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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승진 대표 Aug 03. 2020

요즘 중국의 Z세대는 어떤 외식 브랜드에 열광할까?

<차이나 푸드테크 ⑦ 외식 통신사 윤승진>

훠궈, 양꼬치, 마라탕…
중국 음식 열풍, 또 무엇이 올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훠궈, 마라탕은 국내에서는 낯선 음식이었습니다. 중국 유학생이 맛이 그리워 찾거나, 한국에 거주하던 중국인들의 수요가 거의 전부였던 중국 음식들이 어느덧 메인 상권에 진입하고, 핫플레이스 역세권에 중식당이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라면 업체의 신메뉴에도 중식 재료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요. 이뿐 아니라 대만식 샌드위치, 흑당 버블티 등 디저트, 음료에도 영역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기존 중식은 프랜차이즈가 활성화되기 힘든 업종으로 구분되어 확산속도가 빠르지 않았는데, 최근 마라를 포함한 식재료의 유행으로 관련 식당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식 메뉴는 주요 소비층이 10대와 20대로, 젊은 Z세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연스럽게 다음 유행할 중식 메뉴가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현재 중국의 외식시장에서 Z세대에게 유행하는 외식 브랜드는 무엇이 있을까요?


중국의 Z세대,
어떤 외식 브랜드에 열광하고 있을까?
HEYTEA의 신년 모델컷

현재 중국에서 95년 이후 탄생한 Z세대는 약 1억 5천만, 이들은 중국 전체 소비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소비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95년 이후 출생한 이들은 대학생 혹은 갓 취업한 사회초년생이고, 2000년 이후 출생한 이들은 링링후라고 불리는 중, 고등학생들인데요. Z세대들은 중국의 기존 세대들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해 80년대, 90년대 초반 출생 세대들보다 거침없는 소비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틱톡인 더우인과 같이,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서비스나 영상을 통해 SNS로 의견을 표현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트렌드에 민감합니다. 또 이들은 글로벌 트렌드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유행하는 트렌드와도 겹치는 부분이 있죠. 유학파의 증가와 실시간 온라인 정보의 영향으로 타 국가 청소년들과 같이 자아 추구를 중시하며 자기표현이 강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들이 주목하는 외식 메뉴와 브랜드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름은 들어봤나, '촨촨썅'
출처: 바이뚜 (串串香) 이미지 검색 결과 중

촨촨썅(串串香)은 불과 4~5년 전만 해도 촨위라는 특정 지역에서만 알려진 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메뉴가 2017년을 전후로 인플루엔서 매장이 생겨나면서 전국적인 외식 메뉴로 등극하게 되었습니다. 촨(串)은 꼬치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다양한 식재료를 꼬치에 꽂아서 마라육수 탕에 푹 담가 끓여먹는 요리입니다. 훠궈의 사촌, 마라탕의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메뉴인데 촨촨썅은 맛도 맛이지만 중국의 Z세대가 선호할 만한 여러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가격이 저렴합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외식 메뉴인 훠궈의 3분의 1 가격으로 비슷한 조리 형태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레트로 느낌으로 꾸며진 인테리어는 그 시대를 경험해 보지 못한 90년대 생들에게 매력적입니다. 


마라탕과 훠궈의 차이점은 마라탕이 개인 위주로 입맛에 맞추어 조금씩 주문이 가능하다면, 훠궈는 큰 냄비에 다 같이 먹을 수 있도록 나온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촨촨썅은? 큰 냄비에 함께 먹지만 꼬치에 고기, 채소 등을 꽂아두고 길거리에서도 쉽게 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꼬치 한 개도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다릅니다. 훠궈가 정찬 메뉴에 속한다면 촨촨썅은 길거리에서도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꼬치 어묵을 사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죠. 노점처럼 시작된 촨촨썅이 포장마차 형태의 매장들로 변화하고 레트로 풍의 인테리어 유행과 맞물리며 젊은 사람들이 모임을 가질 때 즐겨 찾는 대표 메뉴로 발전했습니다. 대표 브랜드로는 付小姐在成都 & 马路边边, 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마루삐엔삐엔(马路边边)은 2016년 12월 첫 직영점 오픈 후 2018년 6월까지 약 100개 가맹점을 오픈하였습니다. 그리고 2018년 이후 3년 만에 전국에 500개 체인점을 오픈하였고, 2020년 현재 전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이 생겨났을 만큼 확장세가 대단합니다. 마루삐엔삐엔은 80년대 청두 길거리에서 먹던 꼬치 샤브샤브 가게의 탁자와 의자는 파란색 플라스틱을 활용하고 매장의 인테리어도 그대로 적용하여 레트로 감성을 자극했죠.


