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4일. 바르셀로나. 스페인.
오늘 우리를 호스트 해주기로 한 Ruben은 왜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는 걸까? 점심때가 지나도록 연락이 없자, 이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오후 네시 반에 Ildefons cerda역에서 만나자고 오전에 보내 놓았던 메시지에 대해, 오후 세시 반이 되어서야 겨우 확인 답신을 받을 수 있었다. 그제야 우리는 락커룸에서 짐을 찾고, 지하철 역을 찾아, T-10 티켓을 끊고, L1라인을 타서 약속 장소의 역에 간신히 내렸다. 4시 20분이었다.
그런데 웬걸! 역 주위가 한산한 게, 아무래도 느낌이 싸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는 다른 지하철 역에
와 있는 게 아닌가. 분명 Ildefons cerda역에 있어야 하는 우리는, Santa equallera역에 서 있었다. 큰 일이다. 전화도 안 되고, 와이파이도 안되는데, 약속 시간까지는 앞으로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는 어떻게든 길을 물어, 약속 장소를 찾아가야만 했다.
마침 한 아저씨가 그의 어린 딸과 밴치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그분의 검은 눈동자가, 그분의 뒤로 넘긴 올백머리가,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서였을까? 나는 영어로 묻고, 그분은 스페인어로 대답했는데도, 설명을 거의 다 알아들었던 것 같다. 앞뒤로 맨 가방과 배낭을 군장처럼 여기고, 약속 장소까지 전력 질주를 시작하였다.
10분 늦게 도착한 약속 장소에 Ruben은 없었다. 딱히 방도가 없어 막연히 그를 기다리려는 찰나, 저 멀리서 한 친구가 손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었다. 루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