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일. 브뤼헤. 벨기에
벨기에의 브뤼헤에 도착하니, 붉은색 옷을 입은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는 게 보였다. 벨기에와 미국의 월드컵 16강전을 보러 가는 사람들 같았다. 우리도 호스텔에 짐만 풀고는 바로 나갈 준비를 하였다.
벨기에의 국기로 페이스 페인팅을 직접 그리고 있으려니, 형은 왜 그렇게 남에게 주목받고 싶어 안달이냐며, 명헌이 말을 툭 내뱉었다. 그가 보았을 때, 나의 정도는 좀 지나치다고 하였다. 마치 심한 애정결핍처럼 보인다고 하였다. 나도 그 말에 화가 나서 말을 툭 내뱉는다. 남 행복하라고 사는 것도 아니고, 나만 행복하면 되는데, 언제까지 남의 시선 신경 쓰느라 내 인생을 즐기지 않을 거냐고!
(명헌은 말은 그렇게 해 놓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이 잘못했다며 자신의 얼굴에도 벨기에 국기를 그려달라고 하였다.)
미국의 수비 축구에 경기는 전후반이 득점 없이 끝났다. 화장실을 가려고 발을 떼는데 벨기에의 첫 골이 터졌다. 광장은 그야말로 축제의 도가니였다. 그리고 경기는 그렇게 벨기에의 2:1 승리로 끝이 났다. 모두가 월드컵 주제가에 맞추어 몸을 흔들었고, 우리도 그들을 따라 몸을 흔들었다. 주위의 벨기에 사람들은 이 낯선 아시아 청년 둘이 신기하였는지 연신 우리에게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