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로 입증하는 다이어트, 강병수 한의사

by 대신만나드립니다
강병수 연구소장님은 한의 다이어트 진료를 데이터와 근거 위에서 다시 설계해 나가고 계십니다. 작년 9월, 원장님이 계신 한의원에서 직접 만나 뵈며 체질, 생활습관, 대사 상태를 함께 고려하는 다이어트 접근과, 지속 가능한 감량을 위한 연구 방향에 대해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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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전문의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학사 졸업

동신대학교 한의학과 석사 졸업

現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피부외과 외래교수

現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 정보제공자(IP)

前 춘천한방병원 일반수련의 수료

前 목동동신한방병원 전문수련의 수료

前 원주시 보건소 건강증진과 장애인 방문건강관리 공중보건의사

前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 대외협력이사

前 다이트한의원(서울점) 진료원장


[들어가며]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다이트연구소 연구소장 강병수라고 합니다. 가천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목동 동신한방병원에서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 전문의를 취득했습니다. 공중보건의사 군 복무 이후에 다이트한의원 서울 본점에서 다이어트 진료를 하다가, 올해 6월부터 연구소로 발령 받아 지금은 연구소장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 작년부터는 가천대학교 한의 외과 피부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개이다 보니 약력 중심으로 말씀드렸는데, 사실 관심사가 다양합니다. 스쿠버 다이빙이 취미이고,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합니다. 또 술을 좋아해서 10년 넘게 크래프트 비어를 즐기고 있고, 덕분에 맥주 양조사 친구들도 많아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Q: 요즘 원장님의 일과나 일주일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지금 연속으로 14일째 출근을 하고 있고요.(웃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 6월부터 연구소에 발령을 받아서 진료는 안 하고 연구소 업무만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가운을 석 달 만에 입었어요. 연구소는 올해 6월에 처음으로 설립했습니다. 연구소 업무로는 임상 연구를 설계 및 진행하고, 각종 교육을 하죠. 우리 한의원 참관 교육의 교육 자료를 만들거나 직접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신규 제품 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 같은 경우에도 라인업이 있는데, 마케팅팀과 함께 개발하고 있고요. 출장도 자주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교육도 들어요.

요즘에는 연구와 강의 준비에 특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학 강의 외에도 유네스코 고등교육혁신센터(UNESCO-ICHEI)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IIOE(International Institute of Online Education)를 통해 배포될 Healthy Lifestyle Coach(HLC)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주제로 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제가 맡은 부분은 한약과 영양학을 접목한 콘텐츠입니다. 이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주말에는 싱가포르로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고, 최근엔 이 프로젝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연구자로서 제 역량이 정체되지 않도록 AI나 약리학 같은 분야의 교육도 꾸준히 받고 있어요. 연구와 교육,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병행하다 보니, 매일이 배우고 시도하는 과정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굉장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Q: 유네스코 강의는 어떤 분들이 듣나요?


A: 전 세계 분들이 무료로 들을 수 있어요. 유네스코의 목적 중 하나가 전 세계의 GDP 높은 나라들의 후원금을 통해서 개발도상국까지 교육이 퍼지게 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후원을 받아서 저희가 강의를 하면, 보건의료계 관계자들, 영양학 관계자들, AI 기술 관계자들, 나아가 일반인도 들을 수 있어요. 물론 전문가들도 수강할 수 있는 강의라 내용의 깊이나 수준에 특히 신경을 쓰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부 시절]


Q: 학부 시절 때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학부 시절 원장님의 가장 큰 관심사나 고민거리는 무엇이었나요?


A: 연구소장을 하고 있으니까 학부 시절부터 엄청 연구에 관심이 많았을 것 같겠지만 사실 전형적인 연구형 학생은 아니었어요. 저는 수업을 마치고 남산당 동의보감을 해석본 없이 일주일에 두세 번 1시간 반 정도씩 공부를 하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현재 교과서 자체가 동의보감을 목차별로 잘라서 과목이 설정돼 있는 시스템이잖아요. 그래서 쪼개져 있는 것을 통합적으로 보고 싶어서 그렇게 했어요. 당시에는 연구를 직접 하지는 못했지만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하는 것은 좋아했습니다. 자료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친구들의 유급을 막아주는 방파제 같은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웃음)

