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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Jul 30. 2022

배우에서 한의사로, 박미경 원장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해답을 찾고자 노력하다

'회사 밖으로 나온 한의사들' 프로젝트의 다음 인터뷰! 대만드가 이번에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한의사로 이직하신 박미경 원장님을 직접 만나러 갔습니다. '배우 출신 한의사'로 최근 유퀴즈_이직편에도 출연하고,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원장님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박미경 원장님 이력

-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 상지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 박미경 한의원 원장(구. 오라 한의원)

- (현) 주식회사 키바이오 대표

- (현) 한우자조금 명예 홍보대사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한의사 박미경입니다. 현재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박미경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 방송이나 매체를 통해서 건강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Q. 요즘 원장님의 일과,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A. 진료뿐 아니라 외부 활동(방송, 강연 등)도 병행하고 있어서 시간을 잘 분배해서 쓰고 있습니다. 물론 진료가 저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이지요. 지금은 8:2 정도로 제시간의 대부분을 진료에 할애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방송 출연, 유튜브 녹화 등 여러 가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외부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한의원을 운영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철저한 예약제 진료를 통해서 환자를 만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하루를 쪼개서 오전 생방송을 마치고 와서 진료를 시작하기도 하고, 오전에 진료를 몰아서 보고 오후에 녹화하기도 합니다. 요일을 정해서 하루에 여러 개의 외부 활동을 소화하고, 다른 요일에 진료를 보기도 합니다. 일정을 요일별로 고정해서 운영하면 좋겠지만, 보통은 외부에서 하는 일들은 일정이 항상 변동이 있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맞춰서 하고 있어요. 또 저를 위한 투자, 운동, 독서, 공부 등에 쓰는데 이외의 시간에는 가족이 제일 중심이고, 아이가 어리다 보니 엄마로서 해야 할 역할만으로도 참 바쁩니다.

       

신문방송학과 & 한의사 이직


Q. 첫 전공인 신문방송학과(이하 신방과)를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저는 문과 출신으로, 96학번 시절에 신방과가 최고의 인기 학과였어습니다. 당시 연세대에 특차원서를 넣었는데, 가장 높은 곳이 신방과와 상대(경영)였습니다. 수능 점수를 잘 받은 편이어서 가장 높은 과를 쓰자고 생각했는데, 신방과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었어요. 수학이 자신이 없기도 해서 상대(경영) 공부를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보니 정말 수동적으로 과를 결정한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웃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정보도 잘 공개되어 있고 주변 어른들과의 대화도 많이 해서 현명하게 잘 선택하는 것 같은데, 저는 많이 어수룩했던 것 같습니다. 

 신방과를 다니면서 배운 내용이 지금 시대의 예언과도 같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는 몇 개의 지상파 방송이 언론을 주도하던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시청자가 주도하여 만들어내는 콘텐츠라든지, 쌍방향 미디어, one source multi use 같이 글로만 배웠던 미래 미디어 사회의 예측이 지금은 현실이 되어서 매우 놀라워요. 신방과에서 배웠던 경험이 현재 방송을 이해하고 활동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배우에서 한의사로 이직을 결심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또한 여러 직업들 중에서 한의사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한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항상 호감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문과 출신이었고 지금처럼 교차지원도 없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런데도 과거 제가 몸도 약하고, 병원 검사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고, 아파서 학교를 못 갈 때가 있었는데 한의원의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한의대에 진학하고자 재수를 할 때도, 나이가 있는데 공부를 하려니 많이 아팠습니다. 안구 건조증이 너무 심해서 눈도 안 떠지고, 두드러기도 3개월씩 나서 그 동네 내과를 다 돌아다니고, 수액을 맞아도 안 낫는 등의 상황들이 엄청 많았어요. 그때마다 한약도 먹고 한의학의 도움을 받아서, 한방 친화적이었으며 한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Q. 한의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나와 내 가족에게 항상 줄 수 있는 한약이라 좋다!” 어느 직업이 이렇게 환자 혹은 고객에게 드리는 것과 자신에게 주는 것이 같고 유익할 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아이 키워보신 한의사 분들이라면 다 공감하겠지만 아이가 성장할 시기나 아플 때에 한약을 줄 수 있고, 또 일하느라 피곤한 남편, 연로하신 부모님들 건강 챙겨드릴 수도 있다는 점도 너무 좋습니다. 저도 방송 나갈 때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그리고 피부 관리 차원에서 한약을 먹고 나갑니다. 