과정이 재미있는 틱톡형 메뉴, '반선두부'
출처: 바이뚜 (半仙豆夫) 이미지 검색 결과 중

두 번째로는 최근 유행하는 디저트 브랜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중국의 틱톡인 또우인에서 종종 보여 저도 그 맛이 궁금하던 브랜드인데요. '반선두부'입니다. 이 메뉴는 중국사람들의 아침식사 대표 메뉴이자 음료인 또우장을 응용한 메뉴인데요. 반선두부는 2016년 브랜드 프로토타입을 기획하여 3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뤄낸 브랜드입니다. "외식업은 문화를 선도하고, 문화는 외식업을 대변한다"라는 이념 아래 수년간 토종 외식시장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하네요. 누구나 선호하는 전통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반선두부는 또우장의 신선함을 강조합니다. 신선한 또우장(선두유)는 서한의 회남왕 유안이 시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유안은 굉장한 효자였는데, 어느 날 그의 모친이 앓아눕자 유안이 매일 물에 불린 콩을 갈아서 드렸고 그 덕에 빨리 나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 때문에 민간에서 유행했고, 이는 중국인들 최초의 음료이기도 합니다. 브랜드는 이 내용에서 컨셉을 차용해 스토리텔링을 했고요.

출처: 바이뚜 (半仙豆夫) 이미지 검색 결과 중

거기에 틱톡과 같은 영상매체에서 이슈화되기 좋도록, 제조 방법을 홍보를 위한 차별화 포인트로 만들었습니다. 고객이 눈에 보이는 곳에서 가루를 뿌려주며 제품을 마무리하는 모습은 틱톡에 공유되기 좋게 만들어진 홍보 포인트였습니다. 또한 맷돌을 실제 제조과정에 사용하며 영상 찍기 좋은 색다른 포인트들을 가져왔죠. 얼마 전 틱톡과 관련한 내용을 소개하며 앞으로 만드는 과정도 찍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이 메뉴가 대표적인 틱톡 메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상에 자주 보이는 대표 메뉴는 22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3800원 정도 합니다. 스타벅스와 같은 고급스러운 컵에 토핑을 올려주는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잔보다 조금 싼 가격입니다. 또우화라는 순두부 푸딩과 비슷한 메뉴는 10위안 1800원으로 싸게 팔아 가성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또우장은 아침식사 대용으로 많이 먹는 만큼 음료라기보다는 디저트에 가깝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을 때 식사대용으로 먹기도 하죠. 두부를 활용한 아이스크림, 푸딩으로 확장하며 메뉴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YOUNG CHINA를 대표하는 브랜드,
씨차(HEYTEA)


출처: 바이뚜 (喜茶) 이미지 검색 결과 중

마지막으로 소개할 브랜드는 씨차입니다. 중국에서 스타벅스를 위협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고 여러 번 소개했던 브랜드죠. 92년생 창업자가 창업하여 밀레니얼 세대의 힙함을 사로잡은 브랜드입니다. 크림치즈 폼을 올린 차에서 시작해서 생과일차까지 현재 중국에서 스타벅스를 감히 대적한다고 부를 수 있는 차 브랜드입니다.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가 1조 원을 넘어섰죠. 애플 같은 미니멀한 로고와 나이키, 입생 로랑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 마케팅으로 중국 Z세대의 인기를 듬뿍 받고 있습니다. 2020년 7월에는 500호점을 돌파하며 코로나 가운데서도 꾸준한 성장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브랜드입니다.


씨차가 나오기 전까지 중국의 차 음료시장은 밀크티 브랜드가 대세였습니다. 파우더로 만든 달달한 밀크에 쩐주라 불리는 떡 구슬이 깔린 밀크티가 평균 10위안(1800원) 정도의 싼 가격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 씨차는 제품의 가격대를 25~30위안 정도로 설정해서 기존 밀크티 음료보다는 더 비싸지만, 가격대가 30~35위안의 스타벅스보다는 조금 낮게 형성했습니다.

출처: 바이뚜 (喜茶) 이미지 검색 결과 중

기존의 카페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플라스틱 용기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한몫을 톡톡히 했습니다. 특히 돌려서 여는 방식의 용기는 다른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것과는 확실한 차별화 요소였습니다. 씨차는 그들의 회원들을 ‘행성인’이라고 부르며 소통합니다. 멤버십에 가입했을 때도 행성으로 이민을 했다는 표현의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굿즈는 매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들이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입니다. 라이프스타일 곳곳에 함께 할 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씨차를 마시는 10대, 20대의 힙한 청년들이 클럽을 갈 때 입을 만한 티셔츠, 벨트 등 굿즈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씨차에 가면 유달리 패셔너블한 옷과 화장을 한 젊은 중국 친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이 늘면 늘수록 씨차를 마시는 친구들은 힙하고 멋진 청년이고, 씨차 브랜드를 소비하면 힙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인상을 주었죠. 이러한 마케팅 전략과 맛을 바탕으로 중국의 YOUNG 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외식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Z세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살펴보았습니다. 글의 서두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Z세대들은 글로벌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중국 Z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성공 브랜드를 탐구하며 한국의 Z세대들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각의 성공의 원인을 잘 포착해서 나의 브랜드에, 혹은 신사업을 기획 중이라면 참고해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상 만나통신사의 외식통신사가 전해드리는 중국 외식 트렌드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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