저는 사실 게임도 좋아했습니다. 카오스, 롤 좋아했고요. 그리고 본과 3학년 때 예과 1학년 신입생들이랑 밴드를 했어요. 본3 때 신입생 환영회를 갔는데 신입생들과 친해져서 4월에 ‘April’이라는 밴드를 결성했어요. 1년 동안 준비를 열심히 해서, 1년이 지난 뒤 본과 4학년 때는 3월에 홍대에 가서 공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가장 큰 고민은 학과 외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의대, 공대를 동시에 붙고 한의대를 선택했는데 왜 한의대 입학점수는 계속 떨어질까?’하는 거시적인 고민이었죠. 이러한 고민을 나누고 싶었는데 학교 안에는 나눌 사람이 부족한 것 같아 외부 활동을 했어요. 현재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에 계신 김윤나 교수님이 페이스북에 ‘나는 한의대생이다’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었고 제가 합류해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를 운영했습니다. 대만드는 인터뷰를 통해서 진로 탐색을 한다면, 저희는 방학 때 특강을 통해서 한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지만 다양한 분야로 가신 분들을 초청해서 소개하는 식으로 활동을 했었어요. 다른 학교 학생들과 진로와 교육을 주제로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당시에 가지고 있던 고민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본3, 본4때쯤 되어서 연구에 관심이 생겼어요. 본3 때 서울에서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를 했어요. 그래서 자원봉사자로 지원해 통역과 안내를 했습니다. 본4 9월에는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및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에 참여했어요. 그런 학술 대회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 당시만 해도 학생이 직접 논문을 써보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유명한 분들이 강의를 하시면, 들으면서 ‘나도 저기에서 강의해 보고 싶다’, 포스터 발표가 있으면 ‘나도 저기에 포스터를 한번 내보고 싶다’라고 본과 3, 4학년 때 처음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전혀 생각을 못 했고요.


Q: 하신 활동 중에 원장님께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활동은 무엇인가요?


A: 앞서 언급 드린 고민거리를 해결하려고 시작했던 ‘나한의(나는 한의대생이다)’ 활동이 저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요. 사실 학부생 때 모이면 그냥 노는 것으로 끝나기 쉽잖아요. 그런데 나한의 활동을 통해서 개인의 노력이 모이면 거시적인 문제의식이 공유될 수 있고, 나아가 주류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요. 조금 거창하긴 하지만,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인 치열한 고민의 장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때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이랑 현재도 자주 만나 있어요. 10여 명인데,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를 비롯해 김윤나, 추홍민 원장이 한의과대학 교직에서 조교수,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김윤나, 오지홍, 주성준, 추홍민 원장 등 여러 멤버가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일반적인 한의사 집단보다 교직 진출이나 전문의 과정 선택 비율이 훨씬 높았던 것도 이 모임의 특징입니다.

전문의가 많은 것은, 고민하다 보니 전문의를 통해서 연구도 하고 어떠한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식으로 흘러가서인 것 같아요. 같이 공동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추홍민 원장님이랑은 SCI 연구도 같이 여러 개 했고, 앞으로도 진행할 예정이고요. 그래서 나한의 활동이 제 진로와 가치관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전문의]


Q: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 전문의 과정을 선택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처음부터 선호해서 온 것은 아니었어요.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은 제 의지와 현실이 함께 얽혀 만들어진 결과였죠. 당시에는 하고 싶은 게 있었던 게 아니라, 점수 맞춰서 썼던 거고 마찬가지로 전문의를 하게 될 때도 과목에 대한 선호가 있어서 선택한 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인턴을 하게 되면 여러 과를 다 돌면서 환자 병동 환자 관리도 하고 교수님들 안 계실 때 외래 커버도 하면서 교수님들이 쓴 처방도 보고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전문의를 하게 된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춘천 한방병원에서 인턴을 하고 레지던트는 목동 동신한방병원으로 갔었어요. 사실, 전기 병원 인턴 면접을 보면서 ‘인턴으로 채용 후 1년 지나고 과를 선택할 때 원하는 과에 못 가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때 ‘어떤 과를 가든 열심히 하겠습니다.’가 모범 답안인데, 저는 솔직하게 ‘제가 원하는 과를 못 가게 되면 군대를 갔다 와서 다시 지원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당연히 떨어졌죠. 어떤 교수님이 그런 학생을 뽑겠어요. 그 당시에는 제가 전혀 몰랐죠.(웃음) 그래서 탈락으로 이제 이어졌고, 후기 병원 지원을 위해 레지던트를 뽑는 병원을 써야 하는 상황이 왔어요. 저는 그때 8개 과 중에서 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과를 제외하다 보니까 남는 게 한방 내과와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 두 개였습니다.

두 번째 선택의 기준은 ‘대학교 병원, 그중에서도 수도권 쪽 병원으로 가고 싶다.’였어요. 그러던 중 목동 동신한방병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는 셋 다 로컬에서도 잘 나가는 과들이니까 나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피부 미용 의료기기가 한의사에게도 풀렸는데, 당시에 이런 기기들을 언젠가 한의사가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러한 이유로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들어보면, 당시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제 진로를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전문의로서의 경력이 현재 다이어트 진료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현재 연구소로 발령받아서 연구하고 있는데, 사실 이 연구소 조직이 생기기 전부터 혼자 계속 연구를 하고 있었어요. 원맨쇼를 한 거죠.(웃음)

