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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배 Apr 28. 2023

내 마음 속의 허영장이

“어린왕자의 소설 속에는 왕과 허영장이, 가로등지기와 지리학자, 여우와 뱀, 비행조종사 등 다양한 성격의 여러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 등장인물들 중에서 자신과 가장 닮은 인물을 고르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인물을 고르시겠어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이 질문은 이번 북콘서트를 준비하며,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질문이었다. 어린 왕자가 다양한 행성들을 여행하며, 여러 이상한 어른들을 만났지만, 사실은 그 이상한 어른들 역시 셍텍쥐페리가 바라본 자기 본연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만 하더라도 이미 내 마음 속에는 다양한 어른들이 오랫동안 자리 잡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 속에는 자신의 명예와 위상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권위적인 왕도 살고 있고,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 싶어하는 지리학자도 살고 있고, 현실로부터 도피하고만 싶어하는 술 주정뱅이도 살고 있다. 물론 나의 마음 속에는 가로등지기도 살고 있다. 맡은 바, 주어진 일에 정직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일을 하려는 자세! 하지만 아무래도 나의 마음 속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허영장이>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SNS에 그림과 글을 올리고 있는 나 자신부터가, 타인의 관심에 목말라 하는 허영장이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모든 사람은 외롭고, 그래서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과연 나는 외롭지 않은 사람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관종(관심종자)"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으니, 누군가로부터 관심 받고 싶어하고,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고 명백히 자신할 수 있을까?


역시나, 이번에도 준우친구의 대답이 참으로 명언이다.

"소설 속 인물 중 한 명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하면, 저는 가로등지기 아저씨랑 친구를 할래요. 왜냐하면 소설에 나오는 다른 어른들은 전부 다 자기 자랑만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가로등지기 아저씨는 자신의 쉬는 시간을 줄여가면서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요. 그리고 저도 제 친구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준우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가만히 생각에 잠기어 본다............. 과연 지금껏의 나는 누군가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그런 헌신적인 인물이었을까........... 그리고 과연 나는 나의 친구의 행복에 도움을 주는 그런 따뜻한 인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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