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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Mar 07. 2024

안면부 질환 치료의 대가, 민예은 한의사

#귀,코,안면 #날카로운 송곳만이 두꺼운 얼음을 깰 수 있다

2024년 새해가 밝은 후, 대만드 동물들은 이명난청, 비염, 구안와사 등 안면부 질환을 특화하여 진료하시는 목동 이비안한의원의 민예은 원장님을 찾아뵈었습니다. 누구보다 한의학을 사랑하고, 독보적인 감각으로 한의학의 가치를 증명하고 계신 민예은 원장님의 여정을 지금 바로, 대신 전해드립니다!

[약력]
대한민국 한의학 명의 100인 선정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원 졸업 (방제학 교실)
(전) 대한여한의사회 총무이사
‘건강/취미 부문’ 베스트셀러 『이명 난청 완치설명서』 저자
글로벌 한국의사들의 모임 (GOP; Global is Our Playground) 창립     



Intro



Q. 안녕하세요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비안한의원 대표원장 민예은입니다. 이비안 한의원은 안면에 나타난 난치성 질환을 치료해서 ‘이제야 비로소 안정을 찾다’는 의미에서 줄임말이기도 하고 귀, 코, 얼굴을 의미하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어요. 
 
Q. 요즘 원장님의 일과그리고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단순한 삶을 살고 있고, 루틴이 정해져 있어요. 새벽에 일어나면 책을 본 후 한의원에 와서 진료하고 경영하고 퇴근하면 연구하고 책을 쓰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배울 점이 많은 원장님들과 네트워킹을 해요. 주로 이런 일상에 집중하고, 나머지에 그렇게 큰 관심이 없어요. 취미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취미가 없는 것이 저의 취미입니다. (웃음) 남들이 볼 때는 재미없는 삶일 수 있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 삶이 매우 재밌어요. 
 
Q. 네트워킹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사람이 성장하다 보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생기는데 기본적으로 사업가 모임을 하고 있고, 각 지역에서 잘하시는 대표 원장님들과 만나서 경영 인사이트와 진료 인사이트를 나누는 모임을 하고 있어요. 또 원장님들과 진료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기획 세미나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그러면 ‘어느 지역에서 진료 보시는 000 원장님이 대가시더라’라고 하면 그분을 초청해서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서 함께 공부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제가 ‘글로벌 한국의사들의 모임’을 새롭게 창단해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은 한의사들과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주말마다 만나는 모임이 바뀌어요. 이런 모임들이 루틴으로 돌아가고 그 안에서 재밌게 잘 지내고 있어요.
 
Q. 원장님은 한의대 다닌 시절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학교 다닐 때 동아리 활동과도 거리가 멀었고, 완벽한 아싸(아웃사이더)로 지냈어요. ‘날카로운 송곳만이 두꺼운 얼음을 깰 수 있다’라는 만화의 대사가 제 20대를 관통한 말이었어요. 한의대에 들어왔을 때 깨달은 것은 보건 의료계에서 한의학은 실제 가치에 비해 마이너에 속하는데 그 안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이미 임상에 진출하고 계셔서 나 같은 젊은 사람은 또 다시 마이너고 그 안에서도 남자 한의사분들이 대체로 선호도가 더 높은 거에요. 결국 젊은 여한의사인 나는 보건 의료계에서 ‘마이너의 마이너의 마이너로 보일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예과 1학년 때 느꼈어요. 

  ‘one of them’은 되고 싶지 않다는 막연하지만, 강렬한 생각이 있었어요. 한의사를 천직으로 삼은 이상 보건 의료계에 한의학의 가치를 잘 보여주는 임팩트 있는 결과를 내고 싶은데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랜 시간 집중하며 고민했어요. 그때 만화 대사 그대로 ‘날카로운 송곳만이 두꺼운 얼음을 깰 수 있다’라는 것에 꽂혔죠. 학교는 열심히 다니고 시키는 것은 해왔지만, 그 외의 저의 모든 관심은 오로지 ‘어떤 부분에서 내가 날카로운 송곳이 될 수 있을지’, ‘어떤 임상의로 클 것인지’에 대해 굉장히 집중했어요. 30살에 이 한의원을 개원하기 전, 방학의 거의 모든 시간을 포함해 몇 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잘 된다는 한의원은 다 가보면서 한의학의 범위 내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거를 찾는 데 시간을 굉장히 많이 보냈어요. 자연스럽게 다른 활동에는 관심이 적어지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학생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웃음)
 