연구할 때, 가치가 있는 연구 자료가 되려면 Scale(척도)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해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 시스템), 혹은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 의료 기록)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CRM이라는 것은 시간 순서대로 환자들을 레고 블록처럼 놓아서, 이 환자는 몇 시에 오고. 이 환자는 몇 시에 오고.. 이런 식으로 기록하는 거예요. 성형외과나 피부 관리하는 곳에서 많이 쓰는데, 우리 한의원은 시간대별 환자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CRM이라는 프로그램을 쓰고 있어요. 이런 CRM이나 EMR에 Scale 기록이 없으면, 논문에도 Scale이 들어가지 못해 환자의 객관적인 호전 정도를 보여줄 수가 없어요. 환자 데이터를 객관적인 수치로 남겨야 연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쌓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는, 전문의 과정에서 환자분들을 보며 연구를 설계하는 마인드를 길렀던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전문의 과정 중에 연구를 하면서 ‘연구 데이터로서 가치 있는 자료가 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를 체득한 경험은 지금도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전체적인 한의원의 시스템 개선에 도움을 드릴 수 있고요. 또 ‘안이비인후피부과’ 전문의로서의 경험도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 약을 먹고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인 ‘약진’에 대해 임상적으로 조언할 수 있고, 환자 맞춤형 관리 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른 원장님들 환자에게 약진이 발생한 경우에도 제가 조언드리기도 했고요. 더 나아가 건선과 같은 피부 자가면역 질환과 비만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실제로 해당 환자들의 감량을 제가 직접 주치의로서 돕기도 했습니다.


Q: 전문의 취득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저는 전문의 과정에서 한의계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거시적인 문제들을 고민하고, 연구를 통해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여러 연구자의 성과가 축적되면서 한의학에 대한 신뢰도가 점차 높아지고, 그 신뢰가 다시 새로운 연구를 촉진하는 긍정적인 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즉, 전문의 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그 연구가 한의학 전체의 신뢰와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저에게 전문의 과정은 한의과대학 졸업 후 임상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동시에, 한의계의 거시적인 문제를 고민하며 연구로 기여할 수 있는 길이었기에 선택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래서 한의계의 거시적 문제와 발전 방향에 관심 있는 분들이 전문의 과정을 선택하면 더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전문의 제도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자면, 한의사 전문의는 한의계 전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방병원이나 요양병원을 운영하려면 전문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병원에는 과가 있어야 하고, 과는 전문의 제도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전문의가 없으면 한의사들은 한의원만 운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전문의 제도는 한의학이 병원급 의료체계 안에서 전문성을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학생에게 전문의 과정을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해외 교류나 학술 활동에 관심이 있고, 1인 한의원을 넘어 더 큰 꿈을 꾸는 학생이라면 전문의 과정은 분명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동네 한의원을 통해 환자들과 교류를 나누는 것은 이 지역의 주치의로서, 1차 의료로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전문의 과정은 해외 교류나 학술 활동을 하고 싶거나, 더 큰 목표를 가진 분들에게 더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디를 가더라도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인된 자격이 있으면 교류가 훨씬 원활해지거든요. 저도 석사 과정을 거쳤는데, 나중에 시간강사로 일할 때 보니 최소 자격 요건이 석사더라고요. 석사 과정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는 의미 있는 기반이 된 것처럼, 전문의 과정도 학술 활동이나 해외 교류를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큰 뜻과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라면 전문의 취득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원장님께서 저술하신 논문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는 무엇이었나요?


A: 제 첫 교신저자 SCI 논문이기도 해서 그 연구 얘기를 드려야 될 것 같아요. 논문을 완성하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요. 또 ‘논문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얘기를 해 주셨는데, 저는 이제 갓 30개 정도 되기 때문에 학부생분들 입장에서는 많아 보이겠지만, 사실 임정태 교수님처럼 270개, 280개 쓰신 분들도 있어요. 저는 그런 분들과 같이 연구하다 보니까 항상 겸손해질 수밖에 없어요.(웃음) 훌륭한 연구자분들이 많아요. 추홍민 원장님, 권찬영 교수님, 임정태 교수님처럼 워낙 훌륭하고 논문 편수도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그래도 로컬에 나와 있는 사람 중에서는 많은 편이긴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공보의 시절만 해도 대학병원의 임상교수가 꿈이었기 때문에, 전문의 취득 이후에도 연구비 지원을 받지 않고 논문을 많이 썼어요. 최근에도 화상치료를 전문으로 하시는 자연재생한의원과 논문을 썼고요. 로컬에서 이루어지는 한의학을 활용한 화상 치료가 전 세계에 알려지면 좋은 거잖아요. 그렇게 한의계가 잘되면 좋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논문을 썼고, 석사 논문도 화상을 주제로 썼어요. 그 연구도 사실 임정태 교수님께 연구 설계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나이지리아의 속담이 있잖아요? 저 역시 연구를 시작해서 연구소장이 되기까지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지금 소개해 드릴 논문을 쓰게 된 배경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제가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회의 대외협력이사를 2년 넘게 했어요. 당시 이사 일을 맡고 있었을 때, 당시 이슈가 되던 장애인 주치의에 대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2018년이었는데, 그때는 장애인 주치의로 의사만 들어가 있었고, 몇 년 뒤에는 치과의사도 포함되었죠. 한의사는 아직도 배제된 상황입니다. 당시에 토론회에서 한의사 단체와 장애인 단체들이 ‘장애인 주치의제에 한의사를 포함해 달라’고 요구를 했어요. 여러 단체에서 근거를 들면서 국회의원을 설득하는 자리였는데, 토론회가 끝난 후의 식사 자리에서 이런 말을 들었어요. ‘우리는 근거가 있어야 움직인다’라는 거예요. 당시 한의사협회에서 근거로 제시한 것은 한의사협회에서 작성한 보고서였어요. 그렇지만 한의사협회는 한의사의 권익을 신장하는 이익 단체이니 이 보고서는 협회의 이익에 맞게 쓰일 수밖에 없었죠. 그렇다 보니 ‘이익 단체의 보고서로는 우리가 움직일 수 없다’는 말을 들은 거고요. 그래서 정치나 정책은 근거 위에서 움직인다는 점을 깨닫고, 그 연구 근거를 만드는 작업을 전문의인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로컬에 나온 다음에는 이런저런 제약이 생겼지만, 임기가 있던 공보의 시절에는 제약이 없었잖아요. 3년이 지나면 끝이기 때문에, 나가기 전에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보건소장님께 이런저런 요청을 많이 드렸어요.

