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신만나드립니다 Jul 28. 2022

체육학도에서 한의사로, 김기현 원장님

프로 N잡러의 삶

'회사 밖으로 나온 한의사들' 프로젝트의 인터뷰! 연세대 체육학과를 졸업하시고, 한의사로 이직하신 김기현 원장님을 뵙고 왔습니다~ 한의사로서 스포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며, 건강한 음주 문화를 선도하고자 노력하는 원장님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김기현 원장님 이력

-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 석사 

- 연세대 체육학과 졸업

- (현) 산본중심한의원 진료원장

- (현) SBS 골때리는 그녀들 의무팀 의무요원

- (현) 요셉의원 무료진료 자원봉사 진료의

- (전) 리봄한방병원 진료원장

- (전) 서울센트럴요양병원 한방과장

- (전) 미올한의원 의정부점 진료원장

- (전) 김봉주한의원 진료원장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도에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교를 졸업한 5년 차 한의사 김기현입니다. 지금은 한의사 겸 바텐더, 소믈리에, 그리고 러닝 크루와 달마시안(달리고 마시는 사람들)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원장님의 일과,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A.  현재 산본에 있는 365 한의원에서 주 5일 진료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1주일에 4일은 9시까지 야간 진료하고, 금요일과 일요일은 쉽니다. 쉬는 요일인 금요일에는 한 달에 2번 정도 영등포 무료 진료소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요일에는 의무팀에 지원을 하러 가서 업무 봉사를 하는데 쉬는 날이 없네요(웃음). 


 그리고 한 달에 1~2번 정도 ‘달마시안’을 주최해서 사람들과 달리고 와인 시음도 합니다. ‘프립(Frip)‘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일정 비용을 지원받고 있어요. 러닝 크루 활동으로는 2018년 11월부터 꾸준히 주기적으로 양재천을 5~7km 정도 달리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양재천을 뛰고 왔어요(웃음). 같이 뛰는 분 중에 디자이너분이 계셔서 러닝 티셔츠도 만들어 주셨어요. 여러 분야 분들이 있으니까 말 안 해도 필요한 것들을 보완해주시기 때문에 감사하게 잘 활동하고 있습니다.

      


체육학과 & 한의사 이직


Q. 첫 전공인 체육학과를 선택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체대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운동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때 축구를 하고, 중3 때는 외국으로 교환 학생을 가서 농구를 배울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건강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체육학과가 비전 있다고 생각하여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엄청난 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면 후회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학창 시절 성적표랑 배치표를 기준으로 담임 선생님과 상담했는데 한의대는 성적이 안 되었고, 선생님께서 공대에 가라고 하셨지만 제가 가기 싫어했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Q. 한의사로 이직을 결심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A. 건강이란 컨셉을 가지고 체대에 진학했고, 대학교에서 여러 다른 전공 수업을 들었습니다. 의대 수업도 들었고, 생물학이나 물리학 같은 과목도 수강했죠. 그리고 운동 생리학, 운동 처방 과목도 들었는데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전공과목이 아니었지만, ‘치료적으로 발전시키면 좋겠다’ 혹은 ‘스포츠 팀닥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MEET(의학교육 입문검사)라는 시험 제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시험 준비를 하고 한의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주변 지인 중에 한의사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한의사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데 운동선수로서 필드에 나가지 못한다면, ‘의료진으로서 필드에 있을 방법’을 고민고 그쪽 분야로 진출하고 싶었어요. 부산대학교 한의전에 합격했을 때는 조금의 의구심을 가졌는데, 이후에 스포츠 한의학 수업도 듣고 팀 닥터 과정을 수료하면서 ‘한의학이 스포츠 분야에서 제공할 것이 많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한의학이 우리나라의 의학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 홍보 및 진출할 때도 더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서양의학을 가지고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보다, 한국인이 한의학을 가지고 세계에 나가서 팀 닥터로서 활동하면 경쟁력이 남다르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그래서 지금도 항상 그런 비전을 가지고 있어요.



Q. 그렇다면 한의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강점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한의학에는 무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진료할수록 더욱 느끼고 있습니다. 침, 약, 부항, 추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 치료, 음식에 대한 지도 등 해줄 수 있는 게 많아요.


