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승진 대표 May 25. 2020

카카오의 미래는 오프라인의 연결에 있다 탈중앙화 생태계

<대륙의 뜨는 비즈니스 ⑥>

카카오의 미래는 오프라인의 연결에 있다, 위챗이 그랬던 것처럼
출처: 네이버 '카카오' 검색 결과 화면 캡처


최근 카카오의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무섭게 질주 중입니다. 이 시점에 중국의 텐센트, 그들이 서비스하는 '위챗'을 보면 '카카오'의 주가가 과연 어디까지 갈지, '카카오톡'을 통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텐센트의 위챗과 마찬가지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카카오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시점, 위챗이 바꾼 중국의 일상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카오가 바꿀 우리의 미래, 이번 칼럼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QQ 뉴스 https://new.qq.com/omn/20180115/20180115A0KIAA.html

사실 타이틀에 작성한 ‘카카오의 미래는 오프라인의 연결에 있다’ 이 말은 중국의 스티븐 잡스라고 불리는 위챗 개발자 장샤오룽이 한 말을 인용한 것입니다. 2018년 초 장샤오룽은 ‘위챗의 미래는 오프라인의 연결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카카오처럼 위챗 또한 철저하게 온라인에 기반을 둔 플랫폼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2년 후 지금, 위챗의 오프라인 영역에서의 위상은 그 전과 크게 달라졌죠.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중국에서는 거지도 QR코드로 동냥을 할 만큼 모바일 결제가 상당히 대중화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오프라인에서의 결제 수단이 모바일 페이로 변화하는 중심에는 위챗이 만든 결제 시스템 ‘위챗페이’가 있었고, 그 접점에서 위챗의 미니앱 프로그램이 더욱 다양한 연결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위챗 미니앱이 변화시킨 생태계의 흐름, 함께 알아보실까요? 


소자본 기업 및 오프라인 기업 중심으로 급부상한 ‘미니앱’ 
출처: 샤오청쉬 관련 기사 https://www.kejipro.cn/newsview/20190311_294.html

위챗의 미니앱(mini app)은 중국어로 ‘샤오청쉬(小程序)’라고 합니다. 청쉬(程序)가 프로그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말 그대로 ‘작은 프로그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죠. 미니앱은 2017년 1월에 장샤오룽이 주도해 정식 출시된 서비스입니다. 사실 위챗은 현재 카카오톡의 플러스친구나 카카오 채널과 비슷한 기업용 서비스인 ‘위챗공중계정(微信公众号)’ 서비스를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공중계정의 진화된 버전이 바로 미니앱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업의 정보나 이벤트를 공유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별도의 기업 어플에 들어가야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미니앱을 통해 실현시켰다고 볼 수 있죠.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새로운 앱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등 부정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쓸데없이 저장공간을 차지하기도 하고, 자주 쓰는 앱이 아니면 로그인을 하는 것조차 번거롭죠. 소비자뿐만 아니라 개발자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앱을 개발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개발하기까지의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즈니스 모델 검증, 오류 수정, 앱을 홍보해야 하는 마케팅 등 모든 것에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기업이 아닌 자영업자일 경우 앱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봐야 합니다. 위챗이 미니앱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점이 딱 이것이었습니다. 고객에게는 평소에 많이 사용하는 위챗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오프라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은 비용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해 준 것입니다. 

출처: 샤오청쉬 관련 기사 https://www.kejipro.cn/newsview/20190311_294.html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미니앱, 장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접근성이 좋습니다. 위챗 안에서 구동되니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회원가입이나 로그인도 따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쉽고 빠른 개발과 부담 없는 비용입니다. 정식 앱에 비해 개발 기간도 짧고, 운영체제의 구애도 받지 않기 때문에 개발 비용도 적게 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챗의 소셜 네트워크를 최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우리나라로 따지면 어떤 서비스를 해도 카카오가 하면 파급 효과가 상당하죠? 카카오페이나 카카오 뱅크 등 모바일 금융 서비스도 카카오가 하니 K-뱅크 같은 타 기업보다 빠르게 확산됐고, 이미 확보돼있는 유저 풀을 활용하니 훨씬 강력하죠. 


때문에 이러한 미니앱이 기존의 앱 생태계를 잇는 다음 단계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정식 앱을 개발하기 힘들었던 소기업이나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말이죠.  


꾸준히 성장하는 위챗 미니앱,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 


최근 위챗 미니앱 실 사용자 계정은 4억 개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195% 급증한 수치로, 코로나 19 영향으로 더욱 성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또한 기사에 따르면 위챗을 통해 직접적으로 창출된 일자리는 총 2601만 개, 이 중에서도 536만 개가 미니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다고 합니다. 