그렇게 임정태 교수님과 함께 연구를 설계하고, 3년 정도 걸려서 <EXPLORE>라는 SCI 저널에 게재했어요. 사실 임정태 교수님 입장에서는 반년 정도면 끝내실 수 있었을 거예요. 교수님께서 저를 기다려주셔서 3년이 걸린 거죠. ‘원장님 method 부분 써서 와주세요’ 하실 때도, 그냥 써오라는 것이 아니라 잘 쓴 연구들을 샘플로 주시면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참고해야 할지, 이런 것들을 알려주시면서 거의 가르치다시피 하신 거죠. 저를 기다려주시고, 교정도 해주신 덕에 오래 걸렸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 하고 있는 여러 후향적 연구들도 그때의 경험 덕분인 것 같아서 항상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 전에도 쓴 논문들이 있지만,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었던 연구는 장애인 주치의 연구라고 생각해요. 장애인 방문 진료를 제가 직접 했고, 뇌 병변 질환과 지체 장애의 두 군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어요. 장애를 심한 정도에 따라 ‘심한 장애’와 ‘심하지 않은 장애’로 나누는데, 그중 방문 진료가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한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 해당하는 분들 중에서 대상자를 선장하고, 만족도를 비롯한 스케일 체크를 직접 했어요. 일일이 하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린 것도 있습니다.


[다이트연구소 연구소장]


Q: 6월부터 다이트연구소 연구소장으로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연구소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소장으로서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시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다이트한의원은 한의 다이어트 분야에 집중해서, 체질 개선에 기반한 건강한 감량 치료를 연구하고 실천해 온 의료 기관입니다. 그렇지만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은 임상은 사상누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모든 의료기관은 생-장-화-수-장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고요. 저희는 항상 자생한방병원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데, 그곳이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것도 R&D에 대한 굉장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이트한의원의 풍부한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지속적인 R&D를 통한 한의 다이어트의 객관화, 산업화, 세계화를 목표로 연구소가 설립되었습니다.

업무에 대해서는, 제 1주일 일정과 좀 비슷합니다. 구체적으로 나누어보면, 먼저 임상 연구와 지식 자산화 관련 업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약이나 신제품을 개발하고, 그 제품과 관련한 특허 출원을 준비하는 일들이 포함됩니다. 아직 연구소를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아 실제 실행 단계는 아니지만, 앞으로 이러한 업무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학술대회 및 학술 교류 업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의 경우에는, 저희가 자체 앱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앱 개발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사진을 찍으면 음식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위해 AI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어요. 또한 저희가 영양사분들을 고용해서 4년 넘게 환자들을 밀착 코칭한 바가 있습니다. 이 데이터들을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영양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챗봇도 개발했습니다. 교육 표준 컨텐츠 제작 또한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직원 교육도 포함됩니다. 일반적인 한의원에서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와 일을 하시게 되는데, 저희는 미용이나 다이어트 등에 집중하기 때문에 상담실장님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의료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상담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에 대한 의학적인 교육에 사용할 컨텐츠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한의원으로 교육을 받으러 오는 학부생을 위한 컨텐츠나, 저희가 학술대회에서 강연할 때 사용하는 컨텐츠도 제가 만들고 있고요. 이렇게 4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 사실 출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1인 연구소이기에 제가 걷는 길이 곧 새로운 방향이 되는 측면이 있어요. 제가 새로운 분야의 일을 시작하면 다섯 번째 새로운 카테고리가 추가되는 거죠. (웃음)