 또 하나는, ‘해답이 있다.’라는 것인데요, 한의학에서 해답을 찾은 경우를 경험해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만성질환, 자가면역성 질환, 노화에 의한 노쇠현상 등 한약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케이스들에 도움을 드릴 때의 기쁨이 엄청나죠. 저는 요즘 ‘구강건조증’을 많이 치료하고 있는데, 큰 병원에 가셔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저를 찾아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좋아지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 학문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지의 적에 대항한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 같은 신종 질환들에 대해서, 증상을 위주로 그 사람의 체질과 증상을 변증하여 치료하는 한의학은 아무리 미지의 새로운 질환이라도 대응할 수 있고 환자의 몸을 변화시킬 수가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백신 부작용과 코로나 감염 후유증을 동시에 한약으로 치료하면서 한의학의 저력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쌍화탕’ 같은 간단한 처방으로도 후유증을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학문 외적으로는 사회경제적으로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전문직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낍니다. 환자를 진단할 때 탐정과 같은 수사기법을 동원해야 한다든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점에도 정말 만족해요. 마지막으로 한의학은 미래를 위한 학문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도 있고, 제가 방송 활동을 하듯이 여러 가지로 확장이 가능한 직업이기도 합니다.   


         

Q. 두 번째 대학생활을 하면서 학부시절에 어떤 학생이셨나요? 그리고 학창 시절에 기억에 남는 활동 혹은 고충이 있으셨나요?     

A. 한의대에서 ‘나사(나이 든 사람들)’라고 표현하는,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입학하신 분들이 저희 학번(03) 전후로는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소외감을 별로 안 느끼고 비슷한 또래 학생들과 즐겁게 지냈으며, 어린 친구들한테는 에너지를 많이 받았지요. 제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께서 폐암으로 투병하시기도 하고, 졸업반 때 결혼도 하면서 제 인생에서는 참으로 파란만장하게 보냈던 것 같아요.


 공부로는 해부학이랑 면역학이 학교에서는 가장 재미있는 과목이었어요. 해부학은 항상 1등 했던 기억이 있고 지금도 근육학적으로 침을 놓는 것을 좋아합니다. 본초학 과목은 학교 밖에서의 활동이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직접 산에 가서 식물이 자라는 환경도 보고, 씹어보기도 하고, 맛본 후의 반응을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본과 때부터는 외부에서 공부를 많이 해서 보완했습니다. 많은 한의대 학생이 비슷한 활동을 하시겠지만, 저는 스승님께 사사를 하기도 했고, 의학입문 동아리에 들어가서 김제의 학성강당에서 방학 동안 성리학에 대한 가르침을 받기도 했습니다.



Q. 배우로서의 경험(이력)이 현재 한의사를 하면서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나요?

A. 단언컨대 모든 경험은 한의사의 일에 도움을 줍니다. 때문에 ‘나사’ 들이 나름의 강점이 있는 거고요. 한의사나 의사는 6년 학교 다니고 트레이닝하고 직업 전선에 나오면서, 굉장히 틀에 갇혀있게 되기 쉽고 경직되거나 보수적으로 흐르기 쉬운 환경이에요. 그런데 환자들은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여러 경험을 하게 되면 환자를 이해하거나 질환에 대해 파악하기가 더 쉬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질병을 떠나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 때문에 배우로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고 협동했던 경험이 도움이 됩니다. 경험치는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젊은 한의사나 학생들에게도 여러 외부적 경험을 동반해서 쌓아가기를 권합니다. 


 또 한 가지, 배우 출신 한의사로 인지도가 쌓여서 좋은 점은 환자분들이 저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근하게 느끼고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신다는 점입니다. 제 말을 잘 들어주신다는 점이 얼마나 고맙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진료 외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부분은, 배우로서의 경험이 제 자신을 present 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수의 청중 앞, 조명과 카메라 앞에서 제가 전달하고 싶은 것을 전달하는데 어려움 없이 즐겁게 할 수 있어요.    