Q. 한의대 재학 시절 어떤 모습의 한의사가 되길 꿈꾸셨고그 점이 현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내가 정한 분야에서 한의학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고, 기존의 인식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대중과 한의학을 새로 연결하는 브랜드 갖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계속해서 그에 관련된 힌트들을 찾게 된 것 같아요. 

  이후 학생분들이나 한의사분들을 만나면서 이 고민을 빨리 시작하는 사람이 있고, 한의사가 된 지 10년이 되고 나서야 내가 어떤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한의사가 돼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각자 고민하는 타이밍이 다른 거죠. 지금도 제가 방향성은 잡았지만 이걸 어떻게 대중에게 더 잘 전달할까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Q. 그럼몇 년 차에 처음으로 안면부 질환으로 방향성이 잡히기 시작하셨나요?
 
 9-10년 차일 거예요. 다이어트를 비롯한 부인과랑 피부 분야 등 다 경험해 봤는데, ‘한의학이 잘하는 게 뭐야’라고 물어봤을 때 대답이 ‘질환’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한의계 안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가 특정 질환을 잘 치료했을 때 한의계에 대한 인식 달라진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것이 한의학이 대체의학이나 보완의학이 아니라 어떤 질환에서만큼은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분야에서 한의학이 1등이 될 수 있는지를 비교하면서 여러 분야를 두루 경험해 봤는데 제가 느낄 때는 안면부 질환이 환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이기도 하고 한의학의 가치가 더 많이 전달될 수 있는 분야라는 결론이 나면서 이제는 새로운 브랜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이비안을 시작했어요.
 


안면부 질환 진료  



Q. 안면부 질환에 관심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치료를 시작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학교 다닐 때 임상 기술들은 이미 다 숙지를 한 상태였어요. 졸업한 직후 한창 트렌드 따라 한방 성형을 많이 하고 있을 때였는데 어떤 환자분이 미용 치료를 받고 매우 만족하신 거죠. 그러면서 친구분 중 안면마비 후유증으로 얼굴이 돌아가 있는데 이 사람을 본인처럼 고쳐줄 수 있는지 여쭤보시면서 데리고 오셨어요. 당시에 저는 이런 케이스를 치료해 본 적이 없지만, 원하신다면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 한번 치료해 보겠다고 한 후 저한테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왜냐하면 저도 한의사가 된 첫 연차여서 공부할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그때부터 낮에는 진료하고 밤에는 열심히 책을 공부하면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지 연구하면서 치료했는데 운이 좋게도 그 환자분이 엄청 만족하시면서 원장님이 내 인생을 구했다고 해주시고 소문이 엄청 났어요. 지금 저희 한의원의 프로토콜이 10차까지 완성되어 있는데 그때는 1차라고 하지도 못할 초기 버전의 기술이었는데 말이죠. 그때 구안와사 후유증 분야가 소외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내가 안면부 질환을 치료하면 그 질환만 고쳐지는 게 아니고 환자의 삶 전체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면 내가 안면부 질환에 더욱 집중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점점 더 많은 환자를 만나게 되었죠. 이렇게 어떤 환자를 운명처럼 만나게 되면서 확 퍼져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지금은 전국에서 환자분들이 오고 계시고 있는데, 또 외국에서 환자분들이 오시기 시작하게 된 케이스가 있었어요. 30년째 구안와사를 앓고 계신 필리핀 환자분이셨고, 원래는 얼굴이 심하게 돌아가 있어서 식사할 때 입 한쪽을 손으로 잡으면서 먹어야 했는데 치료를 받은 후 일반인과 똑같이 식사할 수 있게 되면서 삶의 질이 너무나 좋아진 분 계셨어요. 해외에서 잠깐 한국에 들어온 사이에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빠르게 좋아지고 필리핀으로 돌아가셨죠. 저도 이렇게 환자들을 고쳐가면서 시야가 더 열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또 안과의사나 치과의사 선생님들이나 다른 지역에 계신 의료진 선생님들도 이 부분에 있어서 본인 업계 내 권위있는 인연들이 많을 텐데 저희 한의원에 오셔서 치료받으시는 걸 보면서 이 부분에 대해 저희가 인식을 바꿔나갈 부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원장님께서 안면부 질환을 공부해 오신 구체적인 과정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까도 얘기했듯이 저는 안면부 질환을 보기로 하기 전에 모든 분야를 다 한 번씩 손을 댔었고 어떤 분야를 특화해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한의학적인 스킬들을 빠르게 익혔어요. 안면부 질환을 특화하기로 한 다음에 제가 익힌 모든 스킬을 다시 재조합해서 프로토콜을 만들어낸 것이 저희 한의원의 매뉴얼이라고 생각해요. 
 