다이트 연구자 모임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전국 한의학 학술대회에서 포스터 발표자 모집 공고가 나면 제가 올리기도 하고요. 올해부터는 저희가 전문의를 주로 채용을 하고자 해서, 이분들이 앞으로는 입사할 때부터 1년에 2편 정도씩은 논문을 쓰도록 하고자 해요. 제가 여러 지점 원장님들의 연구 진행 상황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논문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은 제가 연구 주제를 드리기도 합니다. 데이터를 모아서 드리기도 하고, 문헌 연구의 경우에는 제가 가천대 겸임교수이니 가천대 중앙도서관을 통해 선행 연구 정리를 해드리기도 하죠. 예전에는 다이트 한의원 천안점의 대표원장이신 손지영 원장님과 함께 했었고요. 제가 처음 연구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도움을 드려야죠. 여러분도 입학했을 때는 선배들과 밥약으로 많이 얻어먹었으니까, 지금은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시는 것처럼요.


Q. 현재 가장 집중하고 계신 연구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A : 지금 집중하고 있는 건 연속 혈당 측정기(CGM,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입니다. 이걸 활용한 연구가 경희대 한의과대학 부속병원 신장내분비내과교실에서 쓴 것을 제외하면 한의계에 거의 없다고 알고 있어요. 앞으로는 웨어러블 기계처럼 용이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계들의 역할이 커질 텐데 , 선행 연구로서 많이 논문을 써 두어야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연속 혈당 측정기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가 혈당을 관리하는 프로그램도 많이 있고, 실질적 효과를 보고 있는데 연속 혈당 측정기를 붙여 정확히 얼만큼 좋아진 건지, 혈당 스파이크 횟수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보여주는 연구를 해보고 싶어요.



[다이어트 진료]


Q: 다음으로, 다이어트 진료를 시작하신 후, 원래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던 바와 다른 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다이어트 진료를 시작하기 전까지 다양한 진료를 경험했습니다.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서 수련을 마쳤기 때문에, 당시에는 전공에 맞는 환자들을 주로 진료했습니다. 공보의 시절에는 3년 내내 장애인 방문 진료를 했고, 이후 소람한방병원에서는 암 환자 진료를 담당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요양병원 야간 당직도 경험했습니다. 다이어트 진료는 미용 진료라는 점에서 이전 진료와 성격이 달랐지만, 베테랑 원장님들과 함께 근무하며 빠르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진료를 하기 전에는 막연히 마황으로 교감신경을 항진시켜서 살을 뺀다고 생각 했는데, 실제로는 마황만으로는 감량이 더딘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제형도 마찬가지로 환제 하나로만 잘 되는 것이 아니니, 탕제도 처방하기도 하고, 연조제와 같은 다양한 제형으로 처방하고 있습니다. 또 마약성 식욕억제제나 GLP-1 제제 등이 남용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마다 비만의 원인은 다양한데, 왜 솔루션은 하나인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삭센다를 쓰다가 요즘에는 위고비를 쓰고, 위고비로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마운자로를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마운자로가 나온다고 하니 위고비를 세일하고 있고요. 이런 것을 보고 처방 연구를 하면서, 환자 개개인의 비만 원인에 맞춘 맞춤형 치료를 실천하는 연구자가 되어야 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Q: 다양한 처방을 연구할 수 있는 것도 한의사가 다이어트 진료에서 갖는 메리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 그렇습니다. 의과 같은 경우에는 당뇨를 예로 들면, 정말 많은 당뇨약이 있습니다. 혈당을 낮추면 되는데, 수십 가지의 약이 있어요. 이렇게 계속 신약이 개발된다는 것은 특정 약에 반응하는 환자도 있지만 반응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약의 경우 다양한 제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구성된 한약 처방을 하는 순간부터 여러 기전을 동시에 타겟으로 할 수 있어요. 의과의 경우에는 여러 약을 처방하면서 약만 먹어도 배부른 상황이 오기도 하는데, 한약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처방이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한의사의 다이어트 치료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몸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지속 가능한 감량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만은 대사· 호르몬·생활습관·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힌 질환이기 때문에, 획일적인 처방이 아닌 맞춤형 처방을 통해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한의사는 문진과 체성분 분석 등 다차원적인 진단을 통해 환자의 비만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한약·약침·생활 코칭을 제공합니다. 원인별로 전략을 달리할 수 있다는 점이 한의학 다이어트 치료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음으로,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일단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선택한 다이어트 방법이 자신의 몸과 생활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약이어도 일단 환자가 먹어야 흡수가 됩니다.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도 환자가 자신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서 그 방법을 계속 지켜나가야 효과가 있는 거고요. 아무리 좋은 방법이어도 환자가 거부하게 되면 소용이 없습니다. 한의 다이어트 역시 본인에게 맞지 않는 분들이 있을 수 있고, 그런 분들에게 강권할 필요는 없죠.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기 위해 과한 운동을 하거나, 극단적인 식단을 짜거나, 칼로리를 과하게 억제한다면 단기적인 효과는 당연히 있죠. 그렇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요요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 한의원에서는 환자들이 평생 유지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진짜 다이어트라고 말씀드리죠. 그 이후 환자의 체질과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서 맞춤 전략을 세우고, 직장과 가정생활 속에서도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식사와 운동 계획을 세워야 하죠. 그에 더해 전문가의 꾸준한 피드백이 더해지면 환자들의 의지가 떨어질 때도 계속 이어갈 힘이 되고요. 그런 측면에서 저희는 환자들에게 자체 앱을 통해 환자들에게 톡을 보냅니다. 다이어트를 잘하고 계시는지 일일이 톡을 보내요. 한 달에 한 번씩 약을 처방하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시험 보러 오셔야죠’ 하는 느낌으로 연락을 보냅니다. 직원이 하는 경우도 있고, 제가 직접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Q: ‘이런 한의사가 다이어트를 진료하면 좋겠다’ 싶은 요소나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생활 전반을 설계한다는 측면에서, 한의사가 갖춰야 할 자질도 다른 진료 분야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추나를 전문으로 하려면 본인의 피지컬이 중요한 측면이 있지만, 다이어트 분야에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이어트 전문 한의사의 중요한 자질은, 첫 번째로 협동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양학의 측면에서는 한의사보다 영양사가 더 전문적일 것이기 때문에 다이트 한의원에는 영양사도 많이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파트와 협업하는 것이 필요해요. 영양사님과의 협업이 잘되지 않는다면 제가 영양 티칭까지 함께 해야 하니, 진료에 집중을 잘하지 못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협동심에 기반한 분업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 본인의 다이어트 경험이 있는 것도 좋아요. 본인의 다이어트 경험이 있는 분들이 환자들에게 신뢰를 받기 쉽습니다. 다이트 한의원 대표원장이신 방민우 원장님도 그렇고, 아까 말씀드린 천안점의 손지영 원장님도 마찬가지인데, 홈페이지에 본인의 Before & After 사진을 소개해 두고 있어요. 이런 분들은 다이어트 과정에서 본인이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고충에 공감하는 게 있으신 것 같아요.

