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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승진 대표 Jul 13. 2020

'푸드테크', 테크는 어떻게 외식과 결합하는가

<차이나 푸드테크④ 외식통신사 윤승진>

외식매장의 디지털 전환,
핀테크로부터 시작한다
출처: 바이뚜 이미지

중국 외식시장에서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확대된 건 2015년부터였습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라는 중국을 대표하는 양대 인터넷 기업의 페이전쟁이 시작됐고, 오프라인 시장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을 차지하고자 하는 경쟁으로 각종 보조금이 성행했으며,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위주로 모바일 기반의 간편결제가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중국의 모바일 간편결제 이용률은 74.1%에 달해 한국(26.1%)의 2.7배 수준으로, 베이징,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모바일 간편결제 이용비중이 무려 80%를 차지합니다. 간편결제의 대중화는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결제가 디지털화되기 시작하자 방문, 정보탐색 등 구매 결정 이전까지의 과정에도 디지털 기술들이 깊숙하게 개입하기 시작했고, 플랫폼 기업들이 관련 기능과 툴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외식업계에 더더욱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중국의 외식기업 중 ‘시베이요우미엔춘’이라는 업체가 있습니다. 중국의 외식업계에서 혁신적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 중에 하나입니다. 모바일 간편결제가 일반화되기 시작할 때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매장에서 고객의 방문 경험을 디지털화시켰습니다. 우리에겐 최근에 들어서야 간혹 눈에 띄기 시작한 네이버의 테이블 오더 시스템을 벌써 5년 전에 구축했던 거죠. 고객이 매장에 오면 테이블 위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내 스마트폰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고수를 빼고 특정 메뉴를 추가하는 등등의 디테일한 맞춤형 주문이 가능합니다.

시베이요우미엔춘 주문 화면에 접속하면 이전 이용기록을 바탕으로 메뉴 추천을 해주고, 그 메뉴를 몇 차례 시켰는지도 알려준다.

또한 현재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테이블 오더기능처럼 단순히 오프라인 메뉴판을 모바일에 옮겨 놓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원 정보가 미리 입력된 단골의 경우 데이터가 쌓여 고객이 자주 주문하였던 메뉴를 선택의 상단에 위치시켜 고객이 메뉴를 선택하는 시간을 3분에서 1분으로 단축시켜 주기도 합니다.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 AI 메뉴 추천 기능이 생겨난 것입니다. 작은 변화지만 이 몇분의 차이가 고객에게는 훨씬 더 크고 구체적인 편리함으로 체감됩니다.


PB 상품부터 레시피 영상까지
시베이요우미엔춘의 PB 상품을 집으로 배송시킬 수 있다.

또한 메뉴 선택 중간에 이 메뉴의 원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탭을 자연스럽게 보고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이전에도 몇몇 외식브랜드매장에서 관련 제품을 팔기 위해 오프라인 공간에 전시해두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모바일에서 주문의 프로세스 속에 자연스럽게 PB상품을 보게 되니 오프라인 공간을 차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정보를 온라인 상에서 얻을 수 있어 구매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정도 편리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시베이요우미엔춘의 메뉴에 대한 레시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온라인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 놓으니 관련 메뉴를 만든 레시피 영상을 간편결제를 활용해 500원의 부담없는 가격에 구매하고 영상을 위챗의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시청할 수도 있습니다. 외식업이 매장에서 단순하게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유통과 콘텐츠 비즈니스까지 확장한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이와 같이 모바일 간편결제의 사용과 보급은 현금, 혹은 카드로 사용하던 지불방식의 형태만 단순히 모바일 페이로 바뀐 것 이상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모바일 페이 결제를 통해 만든 고객과의 온라인 상의 새로운 연결을 통해 고객의 데이터를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브랜드 관점에서는 고객과의 연결통로를 디지털 상에서 만들고 고객과 소통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위챗 플랫폼을 통한 외식 브랜드들의 공공계정 사용이 일반화 되어 매장에서 모바일 간편 결제 후에 나오는 브랜드와의 연결 버튼을 고객이 클릭하면 브랜드의 전용채널에 연결되게 되고, 브랜드는 이 채널을 활용해 고객에게 브랜드의 소식을 알리는 연결창구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통해 예측해보는
우리나라 푸드테크 시장


출처: 한국경제 기사 이미지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19062079191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뿐만 아니라 각종 페이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모바일 간편결제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각종 페이백 혜택으로 할인의 맛을 본 고객들이 모바일 페이에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영수증 리뷰와 같은 이벤트로 이어져 매장의 데이터가 오프라인에서 쌓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 쌓인 영수증 데이터는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매장이 인터넷 검색창에서 노출되는 방식에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더 이런 데이터의 활용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고, 더 많은 데이터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오프라인 매장 고객방문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단순히 고객에게 노출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을 겁니다. 더 많은 변화의 사례를 중국의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예측할 수 있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능한 빨리 온라인을 통한 간편결제 인프라에 적응하고 변화를 선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데이터는 어떻게, 외식시장을 바꾸는가

당신은 지금, 어떤 데이터를 관리하고 계신가요? 2020년, 바야흐로 데이터의 시대입니다. IT를 넘어 DT의 시대로, 알리바바 회장 마윈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줄 아는 기업이 4차산업혁명시대 성공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분석하여 맞춤형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브랜드를 모니터링하며 광고 전략을 설정하고, 또 고객의 불편함 역시 포착하고 개선해야 하는 시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기반의 산업으로 여겨졌던 외식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에 데이터의 활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업종이었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며, 이 전환의 물결에 앞장서 나간 기업이야말로 새로운 기회를 얻어낼 겁니다.


그렇지만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그럴 때는 고객 데이터를 모으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고객과의 연결을 위한 좋은 툴을 채널이라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고객의 명함을 받거나 회원정보를 수기로 모아 고객 데이터를 모으고 포스에 기록했지만, 문자를 통해 보내는 매장 정보가 스팸으로 읽혀지는 경우가 많아 접근성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대체해 일상적으로 쓰게 되는 카카오의 채널을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절한 때에 제공한다면 고객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되겠죠. 현재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고객관리에 대한 기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사례를 보면 앞으로 이런 식의 다양한 활용의 기회들이 생겨날 것임을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기능이 생겨나기 전에 나의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기본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출처: 나우웨이팅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단순한 카카오채널 활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우웨이팅 같은 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기다리는 고객의 데이터를 비교적 쉽게 모을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대기하는 고객들의 정보입력을 통해 데이터를 모은다면 고객들에게 일일이 채널 추가를 유도할 필요 없이 자연스러운 고객확보가 가능합니다. 또한 업체에서 제공하는 CRM툴로 고객을 관리한다면 좀 더 맞춤화된 분석 및 관리가 가능할 것입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확보된 데이터로 매장의 상황과 소식들을 고객에게 적절하게 전달한다면 고객이 외식 브랜드, 외식 매장을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들 수 있고, 더 친근하게 느끼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변화는 자연스럽게 매장 방문, 구매로도 이어지겠죠. 앞으로는 네이버, 카카오, 그 외의 다양한 플랫폼 기업, 데이터기업들이 외식시장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안에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숨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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