Q. 여러 분야에 손을 댔다고 표현하신 게 참관이나 대진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대진은 많이 안 했고, 참관을 많이 했어요. 참관을 허락해 주신 그 원장님들께 지금도 감사드리고 있어요. 자신의 진료를 다 보여줄 수 있는 원장님은 많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참관 의뢰를 하면서 문을 두드렸어요. 참관은 한번 봐서는 알 수 있는 부분이 적어요. 정말로 재현성이 있는가는 오래 환자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회는 정말 희소하죠. 


Q. 다음으로안면부 질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만나는 많은 안면부 질환 환자분들은 매우 예민하시거나 일상이 무너져 있는 상황인 분들이 많으세요. 그래서 모든 관계나 소통에 있어서 처음에 라포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치료 기술의 가치가 높은 것과 그것을 잘 전달하는 능력은 다른 영역이거든요. 저는 진료부터 치료의 과정이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축구를 생각해 보면 손흥민 혼자 잘해서 팀이 이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진료 역시 팀워크에서 어느 한 부분도 미스가 나는 것 없이 모두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의사 개인의 치료 기술 못지않게 그것을 잘 전달하는 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원장님께서 환자와 라포를 형성하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일단 환자의 스토리를 많이 들으려고 해요. 환자는 각자의 스토리에 맞는 정확한 해결책이 나와야 의사를 믿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환자의 가장 핵심적인 코어 니즈(core needs)에 맞는 해결점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Q. 다음으로는 해당 질환에 대해양방 치료에 비해서 한방 치료가 가지는 장단점이 궁금합니다!     


사실 의료에서 장단점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양방의 경우, 안면부 질환을 보는 진료과목이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등으로 나뉘어 있어요. 구조적으로 보면 연관된 구조물인데 말이죠. 또 이비인후과를 간다고 해도, 귀를 중심으로 보는 병원이 있고, 코를 중심으로 보는 병원이 있어요. 한의사는 치료할 때 부위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귀와 코의 연관성을 가지고 치료하거든요. 그래서 귀만 치료했을 때와 귀랑 연관된 여러 소인들을 같이 치료했을 때 나타나는 치료 호전율의 기댓값이 다른 것 같아요.

  물론 양방 치료제 중 스테로이드 같은 강력한 약제도 유의미한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항상 통합적인 의료 가이드를 제시하려고 노력해요. 스테로이드가 필요한 상황인데 주사를 안 맞고 온 환자는 맞고 오시라고 권유하기도 하고, 며칠 뒤에는 스테로이드를 끊으라고 권유하기도 해요. 이렇게 양한방 통합적인 관점에서 가장 좋은 솔루션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양방과 한방의 영역이 나뉘어져 있지만 결국 환자가 원하는 것은 최적의 솔루션니까요.    

