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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승진 대표 Jun 22. 2020

중국의 배달앱을 통해 예측해 본 국내 배달 시장의 미래

<차이나 푸드테크① 외식 통신사 윤승진>

배달만이 살길?
배달시장은 어떻게 변해갈까?


배달 시장의 성장이 놀랍습니다. 신종 코로나의 장기화 속에 외식업계가 매출 감소의 돌파구로 배달 강화에 나서고 있고, 배달 주문 건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급감해버려서 배달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해외도 마찬가지라 글로벌 배달앱들 간의 인수합병 열풍이 거셉니다. 이 흐름에 따라 딜리버리 히어로와 국내 시장 1위 배달앱 배달의 민족의 인수합병도 이루어졌죠.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요? 낯설게 들릴 수도 있지만, 2020년 글로벌 배달 시장의 규모를 1113억 달러 정도로 예측했을 때 그중 절반인 515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중국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중국인 셈이죠. 이것은 단지 인구수가 많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중국의 1등 배달 기업인 메이퇀 디엔핑은 어느덧 삼성전자의 시총의 절반 규모에 다다랐으며 근 10년간 매년 평균 2배의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저는 중국 베이징의 외식 브랜드에서 중국의 외식 O2O 기업과의 업무 실무를 담당하며 이들의 성장을 가까이서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한국시장의 성장을 예측해왔는데, 한국의 배달 시장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을 것처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을 보면 아직도 성장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중국의 배달앱 시장을 보면 어느 정도 이 변화의 흐름이 예측이 되거든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중국의 배달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 배달 시장의 미래를 예측해 볼까요? 


요기요를 누르고, 카카오 주문하기를 누르고, 쿠팡이츠를 넘어, 그 다음 라운드? 배달의 민족을 누가막을까 

한국에 배달의 민족이 있다면 중국엔 메이퇀 디엔핑이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과 비교해서 설명하자면 한국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있다면 중국에도 똑같이 메이퇀디엔핑과 으어러마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중국의 배달앱 순위를 잠시 보고 가겠습니다. 중국의 10대 배달 플랫폼 랭킹을 보면 1,2,3 위는 메이투안, 어러머, 어러머씽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러머씽청의 경우 원래 바이두배달이라는 이름으로 3번째 배달앱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어러머에 인수되며 이름을 바꾸게 되었죠. 주목할 만한 것은 4위, 알리바바 그룹의 코우베이 와이마이입니다. 코우베이는 알리페이의 서비스에서 파생된 서비스입니다. 조금 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토스 같은 금융 앱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오프라인에서의 모바일 결제가 대중화되며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데, 오프라인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페이가 오프라인 가맹점을 하나 둘 늘려가더니 배달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혹은 토스에서도 오프라인 매장 영업점이 늘어간다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겠죠? 알리페이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데이터를 쌓게 되면서부터죠. 결제 데이터부터 축적된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배달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 준 겁니다. 어느새 쿠팡을 넘어 이커머스 시장의 1인자가 된 네이버가 이제는 배달시장에서도 페이를 바탕으로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대비할 필요가 있겠죠. 어떻게요? 네이버의 페이를 선제적으로 사용하고 좋은 데이터를 쌓는 방식을 통해서 말입니다. 

중국의 토스, 알리페이앱에서 배달주문으로 이어지는 흐름
중앙집권의 배달앱이 탈중앙화 되어 배달 민주주의가 펼쳐진다. 

중국의 배달앱 순위에서 또 하나 주목해볼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5위의 맥도날드, 7~10위의 KFC, 스타벅스, 하이디라오 등의 개별 브랜드 배달앱입니다. 거대 플랫폼의 배달앱을 제외하고 브랜드 배달앱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건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중국 고객들의 이 브랜드 앱 사용률이 한국 고객들의 사용률보다 더 높습니다. 그 이유는 이러한 앱들의 고객 접근성이 한국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바로 샤오청쉬라는 생태계를 통해서 말이죠. 한국의 대부분의 외식기업들에겐 스타벅스 외에 고객들이 자사 앱에서 주문을 하는 경우는 절대적으로 적습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고객의 접근을 현저히 막는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죠. 중국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위챗이 만든 샤오청쉬라는 위챗이 만든 생태계 안에서 간단하게 해결됐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자체 미니앱을 구축할 수 있고, 소비자의 접근성이 훨씬 높습니다. 위챗 안에서 구동되기 때문이죠. 최근 위챗 미니앱 실 사용자 계정은 4억 개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195% 급증한 수치로, 코로나 19 영향으로 더욱 성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니앱에 대해 모르신다면 이해하기 힘들 듯하여, 지난 시간 설명드렸던 미니앱에 대한 링크를 남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카카오 채널보다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의 위챗 미니앱에서 배달 주문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또 커스텀으로 구축되다 보니(설명 추가) 고객과의 CRM도 활발하게 일어나게 되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죠. 결론은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무료 앱을 통해 배달이 가능하게 된다며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앱의 사용이 점점 줄어들 수도 있다는 거죠. 개인적으로 배달의 민족은 이런 변화를 대비해야 하며, 플랫폼 입점자들 역시 나름의 방식으로 이런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달을 넘어, 온디멘드 서비스로
통합이 이루어진다.
출처: 허마셴셩 신선식품전용 앱이 제공하는 생활 서비스 배달 관련 앱 화면 캡처

배달앱은 더 이상 치킨, 한식 등의 외식의 카테고리를 넘어 B마트의 마트까지 개념이 확장된 지 오래입니다. 그럼 다음에는 또 어떤 서비스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요? 바로 재화의 개념을 넘은 서비스의 배달입니다. 중국에서 허마센셩 앱을 참고해보면 좋습니다. 중국의 허마센셩 앱은 신선 식품 마트 배달로 시작한 앱이죠. 처음엔 마트의 물품을 위주로 30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던 이 곳에서 청소나 수리와 같은 서비스 배달이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집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되는 거죠. 이제는 상품을 배달하는 것을 넘어 사람이 예약한 시간에 와서 집에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온디멘드로 발전한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이러한 서비스는 따오찌아, 후리찌아 같은 앱에서 다른 카테고리의 영역에서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배달 앱이 확보한 유저를 바탕으로 서비스 제공의 영역까지 나아가고 있는 거죠. 한국으로 치면 런드리고 같은 버티컬 온디멘드 서비스가 온디멘드(모바일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즉각적으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활동)라는 개념 아래서 배달의 민족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면 이해하기 편할 것 같습니다.


배달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배달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방문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확장되기 때문에 더 무섭습니다. 어떤 상품과 서비스가 고객이 찾아오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결국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인 배달앱은 어떤 산업영역이라도 그 경쟁사가 될 수 있습니다. 배달은 더 이상 어느 영역에 국한된 변화의 흐름이 아닌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으니까요. 나의 서비스나 재화가 그 흐름에 영향을 받을 것인가를 고민하며 자신의 업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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