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제주의 첫날
업무상의 일로 제주 휴가 일정 중 이틀을 먼저 보내기로 하고 혼자 제주에 출발했다.
제주로 떠나는 비행기에 착석하니 눈에 띄는 문구가 마음을 잡는다.
그래 그랬지... 여행은 그런 것이지...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된다.
지난달 제주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의 마무리도 있고 출장 온 길 가족과 함께 일주일간 제주에서 머무를 예정이다.
이번 여름은 꼭 해외 휴양지에 갈 요량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슈로 일을 핑계로 제주로 휴가지로 정했다.
꼬박 일정을 마무리하고 12시가 다되어 잠이 든 것 같은데 새벽 두 시 잠을 깼다.
‘혼자 잠드는 정말 오랜만의 밤이어서 인가, 낯선 곳에서의 밤이어서인가?’
잠을 다시 청하다 잠이 오지 않는다.
그리고 이 새벽 아이패드를 꺼내 글을 쓰고 있다.
그 간 몇 달을 돌아본다.
바쁜 일정이 지속되고 아이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일을 할 시간은 늘 부족하고,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시간들이 늘어나며 한 단락의 글쓰기를 시작할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었다.
혼자인 밤, 그리고 잠들지 못하는 밤 글을 잡고 있다.
하반기는 시작되었고 일과 강의, 새로운 제안들이 많았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여러 가지 일들을 들어차 있고, 또 그 일을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집안의 이슈, 그 일을 위해 몸과 마음의 시간을 써야 했고, 아이의 방학이 시작되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과 가정을 함께 돌보며 몇 달을 보냈다.
그리고 하나씩 나를 돌아본다.
내가 하는 일
늘 내가 하고 싶은 방향에 맞게 움직이며 살았다. 그리고 늘 그렇게 살아가려 노력하며 살고 있다.
혼자 일하지만 늘 클라이언트와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상반기는 새로운 제의로 시작한 기업 대상으로 진행한 강의는 힘들었지만 소중한 공부가 되었고, 요 근래 프로젝트 제안으로 시작한 새로운 분야에 대해 참여해보며 나의 방향과 맞는 일에 대해 연말까지 정리해볼 생각이다.
나에게 그만한 금전적인 보상을 가져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나의 가치와 맞는 일들을 찾아 하나씩 만들어가 보고자 다양한 제안을 가감 없이 해보는 중이며, 주변의 진심을 담은 조언들도 마음속에 담으며 지금은 가보고 난 뒤 그 결정에 맡겨보기로 했다.
여전히 매번 고민되고 망설여지는 일들이 있지만 고민 대신해보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며 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연말이 되기 전에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리가 되는 글들을 다듬어 남겨보려고 한다.
가정의 일
아이는 나의 삶의 방향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걸어가 보자 선택한 창업도 이제 자리를 잡아간다,
초등 1년이 되던 시기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이는 4학년이 되었다.
저학년일 때는 돌봄과 학원을 보내며 아이의 스케줄을 채우고 나의 시간을 벌었다.
고학년이 되고 보니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선택하고, 의사결정을 스스로 하는 나이가 되었다.
지난 저녁 아이의 문자 한 통을 보며 이제 정말 나의 아이는 나의 생각보다 더 많이 자랐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어요.’
문자를 보고 아빠랑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이 들어 전화를 했다.
아빠와 하루를 보내며 매 끼니를 걱정해야 하고 먹고 난 뒤 정리를 해야 하고, 엄마랑 가던 병원을 아빠와 다녀오며 생각이 많았던 모양이다.
아이가 쓰는 단어, 문장을 보며 생각도 마음도 많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단 하루뿐인 엄마가 없는 날, 엄마의 빈자리를 많이 느꼈다는 문자에 그저 사랑스럽고 행복한 기분이 든다.
잘 자라고 있는 아이를 마주하며 나의 삶에 이런 행복이 자리하고 있구나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사람의 일
오늘 8년 만에 만난 직장동료,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던 그녀를 기억한다.
다니던 회사는 창업 초기 기업이었고, 기업을 시작하고 난 뒤 회사의 시스템이 정리되지 않았던 시기, 혼란이 많았던 무렵 입사를 했었다.
같은 부서는 아니었지만, 회사의 업무시스템을 바뀌어갈 무렵 그녀와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다.
신입이었던 그 친구는 늘 질문이 많았고, 나도 서투른 서른 초반의 초짜 팀장이었던 때 그 질문에 대답하려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나 또한 일의 실수도 많았던 때 신입인 그녀와 함께 보내며 새로운 일을 함께 고민하며 정리했었다.
똑 부러지는 말투와 반짝 반짝이던 눈으로 새로운 일에 늘 열의를 보이며 해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부서가 달랐지만 함께 일하며 즐거웠던 그녀가 그만 두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많이 아쉬웠었다.
힘든 일들을 있으면 늘 나와 의논하던 친구는 서른을 시작하던 무렵 갑작스레 퇴사를 했고, 고향이었던 제주로 홀연히 돌아갔다.
그리고 8년 넘게 간간히 남긴 안부 문자 덕에 오늘 만남이 있을 수 있었다.
제주의 일을 시작하며 꼭 한번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혼자 보내는 저녁 그녀를 만날 약속을 잡았다.
그녀는 막 서른 나는 서른 중반 즈음 헤어졌던 우리, 이제 그녀도 마흔의 나이 때를 바라보고 있다.
유쾌한 말투와 웃음은 변함이 없었고, 여전히 그때와 같은 그녀를 만난다.
그 간의 긴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그때를 회상하며 함께 웃으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짧은 시간 아쉬운 만남이지만 참 값진 시간이다.
그리고 그녀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눴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과 만남은 여전히 나의 일상에 소중한 부분이다.
새벽이 지나 아침이 오는 시각이다.
오늘 점심까지 업무 일정을 마치면 아이와 남편이 나를 만나러 온다.
어제 아침에 얼굴을 보고 왔는데 왠지 낯선 곳에서 마주할 생각을 하니 작은 설렘마저 든다.
몇 달을 돌아보며 그 간의 많은 일들을 생각하며 일상의 작은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시 생각을 하게 된다.
행복은 늘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 존재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