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먼트; 십구년공구월이십칠일
⠀
<날개>
⠀
어느 날, 단지 조금만 다르던 어느 날,
전날 학교에 가방을 두고, 학교로 오는 등교길이다.
⠀
가방 하나 없을 뿐인데, 온 세상이 다르더라.
바람이 잘 느껴진다. 꽃이 보인다. 왠지 걷고 싶어졌다.
⠀
나를 항상 짓누르던 가방에는 대학생이라는 자격과 책임도 같이 들어 있었나 보다. 어쩐지 가방이 많이 무겁게 느껴지더만.
⠀
한결 가벼워진 마음 한 구석에는 내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 같아 왠지 모를 우울감이 자리잡았다.
⠀
일상에 부닥친, 작지만 커다란 충돌로 날개가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