자들도 쉽고 간편하게 동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카카오 또한 카카오톡 화면의 3번째에 위치한 #탭을 숏폼 콘텐츠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합니다. ‘톡 tv’라는 이름으로 런칭될 예정으로, 20분 내외의 모바일 드라마 및 예능, 실시간 방송 등 숏폼 콘텐츠들을 공개한다고 하네요.  


중국에서는 위챗이 새로운
트래픽 풀(Traffic Pool)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요? 최근 중국 IT 업계 관련 기사에서는 “위챗이 새로운 트래픽 풀(Traffic pool, 流量池)을 만들었다”는 말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트래픽 풀(Traffic Pool)’은 중국어로 ‘流量池’라고 하는 단어를 영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중국 IT 업계에서는 트래픽이 많이 나오는 사이트나 앱을 ‘트래픽이 모이는 호수’와 같다고 표현해 ‘流量池’라고 부르는데요. 중국 내에서 트래픽 풀이라고 불리는 플랫폼은 ‘위챗’을 포함해 중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 1위 뉴스앱 ‘터우탸오’, 중국판 페이스북 ‘웨이보’, 요즘 막 뜨는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bilibili)’, 숏 비디오 플랫폼 ‘더우인(抖音/틱톡)’ 등이 있습니다. 수많은 트래픽이 모인다는 점과 함께 이들이 가지고 있는 또 한 가지 특징은 해당 플랫폼에 참여하는 유저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위챗에서는 웨이샹(위챗 내에서 활동하는 상인)이 위챗의 모멘트 기능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제품을 판매합니다. 타오바오에서도 수많은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생겨났고, 웨이보나 더우인(틱톡)에서도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는 왕홍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하나의 사이트나 앱이 트래픽 풀로 거듭났다는 것은 규모 측면에서도 어마어마한 플랫폼이 되었다는 것이고, 동시에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새롭게 생성시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위챗이 만들어낸 새로운 트래픽 풀, ‘스핀하오(视频号)’
출처: 바이뚜(BAIDU) - '流量池' 이미지 검색 결과 중


이미 지금도 거대한 트래픽 풀이라고 할 수 있는 위챗, 이 위챗이 새로운 트래픽 풀을 만들어냈습니다. 위챗 내에는 이미 수많은 트래픽이 생성되는 채널이 세 가지나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메신저, 두 번째는 모멘트, 마지막은 위챗 공식 계정인데요. 메신저는 여러분들이 모두 아시는 카카오톡의 메신저 기능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모멘트는 중국어로는 ‘펑요우취안(朋友圈)’이라고 부르며, 인스타와 같은 기능을 합니다. 사진을 공유하는 SNS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식 계정은 일종의 구독형 뉴스 플랫폼입니다.

( * 공식 계정은 한국이나 미국에는 아직 없는 모델인데요, 이 기능은 나중에 다른 시리즈에서 추가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런 위챗이 새로운 트래픽 풀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즉 이 세 가지에 추가해 하나의 또 다른 채널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스핀하오(视频号)’ 라는 숏폼 동영상 카테고리가 추가된 것인데요. 해당 채널 안에서 사용자들은 최대 1분의 짧은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친구가 아니면 좋아요나 댓글을 볼 수 없던 폐쇄적인 모멘트 기능과는 달리 친구가 아니더라도 댓글을 볼 수 있는 부분적 개방 형태로 서비스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숏폼 시장의 1인자 '틱톡'에 맞설 라이벌의 등장!?

물론 위챗이 스핀하오 서비스를 론칭하게 된 배경에는 틱톡이 장악하고 있는 숏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 크겠죠. 실제로 중국의 주요 IT 업계 관계자들 또한 틱톡의 추격이 기존 이미지 및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이었던 위챗이 영상 서비스를 출시한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다양한 챌린지 열풍으로 잘 나가는 틱톡, 중국에서도 사람들이 이에 푹 빠져 위챗의 모멘트나 공식 계정에 접속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는데요. 특히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사용자들이 영상을 더 즐기기 시작하면서, 위챗 또한 해당 타깃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을 겁니다. 


이에 올해 1월, 위챗은 스핀하오 출시를 예고한 후 베타 테스트를 거쳐 지난 3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텐센트의 부총재이자 ‘위챗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장샤오룽은 영상 서비스를 더 일찍 출시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는데요. 자존심이 강하고 중국 최고의 서비스 기획자로 불리는 장샤오룽이 이 정도로 말했다는 것은 현재 스핀하오 서비스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출처: 위챗 > 검색 > 채널 (스핀하오) 화면 캡처


새롭게 업데이트된 위챗에 접속하면 ‘검색’ 탭의 두 번째 메뉴가 ‘채널’이라고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이게 바로 스핀하오입니다. UI는 인스타와 매우 흡사한데 그 안의 모든 콘텐츠는 짧은 영상입니다. 사실 기능만 봐서는 특별히 다를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11억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중국의 최대 소셜 플랫폼 위챗이 이 서비스를 출시했고, 내부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엄청나게 밀고 있다는 것이죠. 이미 중국의 주요 언론사나 뉴미디어사, 더불어 프라다와 루이뷔통 같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계정을 만들고 영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형 플랫폼이 내놓은 서비스가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한 틱톡이나 콰이 등 이미 숏비디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경쟁사들이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쉽지 않겠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압도적으로 많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으며, 마케팅 플랫폼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는 만큼 위챗이 틱톡의 독주를 견제할 라이벌의 자격을 갖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위챗이 하면 대세가 된다고 하는데, 이는 현재 숏비디오 플랫폼이 무엇보다 대세라는 뜻이겠죠. 중국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스핀하오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우리도 스핀하오는 물론 중국의 틱톡인 더우인을 주시하면서 남들보다 먼저 빠르게 어떤 시장이 새롭게 열릴 수 있을 것인지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디지털 전환 선도한 중국의 차茶 브랜드, HEYTEA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