진료 & 콘텐츠

Q. 다양한 건강 관련 방송(EX. 천기누설, 생생정보마당, 엄지의 제왕 등)에서 멘토 한의사로 출연하고 계시는데, 방송에 출연하시게 된 계기와 기억에 남는 일화들이 있으신가요?  

A. 처음에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신방과 동기가 제게 권해서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한의원에도 인터뷰 섭외 전화가 종종 오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인터뷰부터 시작해보시면 될 거예요. 인터뷰를 성의껏 하다 보면 모니터링하던 작가분들께 연락이 올 거예요. 저도 첫 출연 후에는 공백이 있다가, 인터뷰를 비롯한 작은 출연을 쌓아가면서 방송국 제작진의 눈에 띄면서 점점 더 많은 섭외를 받게 되었습니다.


 '천기누설'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일 오래 했고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입니다. 몸이 힘든 만큼 보람이 컸어요. 제가 ‘냉장고를 털어라’라는 코너를 프로그램 안에서 처음 시작하게 되었는데, 백 퍼센트 야외 촬영으로 지원자의 집에 찾아가 냉장고를 보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포맷이었어요. 방송 시간은 15~20분 정도로 짧게 나갔지만, 하루 종일 촬영하고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원장님들과 회차를 나누어서 하다가 나중에는 제가 단독으로 그 코너를 도맡아서 이끌게 되었습니다.  한의사로서의 전문성과 배우로서의 체력, 순발력이 모두 요구된 만큼 인정받아서 기뻤고요. 지금도 많이 기억해주시며, 이 프로그램 덕분에 ‘건강 멘토’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후 같은 MBN 방송사의 대표 건강 프로인 '엄지의 제왕'에도 고정으로 출연하면서 ‘엄지의 밥상’ 코너를 맡아서 했는데, 이때도 음식에 대한 건강 정보를 전달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건강과 음식에 대해서 제가 전달해 드리는 역할을 하면서 건강 멘토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조된 것 같습니다(웃음).

엄지의 밥상! '건강 멘토' 박미경 원장님의 모습입니다!



Q. 유퀴즈 (이직편) 방송 출연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궁금합니다!

A. 유재석 씨가 저를 신문 기사에서 보시고, 재미있는 한의사 선생님이 있으니 연락해보라고 작가님께 말했다고 합니다(웃음). 제가 연줄이 있던 것도 아니고, 유퀴즈는 철저하게 프로 자체에서 섭외합니다. 어떻게 ‘이직’ 편과 스토리가 잘 맞아서 연락받게 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주변 연예인분들 중에서도 “나도 유퀴즈 나가고 싶은데 연결 좀...”이라고 제게 말씀하시기도 해서 깜짝 놀랐어요. 정말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진맥을 해보세요~'라는 주문을 방송할 때마다 참 많이 받게 되는데, 이것이 사람들이 한의사에게 기대하는 전형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배우 출신 한의사로 나갔는데 재미가 없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일부러 톤을 높이고 평소보다 훨씬 밝게 행동하려고 노력했어요. 진료실에서는 꽤 진지한 편인데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어색하기도 했어요(웃음).

귀여운 빵 인형을 들고계신 원장님의 모습입니다ㅎㅎ!!



Q. 원장님께서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食藥同源(식약동원)에 대한 원장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A. 본인의 체질에 맞춰 식습관을 교정하면 질환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食藥同源(약동원), 음식과 약의 뿌리는 같다. 즉, 나에게 도움이 되는 성질의 음식을 취해야 합니다. 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개념들이 조금씩 싹트고 있는데, 예를 들어 ‘류마티스 있는 사람은 가짓과 식물을 먹지 말아라, 안티 인플라마토리(anti-inflammatory)라고 해서 베리류를 먹어라, 컬러푸드 먹어라’와 같은 것도 식약동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질병을 치료하는데, 음식을 빼놓고 이야기를 하지 못합니다. 몸이 차가운 환자에게 더운 약을 써서 몸을 따뜻하게 해주려고 하는데, 자꾸 찬 음식, 아이스 아메리카노, 돼지고기, 샐러드 이런 음식들만 먹으면 낫기가 힘든 것이죠.