 

Q. 안면부 질환 환자들을 대할 때 특히 어려운 점이나 고민이 있으신가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환자분들이 대부분 마음의 병을 앓고 있어서 ‘아’라고 얘기해도 ‘아’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안면부 질환이 눈에 가장 잘 보이는 부위다 보니 더 예민한 것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잘 안정시켜 드리면서 치료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치료 호전율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죠. 모든 환자에 대해서 엑셀 시트로 치료 호전율을 파악하고 있고, 호전율을 어떻게 하면 1%라도 더 올릴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없었던 고민도 있어요. 이제는 저희 한의원이 안면부 질환 치료를 잘한다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통합의료의 측면에서 한의학이 치료를 잘한다는 결과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브랜드력이 없을 때는 이런 것들을 감히 생각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갖추다 보니 성형외과 등 다른 양방 선생님들과 통합 연구를 하고 있어요. 항상 한국이라는 의료 서비스의 천국에서 환자들에게 가장 좋은 솔루션을 내고자 하는 것이 큰 관심사죠.     


Q. 만성 재발성 경과를 보이는 경우 재발 방지를 위해 티칭을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만성 비염과 같은 질환들은 생활에 불편감을 주기도 하고 치료 당시에 완치가 되더라도 재발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치료 기간을 3개월 가져간다고 가정하면, 프로토콜 상 치료 기간 후반부에는 환자를 졸업시켜야 하는 상황이 와요. 그런 후반부에는 환자의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올바른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하는 기간이 있어요. 특히 비염 같은 경우에는 환자가 구강 호흡하지 않게 필요한 보조장비를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등 최대한 재발을 막으려 하죠. 

  저희가 이런 교육을 상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단순히 실행하는 것이 아니에요. 환자분이 한 달 동안 적절한 도구를 제대로 사용하도록 체화시켜서 저희를 만나지 않더라도 생활 습관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코칭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Q. 안면부 질환에 대한 한의 치료가 표준 치료로 인정받기 위해서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증례보고를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하죠. 실제로 저희가 이명, 난청 분야에서 증례보고를 제일 많이 쓴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대규모 케이스들이 많이 보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더 많은 그리고 더 유의미한 증례보고나 학술 보고를 빠르게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현대의료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계시는데요환자분들이 그 점을 알고 오시는지또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는지 궁금해요.     


네, 알고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가치를 전달할 때는 고객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환자분들에게 한의학적 이론이 추상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많은 환자분이 검사 결과를 수치로 보는 것을 선호하세요. 그래서 혈액순환 정도도 체열 진단검사 결과로 보여주고, 맥진도 맥진 검사를 통한 데이터로 보여드리고, 치료 효과도 같은 방식으로 증명하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저희는 한약 복용 전후로 혈액 검사도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분들도 한약 먹고 간 수치가 올랐다고 주장하시면 바로 데이터로 확인해요. 실제 수치를 보여드리다 보니 그런 편견이 잘못되었다는 걸 빠르게 증명할 수 있죠. 결과를 보고 나면 한약을 더 잘 복용하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최근 초음파, 뇌파기기를 활발히 사용하려는 움직임은 정말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더 많은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해서 한의학의 치료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제야 비로소 안정을 찾다, 이비안한의원 이야기



Q. 한의원 초기에는 안면부 질환에 대한 한의 치료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을 것 같은데초창기 마케팅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저희는 지금까지 마케팅 비용을 5% 이상 쓴 적이 없어요. 환자를 실제로 낫게 하고 그 환자가 직접 써주는 후기 말고는 거의 하지 않죠. 개원 초창기에도 한 분을 잘 치료해 드렸더니 그분이 지인을 데리고 오는 식으로 환자군이 많아졌어요. 대규모 마케팅을 해도 프랜차이즈 한의원들의 마케팅 예산을 따라갈 수 없다는 판단이었어요. 

  저는 이 방식이 맞다고 생각해요. 이 방법만으로도 매년 한의원이 2배씩 성장하는 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에 이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요. 초창기 마케팅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오직 환자가 리뷰해 주는 후기가 전부이고요. 별도로 유튜브도 하고 있고 여러 대중 채널에 대해 시도는 해보는 편이에요. 이 역시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아요.     


