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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Jan 22. 2023

재치 있다고 느낀 CEO의 한 줄

감마(Gamma)라는 PPT 제작 앱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어느샌가 잘 안 쓰게 되었다.


나의 접속기록이 뚝 끊긴 것을 알았는지 CEO에게서 메일이 왔다. "왜 안 쓰게 되었나요", "우리가 개선할 수 있게 의견을 주세요" 등 프로덕트에 대한 피드백을 묻는 내용이었다. 이런 메일은 거의 무시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가 보낸 메일의 마지막 문장이 참 재치 있다고 느꼈고, 거기에 낚여 내 피드백을 써서 보내주었다.


'... And please be honest, you won't hurt my feelings!'


나를 낚은 한 줄이다. 사람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쓰기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긁어주면서, 말이 주절주절 길지도 않았다. 깔끔하고 쿨한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감마의 프로덕트 자체는 훌륭하다. 나 혼자 일한다면 지금 당장 감마로 옮겨 타고 싶다. 문제는 감마에서 만든 발표 자료를 구글 슬라이드로 변환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발표 자료를 팀원들과 공유하고 팀 드라이브에 보관해야 하는 프로세스를 (나 혼자만의 편의를 위해) 깨기는 힘들다. 싫어도 구글 슬라이드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다.


감마는 먼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지만, CEO의 인상적인 한 줄은 기억에 확실히 남았다. '인간적', '솔직함' 이런 것이 참 브랜딩이 아닐까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진심이 느껴지면 그걸로 된 것 같다. 덕분에 언젠가는 감마가 불현듯 생각나서 다시 써볼 것 같다. 그때는 꼭 구글 슬라이드로 변환시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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