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 프랑스의 존재에 대해서는 이미 진작에 10년 전에서부터도 알고 있었다. 그곳에 국내 유일무이의 어린 왕자 기념관이 있다는 사실도 익히 들어왔지만, 차마 그곳에까지 발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맛있는 과자는 두고두고 아껴 먹고 싶은 심보였달까? 가평을 방문할 기회도 많았고, 또 가평을 여행한 적도 몇 차례 있었지만, 쁘띠 프랑스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린왕자&생텍쥐페리 기념관>은 쁘띠 프랑스라는, 작은 프랑스 풍의 마을을 이루는 하나의 부속품이다. 이 마을에 이 두 공간이 없다고 하여, 전혀 아쉬운 점이 없을 만큼, 이곳 쁘띠 프랑스에는 너무나도 많은 프랑스 풍의 가옥들과 가구들, 그리고 골동품들과 체험 공간이 있다.
물론, 그곳에는 여러 나라의 언어로 쓰여진 수십 권의 어린 왕자 책들이 있었고, 소설 속 명대사를 적은 벽화 그림들도 있었다. 어린 왕자의 삽화 일러스트를 전시한 공간도 있었으며, 생텍쥐페리의 생애를 기록한 공간도 있었다. 그러나 이 공간들에 대하여 왠지 모를 아쉬움과 섭섭함을 숨길 수가 없었다. 본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이곳 전시공간들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딱딱한 교과서만 같았다.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술술 읽히는 소설책을 기대하고 왔는데, 이곳의 모든 전시들은 백과사전처럼 딱딱했다.
이 마을 어딘가에 어린 왕자가 숨어있을 법한 느낌을 기대하고 왔건만, 나는 이곳에서 어린 왕자에 대한 어떠한 상상도 떠오르지 않았다. 제주도에서 만난 어느 벽화 마을에서는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난 어린 왕자 그림들이 많았었는데....... 그리고 가파도에서는 밀밭을 닮은 보리밭이며, 사막 여우를 닮은 길고양이며, b-612의 노을을 닮은 수평선의 노을이며, 어린 왕자의 발자취를 쫓게 하는 수많은 힌트들이 존재했었는데......
흠..... 이곳 쁘띠 프랑스에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은, 카메라의 한 화면에 어떻게든 자신의 자녀와 어린 왕자를 함께 담아내기 위하여 부단히 애를 썼다. 그러나 오직 그것뿐, 어느 누구도 자신의 아이들에게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모님은 없었다. 어린 왕자가 누구인지, 왜 그가 사막여우와 장미와 함께 있는지에 대해서 친절히 설명해 주는 부모님은 없었다. “ㅁㅁ야, 저기 어린 왕자 있다. 우리 어서 사진 찍자.”라는 말들뿐이었다. 어쩌면 그 부모님들은 어떠한 연유로 자신의 자녀들에게 어린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쪼록 나는 이번에는 부산으로 어린 왕자를 찾으러 떠날 참이다. 여행의 준비를 위하여, 인터넷으로 사전 조사를 하니, 인터넷의 모든 나침반들이 감천문화마을의 어린 왕자 포토존을 향하고 있다. 검색 결과의 열에 아홉은 그곳에 관한 이야기와 사진들 뿐이다. 그러나 나는 이번 여행에서 그곳만큼은 절대 피해 갈 생각이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송도의 암남공원 외에 꼭 방문해보고 싶은 곳을 하나 발견하였다. 어쩌면 그곳에서 나는 보물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 정말로 보물을 발견하고 올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