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5일. 바르셀로나. 스페인
요리는 7시에 시작하였으나, 냄비와 프라이팬 등 모든 식기가 작은 탓에 돼지고기 주물럭과 감자전을 모두 마쳤을 때에는 이미 저녁 8시 반에 가까워져 있었다. 루벤의 와인과 함께,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 차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그의 누이 마르타가 킥복싱 강좌를 마치고 돌아와 저녁 식사 자리를 함께 하였다.
루벤과의 대화가 약간 전문적이고 무거운 주제였다면, 마르타와의 대화는 보편적이고 가벼워서 대화하기가 제법 수월하였다.
마르타는 나의 열두발 상모와 채상 상모에 관심이
많았다. 그녀에게 한국과 중국, 일본은 비슷비슷한 문화의 아시아 국가처럼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나의 버스킹 공연 영상으로부터 단번에 한국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추어 춤을 추기로 결정한 것은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그녀가 이야기하였다.
아 참, 루벤과 마르타가 돼지고기 주물럭의 비계 부분 먹는 것을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닭볶음탕을 만들 걸 그랬나 보다. 다음에 요리할 때는 꼭 참고해야겠다.
몇 분 전에 프랑스 리옹의 캐시아라는 호스트로부터 카우치서핑 초대를 받았다. 그녀의 집에는 우리말고도 두 명의 한국인들이 더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야 루벤과 조금 더 친해진 것 같은데, 어느덧 나는 캐시아와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고 있고, 동시에 루벤과의 작별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나에게 2박 3일은 결코 길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