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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Mar 27. 2022

이메일에서 괜히 눈치 보는 습관

IT 업계의 이메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다른 업계는 일해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


나는 긴 이메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메일을 열었는데 여러 개의 내용이 빡빡하게 정리되어 있으면 벌써부터 초점이 흐려진다(그렇다고 안 읽는 건 아니다. 일이니까...). 주제가 여러 개라면 여러 메일로 쪼개서 보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러려니 한다. 어차피 이메일을 주고받다 보면 주제가 좁혀지면서 분량이 줄어들 때도 있어 그럭저럭 괜찮다.


내가 늘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답장의 형식이다. 나는 메일을 보낼 때 처음에는 '안녕하세요, OOO입니다.'로 시작해 '감사합니다. OOO 드림'으로 끝내지만, 회신하면서는 '@받는사람'만 붙이고 내용만 적는다. 굳이 '감사합니다' 부분도 붙이지 않는다.


받는 사람이 내부인이냐 외부인이냐에 상관없이 그렇게 한다. 요즘처럼 밤낮없이 이메일과 메시지가 쏟아지는 시대에, 조금이나마 읽기 편하게 만들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여 고집하는 방법이다(동시에 내가 쓰기도 편하고).


문제는 상대방이 나에게 보내는 회신에 늘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 부분이 붙어있을 때다. 그럴 때면 괜히 눈치가 보여 나도 모르게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를 다시 붙이기 시작해버린다. 최근에는 마음 편히 내 방식을 고수하려고 하지만, 100%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지만 '건방져 보이는 것이 아닐까'라는 괜한 걱정이 든다.


신경 쓰는 사람만 신경 쓰는 부분이라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한 내용이라고 느낀다. 사실 앞으로도 나의 이메일 스타일과 관련해 별로 문제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회신에는 굳이 형식적인 인사 넣을 필요 없음!"이라고 말해주면 속 시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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