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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Jan 29. 2023

퇴사했다는 글의 찝찝함

가끔 링크드인에 들어가 피드를 살펴본다. 간간이 퇴사했다는 글이 보인다. 느낌을 살려 비슷하게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오늘 A라는 회사에서 퇴사했습니다.
A는 정말 멋진 회사입니다.

진취적인 동료들과 끊임없는 성장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A에서 보낸 시간들이 것이 자랑스럽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 계신다면 A를 적극 추천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품고,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고 합니다.


떠나는 조직을 아낌없이 칭찬하는 것은 분명 보기 좋은 일이다. 하지만 글을 읽는 내 입장에서는 '왜 퇴사했는지'가 가장 궁금하다. 퇴사하는 회사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는 큰 관심 없다.


대부분의 글에서는 그 이유가 감춰져 있거나 '새로운 도전에 임할 때가 되었다' 정도로 두루뭉술하게 요약되어 있을 뿐이다.


나도 안다. '일이 재미가 없어서', '날 지치게 하는 팀원이 있어서', '회사가 망할 것 같아서' 같은 이유를 공개적으로 쓰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니면 정말로 보람을 느끼며 다니는 회사였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퇴사를 선택한 걸 수도 있다.


하지만 남들 읽으라고 올린 공개 포스팅에서 매번 제일 궁금한 부분만 쏙 빠져있다 보니 심술이 난다. "오늘 이런저런 이유로 퇴사했습니다. 구직 중이고, 좋은 기회 있으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정도의 담백함이면 오히려 반가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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