 특히 한의사는 1차 진료에서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많은데, 그것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것이 각자의 역량입니다. 즉, 무기가 많고 그것을 잘 다루기만 한다면 좋은 진료를 할 수 있는 백그라운드를 갖추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Plan A가 안 되면 Plan B, C도 시도하듯, 약침으로 치료가 안 되면 도침으로 변경할 수도 있고, 또 안되면 추나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체육학과에만 있었다면 운동 처방이나 운동 치료만 했을 텐데, 한의사이기 때문에 운동 처방도 하면서 한방 치료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제가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도 있고요. 기본적으로 한의사라는 직업이 환자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Q. 두 번째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학부 시절에 어떤 학생이셨나요? 그리고 학창 시절에 기억에 남는 활동 혹은 고충이 있으셨나요?     

A. 저는 완전 외향적인 사람이라 웬만한 동아리 활동을 다 했고, 졸업준비위원회장(이하 졸장)까지 했습니다. 남들이 다 하지 않으려 하길래 제가 하겠다고 했습니다(웃음).


 졸장 활동이 힘들기는 했는데, 힘들었던 경험이 나중에 기억에도 남고 제 역치를 한 단계 올려준 것 같아요. 졸장을 하면 학생들의 고충을 맨날 들어야 하는데, 환자 볼 때도 그렇거든요. 나도 힘든데 환자는 더 힘든 상황들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졸장은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의 국가고시 합격을 위해 힘써야 하는데, 환자도 책임감을 가지고 낫게 해 드린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습니다. 힘들었던 활동이 오히려 나중에 나만의 무기가 된다는 것을 알면 좋겠습니다.

         


Q. 체육학과 전공으로서의 경험(이력)이 현재 한의사를 하면서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나요?         

A. 먼저, 체육학과도 사람의 몸을 다룬다는 점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해부학 공부를 할 때 이미 뼈나 근육을 다 외우고 있어서 공부가 수월했습니다.


 두 번째로, 치료 후에 운동법을 지도해줄 수 있기에 생활 주치의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 특히 젊은 분들이 필라테스나 헬스를 많이 하시는데 운동에 대해서 정확하게 티칭하고 스트레칭 방법, 근육 강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줄 수 있습니다. 저는 진료할 때 어떤 운동을 하는지, 일주일에 몇 번 하는지 등 그 사람의 생활을 물어보고자 합니다. 의사가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생활적인 것까지 함께하는 생활 주치의라는 생각이 들면, 나중에 내과 질환까지도 끌어낼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환자한테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드리는 과정에서 운동 치료/지도가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련해서 예전에 요양병원에서도 한 2년 정도 근무하면서 어르신들께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던 적도 있습니다. 누워 있는 어르신들께 혈 자리랑 지압법, 손가락 운동을 알려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이렇듯 레크리에이션 등의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그게 또 무기가 돼요.


 그러나 진료 시간 내에 해드릴 수 있는 부분들이 제한적이라, 나중에 제가 개원할 때는 “운동하는 한의원”이라는 콘셉트로 하려고 합니다. 지금도 동대문 쪽 한의원에 운동하는 공간들을 따로 만들어둔 경우가 있는데 아예 체육관처럼 피트니스 한의원처럼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들려고 구상하고 있습니다. 추나랑 운동치료도 하면서 북적북적한 에너지가 넘치는 곳을 구상하는데 잘 먹힐지는 모르겠네요(웃음).



Q. 실제로 젊은 환자분들이 많이 내원하시나요? 

A. 네 젊은 환자들이 많이 내원해요. 70%가 진짜 젊은 환자들입니다. 9시까지 야간 진료하면 퇴근하고 오시는 분들도 많고, 추나라는 게 메리트가 큽니다. 5분에서 10분으로 소요 시간은 짧고, 도수 치료와 비교해서 가격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는 것이 경쟁력이 큽니다. 그리고 치료 효과가 좋고 즉각적이고 눈에 딱 보이니까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십니다. 



Q.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의무지원과 관련해서, 스포츠 현장에서의 한의학 혹은 스포츠 한의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스포츠 현장에서의 한의학은 너무 경쟁력이 있고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선수들은 몸에 도움이 되고 퍼포먼스에 효과가 있으면 뭐든 합니다. 한의계의 스포츠 시장이 작아서 그렇지, 규모를 키우고 마케팅만 잘한다면 너무도 경쟁력이 있는 시장입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스포츠 재활을 하는 곳을 우연한 기회로 다녀왔는데, MBA 선수들이 하루에 200만, 300만원 내면서 치료받더라고요. Dry needling(침 치료), 물리치료, Cupping(부항) 등의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이처럼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 해외 선수들을 치료해 주는 것도 정말 좋은 마케팅 방법일 것 같습니다.