세 번째로, 공감 능력과 동기부여입니다. 이건 단순한 성격적인 특성이 아니라 환자와 진심으로 대화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저는 MBTI가 T인데, T 나름의 공감을 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먹는 데 돈 쓰고 빼는 데 돈 쓰는 이 악순환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식으로 솔직한 메시지를 드리며 동기부여를 해왔습니다. 다이어트를 주로 진료하는 한의사에게는 이런 공감 능력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또한 다이어트는 마라톤과 같아서, 환자들이 포기하지 않게끔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격려의 말도 필요해요. ‘왜 이렇게 하셨어요?’라던가, ‘제가 먹지 말라고 했잖아요!’라는 식으로 진료하면 안 됩니다.


Q: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학생이 학부 시절에 어떤 공부를 하면 좋을까요?


A: 제가 연구소장을 하고 있으니 예과 때부터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잖아요. 제가 07학번이니 18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연구소장이 될 거니까 연구만 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람은 누구나 지름길로 가는 것을 원하지만, 당시 제가 했던 여러 경험이 모여 지금의 제가 된 것이기도 하고, 하나하나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도움이 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께서 너무 지름길로 가고자 하는 것은 피하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다이어트 진료는 넓은 시야로 접근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본과 과정에서 배우는 여러 전공 과목을 잘 공부하셔야 하겠고, 영양학이나 운동생리학, 심리학과 같은 인접 분야도 공부하시면 좋습니다. 다만 이런 학문들은 졸업한 다음에 하셔도 괜찮고요. 그리고 학생들께서 석박사 학위를 한의학이 아닌 다른 분야로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의학 학사를 받고 한의사 면허가 생긴 뒤에 한의학 석사, 박사가 되는 것 또한 물론 의미 있지만 그래도 다른 분야의 학위에 도전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비만은 단순한 체중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생활습관·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입니다. 그리고 환자분들도 공부를 많이 해요. 최신 다이어트 트랜드를 다 알고 내원을 하죠. 예를 들어 환자가 ‘에사비 다이어트는 어때요?’라고 물었을 때 전문가로서 확실히 답을 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다이어트가 떴다고 하면 거기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공부해야 그 다이어트 방법에서 어떤 부분은 도움이 되고, 어떤 부분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알려줄 수 있어요. 좋은 부분만 취할 수 있도록 티칭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트랜드에 민감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한의원이 가천대, 경희대, 동국대 본과생 대상으로 ‘학부생 임상 참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올해도 3개 학교 학생들이 와서 듣고 갔어요. 내년에는 대상으로 하는 학교를 더 확대하려고 하는데, 이런 경험을 통해서 진료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다보면 진로를 탐색하는 데 도움도 되실 거예요.