Q. 한의원을 경영하시면서 겪은 어려움과 그 돌파구가 궁금해요!     


어려움은 정말 많아요. 한의원 운영은 기술자로서도 어려움을 계속 돌파해야 하지만 경영자로서도 돌파해야 하는 일이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책을 몇 권 쓸 수 있을 거예요. (웃음) 수학 문제를 푸는 것으로 비유하자면,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문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과 비슷해요. 항상 그 단계에 맞는 어려움이 있고 그것을 돌파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한의원을 운영 하면서 ‘내가 이러려고 개원했나?’ 싶을 정도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어요. 그런 순간을 겪으면서 느낀 점은,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제가 인간적으로 더 성장해 나간다는 거예요. 직원들과의 관계, 채용 문제나 환자분들의 컴플레인, 심지어 여러 오해, 이해관계들이 섞여 있는 수많은 일들이 있어요. 그 모든 일들의 강도가 갈수록 더 세지고요. 그것을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20대의 저에 비해서 모든 면에서 더 강해지고 안정된 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어려운 일은 계속 있을 거로 생각하고, 그런 일들을 겪는 과정들이 인간적으로 저를 발전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Q. 원장님께서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드셨던 순간도 있으셨다고 하셨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한의원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원장님만의 원동력이 있으실까요?     


저는 제가 하는 치료가 정말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포기하든 포기하지 않든 누군가는 이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 가치 감각이 정말 큰 원동력인 것 같고, 그 가치 감각만큼 브랜드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부원장님을 모실 때에도 가치 감각을 많이 봐요. 그 사람이 한의학에 대해서 얼마큼의 가치 감각이 있느냐에 따라 퍼포먼스가 달라지거든요. 

  지금 한의원에 20명이 넘는 직원이 있는데, 직원을 채용하는 기준과 저희만의 인재상이 있어요. 조직 문화 안에서 가치가 나오고, 환자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것은 개인플레이가 아니라 팀플레이이기 때문에 조직 문화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고 환자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라는 인식이 필요한 거군요!     


네, 제가 여러 부원장님 만나봤지만, 그런 인식은 가르친다고 생기지 않더라고요. 이 가치 감각은 스스로 정하는 거거든요. 어떤 환경에 있더라도 본인이 부정하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런 마인드 셋은 타고나는 면도 있고, 살아온 환경이나 주변 사람들에 따라서도 결정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주변에 개원한 한의사들이 잘 되는지, 잘 안되는지에 따라 요즘 업계 상황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Q. 따로 부원장님들을 모시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이비안한의원은 전문의이면서 석박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원장님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제가 전문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요. 다루는 질환들의 증상이 무거운 만큼, 환자에게 전문성이 중요하거든요. 한의원 자체가 처음인 환자분들이 많은데, 그분들 입장에서는 전문의들이 모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안타깝게도 한의사에게 전문의 제도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분도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후배분들을 만날 때 웬만하면 전문의를 따라고 해요. 당장 좁은 시야로 생각하면 전문의는 페이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 그 시간을 들여 꼭 따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페이 수준에 전문의의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아요. 보건 의료계에서, 한의사 전문의가 많이 배출되고 알려져서, 특정 과목에 대해 수련된 한의학 인재들이 많이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원장님은 다시 돌아가신다면 전문의 수련을 하실 건가요?
 

저의 정체성은 창업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전문의 수련 대신 해외 의료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많은 경험을 쌓는데 5년 정도 보내고 싶어요.
 