미니앱은 말 그대로 작은 앱의 개념이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라이프스타일, 교통, 외식,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오프라인의 연결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챗 샤오청쉬 구동 과정

일단 어떻게 실행되는지를 먼저 살펴볼까요? 위챗 채팅 영역에서 밑으로 드래그를 하면 미니 프로그램 검색 화면이 나오게 됩니다. 이 화면에는 최근에 사용된 미니 프로그램과 즐겨찾기를 해둔 ‘내 미니프로그램’도 함께 보여요. 


‘더보기’를 클릭하면 이렇게 주변에 있는 미니 프로그램, 인기 있는 미니 프로그램, 미니 프로그램을 통해 결제한 주문 영역도 나타납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변 미니 프로그램은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근접한 곳에 위치한 미니앱 사용 매장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 하나를 클릭해보면 고객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들도 다양하게 볼 수 있어요. KFC나 맥도널드 같은 외식 매장뿐 아니라 마트, 미용실, 편의점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들을 볼 수 있으며, 공유 자전거 혹은 공유 충전기와 같은 서비스 등 업종 · 영역을 가리지 않고 많은 미니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미니앱을 바탕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연결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내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그 일대가 모두 디지털을 통해 연결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미니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볼까요? 씽커뚜어라는 미용실 브랜드를 클릭해 보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저와 가까운 곳에 있는 매장이 보이게 되고, 제공하는 서비스가 보이죠. 가격과 미용사, 시간까지 선택하고 결제하면 끝! 예약한 시간에 가서 서비스를 받으면 됩니다. 실제로 미용실에 가보면 결제하는 카운터 자체가 없어요. 모든 이용자들이 이렇게 모바일을 통해 결제를 하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현재 ‘카카오헤어샵’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여기서 핵심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보다는 해당 서비스에 고객이 어떻게 접근하게끔 설계되었는가, 그리고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내 주변의 헤어샵과 예약, 결제까지 이 모든 프로세스가 단 몇 초 만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죠. 

출처: 위챗 샤오청쉬(미니프로그램) 내 씽커뚜어 검색 후 화면 캡처

예를 들어본 헤어숍뿐 아니라 다양한 오프라인의 매장들이 특정 업종을 한정하지 않고 입점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니앱을 주축으로 생태계가 마련되고, 이에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오프라인에서 즐기는 서비스를 디지털 연결로 간편하게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출처: 공유 자전거 관련 기사 https://www.51camel.com/brand/actiondes/1148201

이번에는 공유 자전거 미니앱을 클릭해볼게요. 제 주변에 있는 자전거가 표시되면, 해당 자전거를 찾아 스캔하기 기능으로 접속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헤어샵이 온라인에서 연결된 서비스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용한 것이라면, 이는 온라인에서 연결된 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이용하게 되는 것이죠.  


출처: 위챗 샤오청쉬(미니프로그램) 내 마트 검색 후 화면 캡처

또 마트 미니앱을 한번 실행해 보겠습니다. 제 주변에 있는 마트가 자동으로 연결되고, 마트에 있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하면 배달까지 완료! 마트 회원이기 때문에 혜택도 챙길 수 있습니다. 


위챗 미니앱이 만드는 탈중앙화 시대 

지금까지 미니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봤는데요. 개인적으로 위챗의 미니앱, 미니 프로그램은 탈중앙화 된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자상거래의 발전을 예로 들면 첫 번째 단계에서는 옥션이나 지마켓 같은 중앙 집권적 오픈마켓이 대세였죠. 그러다가 패션, 유아 등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쇼핑몰들이 발전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최근 3단계로 오프라인의 연결을 바탕으로 한 체험과 공유 기반의 탈중앙화 소셜커머스가 뜨는 시대가 도래했죠. 그리고 그 역할을 미니 프로그램이 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위챗이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들을 보다 보면 ‘카카오 또한 채널이 활성화된 후 넥스트 스텝으로 이런 유사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시점은 언제가 될까요? 오프라인 시장을 카카오페이가 어느 정도 장악하게 된다면 가능할까요? 


사실 이러한 생태계 구축은 카카오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중국도 위챗이 시작하긴 했지만 바이두와 알리바바에서도 각각 미니 프로그램 생태계를 만들었거든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나 쿠팡 혹은 당근마켓이 등의 플랫폼 기업들이 이러한 연결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핵심은 현재 앱 생태계를 대체할 미니앱의 시대가 우리나라에도 곧 온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 예측이 맞을지는, 3년 후면 알게 될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튜브 시대 지나 이제는 숏폼 전성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