[다이트 한의원]


Q: 최근 2월에 있었던 다이트 학술 대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다이트 학술대회는 다이트한의원 개원 4주년과 다이트 슬림약침 출시를 기념해 2025년 2월 경희대학교에서 처음 개최됐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쌓아온 데이터들이 논문으로 하나둘 축적되었지만, 외부 공유 없이 이 데이터들을 통해 혼자 의미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이런 데이터들을 외부로 공유하고, 여러 외부 연구자들과 협업해 더 퀄리티 높은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어 관련자분들을 모셨습니다. 단순히 내부 성과를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함께 만들어 가자는 협동 연구의 출발점으로 기획했습니다.

첫 학술대회에는 원광대 임정태 교수님, 경희대 양웅모 교수님, 마포홍익한의원 추홍민 원장님 등 외부 연사분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내 주셨고, 다이트 내부에서는 연구소장인 저를 비롯해 손지영 천안점 대표원장님이 발표를 맡았습니다. 100 여 명의 한의사, 한의대생, 연구자들이 참석해 지방층 초음파 유도 약침, 맞춤형 한약 전략, 디지털 기반 환자 관리 등 실무 중심 주제를 활발히 논의했죠. 앞으로도 국내외 연구자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학술대회의 규모와 영향력을 키워 비만 및 유관 질환군의 치료를 과학화·표준화하는 국제적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자생국제학술대회(AJA, Annual Jaseng Academic International Conference)를 롤모델삼아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Q. 다이트 한의원이 갖는 가장 큰 특징과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가 경쟁만 만연하던 다이어트 진료에서, ‘체질 개선’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분 한 분의 체질, 생활 습관,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치료 방향을 세우고요. 처방도 몇 가지 정해진 것만 쓰는 게 아니라 혈당 문제, 변비, 부종, 위장 불편, 갱년기 증상 등 다이어트를 하면서 환자가 가지고 있던 불편했던 부분까지 함께 해결하고자 합니다. 환자에게 꼭 맞는 조합을 찾아서 맞춤 설계를 하는 게 이제 다른 다이어트 한의원들과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하고요.

아까 ‘안이비인후피부과 전문의로서의 경험이 다이어트 진료에 어떤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서도 자가면역 질환을 예시로 들었었는데, 이런 자가면역질환의 만성기는 허증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녹용을 포함한 처방이라던가, 인삼양영탕, 보중익기탕, 사물탕, 육군자탕 같은 보하는 성질의 약들도 다이어트에 활용합니다. 허증 처방을 다이어트에 쓰는 거죠.


[대만드 공통 질문]


Q. 앞으로 몇 년간 원장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우리 한의원은 객관화, 산업화, 세계화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걸 위해서 연구소가 필요했던 거고요. 개별 한의사들의 경험 또한 중요하지만, 경험에만 의존해 오던 방식을 벗어나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분석해서 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연구소를 중심으로 R&D를 강화하고, 학술 대회와 논문을 통해서 연구 성과를 꾸준히 공유할 계획입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는 글로벌 진출입니다. 저희 한약제제가 할랄 인증을 획득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문화권 환자들한테 한약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동아시아 쪽은 이미 좀 많이 가고 있고, 특히 중화권에 좀 많이 가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한국국제의료협회(KIMA)에 가입했는데, 30여 개 회원 의료기관 중 한의계에서는 자생한방병원과 저희가 유이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다이어트 치료의 가능성을 알리고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도약하는 것이 비전과 목표가 되겠습니다.


Q. 인생의 그래프를 그린다면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언제인지 그리고 극복 방법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뿌듯했던 순간은, 작년 ICMART에서 거기서 포스터 어워즈 14명 중 한 명으로 수상했던 일입니다. 그리고 그 포스터 내용을 논문으로 써서 일주일 전에 SCI 논문이 나왔고요. 학생 시절 ICOM과 ICTAM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언젠가 국제 학술대회에서 나의 연구로 인정받고 싶다’ 이런 꿈을 막연히 꿨었는데, 포스터 247건 중에서 상위 14개에 선정되니까 꿈을 이룬 기분이었어요. 이때 뿌듯함을 많이 느꼈던 것 같고요. 인생의 목표는 단기적으로가 아닌 중장기 계획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포스터 발표로 상을 받았으니까, 앞으로는 스피커로 서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고요.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공보의를 마친 직후인 2021년 4월쯤이었어요. 코로나가 한창 심각했던 시기였고, 저 역시 그 상황에 어떤 식으로든 기여하고 싶었어요. 공보의 기간 동안에는 장애인 주치의 제도를 위한 연구도 진행했습니다. 그 시기에는 오로지 ‘한의계의 미래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과 연구에만 몰두했어요. 하지만 막상 사회로 나오니 경제적 현실은 냉혹했고, 그제야 제 개인적인 미래에 대한 고민은 놓치고 있었던 걸 깨달은 거죠. 공보의를 마친 후에야 비로소 현실적인 고민들이 밀려오기 시작했어요.