Q. 다시 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스스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저는 학생 때를 돌이켜보면 세상의 모든 고민을 다 지고 살았던 것 같아요. (웃음) 제가 원하는 분야를 찾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저에게는 정말 심각한 고민인데 주변에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해하지 않는 친구들도 많다 보니, ‘내가 이상한가?’ 하며 어색해하기도 했죠. 만약 그때의 저, 혹은 같은 이유로 고민 중인 한의사에게는, 그 답을 언젠가 반드시 찾게 된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다만 그 질문에 매우 집중하고 있어야 해요. 스스로 집중하고 있는 질문의 답은 반드시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원광대에 임상 특강에 갔을 때도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무언가를 엄청나게 골똘히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미래의 내가 그것에 대한 답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고민하는 것이라고요. 그래서 정말 집중적으로 고민하면 반드시 답을 찾게 된다는 걸 그때의 저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네요.
 
 Q. 그 당시 원장님이 몰두하시던 고민을 한 문장으로 한다면 무엇인가요?
 
‘너는 어디에서 날카로운 송곳이 될 수 있느냐’라고 스스로 묻곤 했어요. 어떤 질환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고민했던 거죠.


 Q. 그럼한의대생 또는 새내기 한의사에게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네, 다만 그 답을 찾기 위해 모든 걸 해봐야 해요. 저는 그런 방식을 통해 제게 무엇이 맞는지 알 수 있었어요. 연애도 여러 사람을 만나 보아야 누가 자신과 맞는지 알 수 있는 것처럼, 직원도 여러 명 겪어봐야 어떤 직원과 일할 때 서로에게 윈윈할 수 있는 지 알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일들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가서 일단 두드려보는 게 그 시작이겠네요.
 
여기서 밝힐 순 없지만 평생 참관 기회를 오직 제게만 주신 은사님도 계셨어요. 어떤 여학생이 와서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진료를 참관하고 싶다고 하니 열어주시는 그런 분도 계신 거죠.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Outro


Q. 인생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Up)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Down)은 언제였고그때의 극복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오늘만 살아서 옛날 일들은 잘 기억이 안 나요. 이 모든 과정을 거쳐온 지금의 제가 가장 뿌듯해요. 힘들었던 순간은 많아요. 몸도 힘들고 개원 초반에는 2년 정도 잠을 못 자는 등 쉽지 않은 과정들을 거쳤죠. 제가 이 병원을 운영하며 3번쯤 쓰러졌어요. 그런데 그렇게 과로해서 몸이 많이 힘들어질 때 의외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거든요. 3번째 체력에 한계가 왔다고 생각했을 때,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렇게 열심히 만든 가치가 사라지지 않도록 책으로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이런 식으로 고통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또 일에 중독되지 않고 어떻게 루틴을 찾아나갈 것인지도 배우게 되었고, 제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경영자로서는 살펴야 하는 관계적인 면들도 익힐 수 있었어요.

  그 모든 세월을 지나온 오늘이 항상 가장 뿌듯하고, 가장 힘든 순간들은 몸이 더 아팠던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Q. 많은 원장님이 개원 초반 몇 년 동안은 한의원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는데그 이후로도 계속 워커홀릭으로 살아가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원장님은 지금 스스로를 워커홀릭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워커홀릭은 나의 자아나 상태보다 일을 더 상위에 두는 개념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점점 건강이 안 좋아지게 되는 상황이 제게도 5년 정도 있었어요. 삶의 가치도 성과에 집중되어 있어서 환자의 호전도나 여러 핵심 지표를 보고 일희일비하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죠. 5년 정도 그렇게 보내자, 가치관을 재정립하여 일을 하면서도 제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점점 자연스럽게 다듬어졌어요. 일 자체가 행복이자 취미가 되다 보니, 이제는 건강을 잃지 않는 방향으로 살려고 노력해요. 저는 ‘완전연소’라는 말과 내가 할 일을 하루하루 채택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좋은 방법으로 열심히 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뿌듯하게 잠드는 하루하루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원장님의 장기 및 단기 목표는 무엇인가요?     