 골때녀 의무지원 현장에서도 스포츠 한의학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양방 정형외과에서도 지원을 왔는데 테이핑하고 그냥 진통제를 주더라고요. 저희 한의사 팀이 침 몇 번 놓아드리면 바로 좋아지고, 재진율이 올라가고, 계속 저희를 찾아주셨습니다. 선수들이 원하셔서 방송 측에서도 한의원 팀에게 계속 의무지원을 맡아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저희도 이제는 힘들어서 빼고 싶은데 작가님들이 저희를 안 빼주시네요(웃음). 골때녀뿐 아니라 요즘 방송하는 골프 채널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연예인들과 선수들을 만족시킨다면 ‘작가들이나 피디들’ 인식에 한의학이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환자한테 집중해서 만족시키면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어요. 한의대에 있을 때는 ‘이게 정말 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분명히 너무나 좋은 치료들이니까 자부심을 갖고 나가세요.


 또한, 제가 체육학과와 한의학을 전공했기에 스포츠 한의학이라는 분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체육을 하시는 분들도 점점 더 전문적으로 되어가고, PT나 필라테스도 이제는 그룹이 아니라 개인-맞춤형이 되어가고 있는데, 이는 저희 한의사들이 잘하는 분야이죠! 비싸더라도 나에게 더 좋은 것을 원하는 프리미엄 시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입니다.

'골때녀'에서 진료하시던 원장님의 모습! 정말 멋집니다!


건강한 운동 & 음주 문화

Q와인 회사 브랜드 매니저/ 바텐더 및 소믈리에 경험이 한의사로서, 혹은 달마시안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A. 체육학과를 나왔는데 주류 수입사에서 일하게 된 이유는 20대 때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신라호텔에서 뷔페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무대 철거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두바이 가서 일주일 동안 이벤트 진행하는 해외 아르바이트도 해봤죠. 그런 아르바이트의 일종으로 백화점에서 와인 판매, 와인 포장 알바를 했던 경험이 와인 기업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졸업 후 저는 주류 수입사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주로 미국 와인들을 수입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부산대 한의전을 졸업한 후에도 주류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의사의 경우 가감과 합방을 하는 일종의 테크니션, 마술사 같은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칵테일도 한의학과 이러한 측면에서 유사함을 가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각적 아름다움, 맛과 향, 그리고 스토리 연출까지... 모든 것을 포함한 종합 예술이라고 느꼈고, ‘한의사도 그렇게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실무 경험을 쌓고자 바에서 일했습니다. 졸업하고 나서는 바로 역삼에 있는 루프탑 바에서 일했습니다. 리봄 한방병원에서 9시에 퇴근하면 10시까지 루프탑 바에 출근해서 새벽 3시까지 일했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했지만 즐거웠으며, 가운을 입고 일하다가 바텐더 일을 하면 색다르기도 해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바텐더라고 해도 화려한 일만 하진 않아요. 당시 제가 30대였는데, 다들 저보다 선배였기 때문에 화장실 청소부터 배웠죠. 그때 얻은 인연들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 아침마당에 출연했을 때도 우리나라에서 상위 10위 안에 드는 바텐더분께 팁을 많이 얻었어요. 한의학적인 부분은 제가 잘 알지만, 바텐팅(bartending)의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그분들께 많이 배웁니다.



Q. 2018년도부터 하고 계신 달마시안(달리고 마시는 사람들)이란 활동은 무엇인가요? 

A.  평소 ‘나라는 사람을 브랜딩하고 싶다’는 생각했으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나는 달리기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거기에 와인과 술도 좋아하는데, 이 두 가지를 함께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고, 이를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임을 만들었어요.


 또한 저에게 주조 자격증을 가르쳐주신 스승님께서 바(bar)를 오픈하시는 과정에서 저도 투자금을 모으는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바(bar)가 선정릉 둘레길 구석에 있었고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이때 달마시안 모임을 ‘젊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모임’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고, 프립(Frip)이라는 액티비티 플랫폼을 이용했습니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고 사람을 모으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러나 사람들이 이색 경험을 하면서 좋았다는 후기가 쌓이고, 소개를 통해서 행사가 자주 마감되면서 지금까지 달마시안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기부하는 기부런(run)도 하고 심장병 아동 수술비 지원도 했었습니다.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달마시안’이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건강한 음주, 건강한 취미 생활하고 그 사람들의 능력들을 더 좋은 곳에 쓰일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의사 겸 바텐더, 김기현 원장님의 멋진 모습입니다!!


