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맛

반짝반짝 빛나는

by 박상희

작은 보상 같은 날의 기억


“이건 커피야, 맥주야~”
서울에서 직장생활 시작하고 4년 차 즈음인가 처음 기네스를 맛봤던 것 같다.
홍대 어느 맥주집 요즘 같이 밤이면 선선한 바람이
불던 때였다. 금요일이면 남자 친구(지금의 남편)와 그곳에서 만나 수다를 한참 떨었던 기억.
야외 테라스 정원, 우거진 나무, 얇게 구워진 화덕피자, 사람들의 소리, 그리고 거품이 깊은 흑맥주.
묘한 흑맥주의 매력과 그 분위기에 퐁당 빠졌던 기억이 난다.
검은 소용돌이 위에 커피크림 같은 거품 한 모금, 일상의 피로가 다 가시는 듯했다.
그즈음 그 맥주집의 단골이 되었다.

서른 즈음에 나는 참 치열하게 살았다.

물론 지금도 그때만큼 치열하지만, 몸보다는 헐떡이는 마음, 어딘가를 향해 쉼 없이 늘 내달리는 기분으로 살았다.

서른이 가까운 그때의 나는 늘 마음이 그랬다.

금요일 밤이면 까만 소용돌이 속에 빠져 내달리던 마음이 잠시 멈춰 숨 고르기를 했다.
한잔의 술, 지친 마음 달램, 살짝 취기 오른 기분, 대화도 사람도 희미하지만 이 한잔의 기네스에 담긴 기억은 늘 마음의 보상 같은 것으로 남아있다.


지금도 가끔 지친 날이면 편의점 냉장고 앞에 서게 된다.

‘그 맥주집 지금도 그 자리에 있으려나...’
편의점에서 사 온 친구지만 가끔 혼자 즐기는 이 맥주 한잔이 내게 남아있는 추억의 보상이기도 하다.
선선한 밤, 혼술 한잔 들이키며 지난 기억을 떠올리고 오늘의 생각을 정리한다...
#작은보상 #일상 #수고했어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