장기 목표는 한의학을 통해 세계인이 더욱 건강해지도록 돕고, 삶의 질을 탁월하게 만들기 위해 계속 나아가는 거예요. 단기 목표로는 제가 현재 두 권의 책을 집필 중인데, 먼저 난치성 안면 질환에 대한 책을 잘 마무리하는 거예요. 저번에 출간한 『이명 난청 완치설명서』가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아 건강 분야 베스트셀러를 유지 중인데, 난치성 안면 질환에 대한 책을 통해 구안와사나 삼차신경통 등에도 한의학이 하는 역할이 있음을 환자분들께 전하고 싶어요. 두 번째 책은 최근에 생긴 꿈에 관한 책이에요. 지난 12월에 미국에 다녀왔는데 거기서의 경험을 통해 ‘세계 속의 한의학’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세계인들에게 ‘한의학은 이런 거야’라고 알려주는 대중적인 책을 영어로 써봐야겠다는 꿈이 생겼어요. 그래서 단기 목표는 그 두 가지 책을 잘 써서 제가 생각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거예요.


Q. 미국에 다녀오시면서 어떤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많은 것들이 기억에 남긴 하지만, 제가 검색해서 찾아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한의원의 원장님이 제 책을 읽고 계셨을 때 깜짝 놀랐어요. 그곳에서 미국 한의사들 혹은 한의 클리닉을 운영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우리나라에는 특화 한의원이나 한의원의 브랜드에 대한 개념이 있지만, 미국은 단순히 침 맞으러 가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그런 점들이 한국에 비해 미국에는 한의학의 가치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어느 나라든 한창 경제 발전 중이어서 아직 소득과 문화 수준이 낮을 때는 사대주의가 들어와요. 그래서 선진 문명을 우러러보고 선진 문화를 최고로 여기게 되는데, 이후 나라가 계속 발전하여 의식이 성장하고 문화 수준이 향상되면 자국에 대한 인식과 애정이 커지기 마련이에요.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그런 조건과 환경이 되면 그렇게 변화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어요.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문화가 지금보다 더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한의학에 대한 평가가 더 높아지리라고 생각해요. 결국 인간의 집단 문화 특성상 자기 고유의 것을 좋아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추후에 문화의 변곡점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 변곡점에 앞서 말씀드린 책들이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어요.

  또 미국에 가보니, 우리나라가 의료 천국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피부로 느꼈어요. 직접 가서 보니 그곳 사람들은 한의학에서 다루는 내용들에 목말라하고 있고 또 정말 좋아하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의료혜택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사회계층에서도 그러한 니즈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죠.
 
Q. 그럼 해외 진출의 꿈이 있거나한의원 지점을 더 내실 계획도 있으신가요?     


현재 지점을 더 낼 계획은 없어요. 앞으로는 모르죠. 부원장님들 채용 공고를 내면 개원의분들의 프랜차이즈 혹은 네트워크 가맹 문의를 받을 때가 종종 있지만, 저는 아직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계획이 있지 않아서 일괄적으로 거절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프랜차이즈로 확장하는 것보다는 한의학을 수출해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외국에 클리닉으로 진출할지 브랜드로 진출할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국내보다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에요. 지금도 외국 환자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이런 한의원을 일본이나 미국에도 내달라고 이야기하시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왔을 때 ‘이것이 한의학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아이콘이 되는 것을 꿈꾸고 있어요. 먼저 문화적으로 다가가서 외국인들이 한의학을 경험하게 하면, 추후에 해외에서 사업적으로도 한의학을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갈 길이 멀어서 정말 바쁘긴 하지만, 이게 현재 그리고 있는 그림이에요.
 
 Q. 마지막으로 대만드가 다음에 만나 뵈면 좋을 것 같은 분을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천인지 한의원의 박우희 원장님을 추천해요. 저도 성함만 알고 있다가 이번 미국 여행으로 알게 된 원장님이세요. 박우희 원장님은 암이나 백신 후유증 관련 케이스를 많이 보유하셔서 대만드와 공유하고 싶으신 내용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누구보다 치열한 시간을 보내면서, 끊임없이 한의학의 가치를 알리고자 노력하시는 민예은 원장님의 이야기는 대만드 동물들에게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한의학을 보다 가치있게 바라보도록 해주신 민예은 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대만드 동물들의 진로 탐방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interviewer. 앵무새, 낙타, 유니콘

writer & editor. 앵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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