 그런데 오히려 ‘식약동원이라면, 약을 먹지 않아도 음식으로만 고칠 수 있는 건가?’라는 오해하기도 합니다. ‘냉장고를 털어라’ 프로그램할 때도 굉장한 오해들이 있었는데, 음식과 약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음식만 혹은 약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 가지가 함께 같이 가야 환자를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유튜브, 네이버 TV, 블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건강멘토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몇 년 전까지는 개원하는 사람들은 블로그 개설이 필수였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내원하시기 때문에 블로그가 마치 간판과 같이 필수품 역할을 했습니다. 인테리어 하기 전에 블로그 작업부터 하라고 조언할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유튜브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유튜브가 정말 명함처럼 꼭 필요한 것이 되었어요. 유튜브에서 제가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경험한 것들, 그리고 교육하는 내용을 올리면, 환자분들이 그것을 보고 내원하십니다. 유튜브가 통로이자 다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 유튜브를 할 때는 굉장히 고생했어요. 초기에 원고를 짜내는 것도 힘들었고, 제작비도 많이 드는데 피드백이 없던 점도 힘들었죠. 그런데 꾸준히 결과물을 쌓았더니 피드백도 생기고, 환자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된 것 같습니다.


 

Q.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학생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신가요? 

A. 제 장점이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직감을 믿고 쫓아가면 어느새 시대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가 발병하기 전에도 비대면, 방송을 통해 진료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왔던 것이지요.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선배들의 경험을 흡수하되 거기에 더해서 자신만의 미래에 대한 감각을 더하기를 바랍니다. 실력을 쌓는 것은 기본이고, 그 외에는 유연하게 능동적으로 대처하세요. 틀에 정해진 대로만 따라가면 도태되기 쉬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미디어도 항상 변화하므로 새로 뜨는 곳에 집중해 보세요. 지금은 유튜브지만 또 5년 뒤에는 무엇일지 모르는 것이니, 항상 넓게 보고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관찰하세요.


        


Q. 인생 그래프를 그린다면 Up(가장 뿌듯) &Down(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으로 무엇이 있으신가요? 

A.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가장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직후였던 것 같네요. 당시 집안 경제 상황도 안 좋아지고, 연세대도 학자금 대출받아서 겨우 졸업했는데, 사회 자체도 어려워서 취직도 잘되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다들 잘 살고 저만 힘든 상황이라면 노력하여 극복할 수 있지만, 시대 자체가 힘들고 제 주변 모두가 힘들어서 희망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 덕분에 제가 한의사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적으로 ‘陰極反陽(음극반양)’이라고, 밑으로 내려갈수록 튀어 오르는 원리가 있잖아요. ‘지금 내 인생이 정말 다운이다’라고 생각하면, 깊이 내려갈수록 더 높이 올라온다고 생각하면서 좌절하지 않으면 됩니다

       

    

Q. 어떤 분들에게 한의사라는 직업을 추천하시나요?     

A. ‘사람 만나기 좋아하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 날카롭지만 따뜻한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주변에서 즐겁게 한의사를 하는 친구들은 모두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요. 한의사는 내과의뿐 아니라 정신과 의사와도 성질이 비슷하기 때문에 사람 만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됩니다.


 환자를 진단하는 과정은 수사관이 결론을 도출하듯 날카로운 추리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면서도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도 있어야 하지요.    



Q. 앞으로 한의사가 될 한의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준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임상뿐 아니라 연구에 대한 기회도 아주 많아요. 과학기술부 등에서 굉장히 한의학 관련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많기도 하고, 신약 개발이나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학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지금 신약 스타트업을 시작했는데, 역량 있는 한의사들이 매우 필요해요. 사업 쪽으로도 진출을 많이 하니, 처음부터 개원만을 생각하지는 않으면 좋겠습니다.


간 섬유증 치료제 협약식

Q. 앞으로의 목표, 되고 싶은 한의사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A.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 한의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지금 하는 신약 개발은 물론이고, 제가 하는 일도 다 일맥상통하여 이 목표를 향해 있습니다. 또한, 2차 팬데믹에 대한 어두운 전망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전 지구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기라고 개인적으로 느끼고 있는데, 티끌만이라도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원장님께서 하시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A. 지금까지 해답이 없었던 일에 대해 해답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현재 신약 스타트업 ‘키바이오’에서 개발하고 있는 비가역적인 간 섬유증에 대한 치료제도 그중 하나로, 답이 없어 많은 사람이 절망했던 문제에 대해 빛을 비추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생명에 대한 가치관을 나누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효율이 중요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생명이 가장 중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에 대한 생각과 실천을 한의사로서 열심히 나누고 행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박미경 원장님과의 인터뷰 현장! 배우의 경력을 한의학 발전에 있어 적재적소에 응용하시는 원장님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주신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원장님께서 하시는 일이 미래에 해답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본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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