불평하거나 회피하기보다는 스스로 돌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한동안은 금융이나 부동산처럼 현실적인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시기도 있었어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더 편하게 느꼈고, 특히 크래프트 비어를 좋아하다 보니 펍의 바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맥주 한잔하면서 논문을 쓰는 일이 많았죠. 그렇게 논문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하루가 훌쩍 지나버리곤 했어요. 그렇게 제 안의 작은 세계에 깊이 들어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산의 흐름이나 사회적인 변화에는 둔감해졌던 것 같아요. 그랬던 저를 돌아보며 시야를 조금씩 넓히기 시작했고, 그 과정이 결국 저만의 방식으로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 길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다이어트라는 새로운 분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조금씩 극복해 나갔습니다. 이 분야는 앞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고,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죠. 그런 과정을 거치며 지금의 연구소장 자리까지 이어질 수 있었고, 그 경험들이 결국 제 성장의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저는 성적이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입학 성적은 좋았지만, 졸업할 때는 중간 정도의 성적이었어요. 한의대 6년을 돌아보면서, 때로는 성적이 학생들의 진로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성적이 진로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경우를 주변에서 보면서, 평가가 학생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작용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현재 제가 맡고 있는 가천대 본과 3학년 피부외과 강의에서는, 학생들에게 성적을 보다 유연하게 부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한의사는 수많은 직업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한의사는 좋은 직업이지만, 너무 그것에 과몰입해서 ‘한의사=나’라고 동일시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한 발짝 떨어져서 이 직업을 바라보고 있어요. 이제는 한의사라는 직업도 제가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가기 위한 콘텐츠 중 하나로 느껴지고, 다음 연구나 프로젝트를 위한 소재로도 받아들이게 됐죠.

세상은 AI 도입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는 지금 있는 직업 중 많은 수가 사라질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의사로서 내가 어떤 길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더 큰 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면허를 활용해 환자를 진료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제는 그에 더해 이 면허를 통해 어떤 가능성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더 필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성적 이야기로 잠시 돌아가자면, 저 역시 한때는 수능 한 번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게 조금 안일한 생각이었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어요. 결국 중요한 건 졸업 이후에도 꾸준히 배우고 움직이는 힘인 것 같아요. 쓸모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이 길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는, 일단 이것저것 해보면서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이 결국 나만의 길을 넓히는 자산이 되어주더라고요. 저는 학부생 시절 ‘나한의’ 활동을 통해 정말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래서 후배 여러분께도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보기를 권합니다. 더 나아가 한의사들뿐 아니라, 다양한 직역의 사람들과 만나는 경험을 통해 더 큰 시야를 갖게 되길 바라요. 한 걸음 떨어져서 스스로를 바라보아야,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고, 어려운 순간에 문제를 풀어나갈 기회도 보이기 마련이거든요.

한의계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도, 해답은 한의사들 내부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외부의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고 시야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진짜 해답이 보일 수 있어요. 한의사만 모이는 커뮤니티 안에서 머무르기보다는, 밖으로 나가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더 큰 꿈을 꾸는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대만드가 다음에 만나보면 좋을 것 같은 분이 있을까요?


A: 대만드가 진로 탐색 프로젝트인 만큼, 조금 특별한 길을 걸어온 한의사분들을 소개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몇 분이 떠오르는데, 먼저, 제가 학생회장 시절 부학생회장을 했던 친구인 김채영 한의사입니다. 원래 서울대 의과대학원에서 연구를 하다가, 프랑스로 공동 연구를 위해 떠났고 지금은 파리의 연구소에서 뇌과학과 사이보그 관련 연구를 하고 있어요. 일론 머스크가 원숭이를 대상으로 뉴럴링크 실험을 하는 것과 유사하지만, 이 친구는 돼지나 쥐 같은 동물의 뇌에 칩을 삽입해 신경 반응을 연구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승민 한의사입니다. 카타르에 있는 KMC(Korea Medical Center) 소속으로 현지에서 진료하고 계시고, 제가 남산당 동의보감 공부를 할 때 함께했던 선배이기도 합니다. 경희대 05학번이고, 한의계의 국제 행사에도 항상 참여하시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시며 국제 경험을 가진 한의사로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 겁니다.

세 번째는 이현훈 한의사입니다. 제가 미래인재상을 받을 때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수상자 자격으로 함께 2023 일본 동양의학회 학술총회에 다녀온 분인데, 지금은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현재는 AI 기반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는 'ALLA(필명)'라는 친구입니다. 판타지 소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대표작인 『환생좌』는 네이버 웹툰으로도 연재되어 큰 인기를 얻었어요. 한국식 이세계물 장르를 창시하기도 했고요. 한의사이면서도 전혀 다른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사례로, 인터뷰에서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거예요.



Editor. 벨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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