Q. 주류와 한의학의 결합을 생각하게 되신 배경 및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 주류와 한의학은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약재를 주증(酒蒸)하기도 하고, 포(炮)하거나 초(焦)하고, 술을 이용해 약의 효과를 높이거나 약화하는 방식을 사용하죠. 이러한 모든 방법이 칵테일 만들 때 쓰는 방법들과 아주 유사합니다.


 그리고 한의학이 주류의 영역에서 사람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고, 마이너가 아닌 메이저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논현동에 있는 바에 가면 바텐더가 티 카페의 한방 칵테일처럼 해서 운영해요. 재료 본연의 것들을 잘 노출하시면서 정말 잘 만드세요. 그 사람은 한의사가 아니지만, 이미 전 세계에 있는 다양한 바텐더들과 주류 업계에서는 한약재를 재료로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한의사도 그쪽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주류를 한의학과 연관 지어 체질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고, 사람들의 인식에 지속해서 노출하면서 친숙해지게 만들면 사람들도 소비하게 되는 것이죠.




Q. 원장님의 인생 그래프를 그린다면 가장 뿌듯했던 순간, 그리고 가장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A. 일단 이 순간이 가장 뿌듯합니다. 포기는... 정말 매 순간 그렇듯 ‘굳이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마라톤이나 철인 3종을 좋아하는 이유가 매 순간 포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철인 3종 경기의 첫 종목이 수영이에요. 찬물에 딱 들어가자마자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고, 내가 왜 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순간이 제일 힘듭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면 분명히 좋은 시간이거든요. 그 시간이 힘들지만 중간에 보는 석양이나, 마지막 피니시 라인에서 느끼는 뿌듯함, 옆에서 동네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응원해주는 그 순간의 따뜻함 등 포기하지 않으면 느낄 수 있는 행복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은 ‘에라 모르겠다, 뛰어서 해보자.’라고 뛰어드는 행위의 연속입니다. “Live life to the fullest”라는 말이 있어요. 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다 해보자. 그런 후에 후회하고 포기하되, 안 해보고 포기하지는 말자는 뜻입니다.



Q. 어떤 분들에게 한의사라는 직업을 추천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에너지가 좋은 사람이 한의사와 맞는 것 같습니다. 항상 아픈 사람들이 오시는데, 그 아픔을 잘 어루만지면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요. 저 같은 경우는 퇴근해서 집에 갈 때 에너지를 다 드려서 힘이 없습니다(웃음). 즉, 내가 힘들어도 그 사람한테 긍정적인 에너지,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요. 그리고 이 일을 통해 저도 행복해야 하니까, 타인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에너지를 줄 때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이 적성에 맞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한의사가 될 한의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한의학에 자부심을 많이 가지면 좋겠습니다. 이전에 얘기했듯이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무기가 너무 많은데, 이것들을 잘 갈고닦아서 좋은 한의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한의사라고 다 같은 한의사가 아니듯이, 자신을 브랜딩해서 남들과 다른 사람이 될 준비를 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결국 저희는 남들이 찾아주고 좋아해 주는, 매력적인 인간이 되어야 하고, 그럼 어떤 사람이 매력적일지에 고민해 보세요.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자기한테 실험도 해보고 변화를 이뤄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변화시키는 것 훌륭한 치료 기술일 수도 있고, 훌륭한 인품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일 수도 있죠. 즉,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Q. 앞으로의 목표되고 싶은 한의사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A. 진료의 측면에서, 즉 한의사로서는 스포츠 한의학 현장에서 훌륭한 선수들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해외의 유명한 선수들, NBA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치료하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관련해서 아까 이야기했던 ‘운동하는 한의원’도 언젠가는 실현하고 싶습니다.

 

 그다음에 바텐더로서는 가장 건강한 바(bar)를 만들고 싶어요. 체질 칵테일, 건강 칵테일을 만들어서, ‘이렇게 bar를 만들고 운영할 수도 있구나’라는 점을 하나 찍어보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원장님께서 하시는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A. 저라는 사람 한 명은 점(點)입니다. 하나의 점으로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에너지와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가까이 있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민폐 끼치지 않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웃음).



체육학도에서 한의사가 되신 김기현 원장님과의 인터뷰, 너무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열정 넘치는 모습에 감명받았던 인터뷰 현장이었습니다. 젊고 건강한 한의학을 위해 노력하시는 원장님을 응원하겠습니다~!

(본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Interviewer. 코알라, 꽃사슴, 기린, 앵무새

Writer & Editor. 코알라



작가의 이전글 경제학도에서 한의사로, 이요한 원장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