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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Feb 25. 2024

생산성 툴 이전에 챙겨야 할 것

나는 생산성 툴에 집착하던 사람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2015년 즈음부터 '생산성 툴'이라는 키워드가 폭발한 것 같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올라가면서 크로스플랫폼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스마트폰의 '또 다른 뇌' 역할은 점점 강력해졌다. 그리고 나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메모를 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고, 수집품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에 중독되어 갔다.


내 무의식에 '더 나은 생산성 툴 = 더 생산적인 나' 공식이 스며들었다. 새로운 툴이 등장할 때마다 호기심을 참지 못했다. 나의 개인 데이터베이스는 에버노트에서 시작해 트렐로, 에어테이블, 노션 등 다양한 환경을 옮겨 다녔다. 중간에 이전을 번복한 것까지 합치면 꽤 많은 이사를 다녔다. 왠지 새로운 툴로 바꾸면 더 생산적이 될 것만 같아서.


요즘엔 생각이 좀 바뀌었다. 툴 자체가 생산성을 드라마틱하게 향상시켜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10~20% 정도의 버프는 줄 수 있어도, 나머지 80~90%는 결국 스스로의 몰입으로 채워야 한다. 몰입을 위한 컨디션은 (너무 재미없는 이야기지만) 충분한 수면, 운동, 먹는 것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아무리 체계적으로 정리된 데이터도 피곤하고 졸리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 몸에는 활기가 돌지 않으며, 활기가 없는 상태로는 집중하기 힘들다.

깨끗하게 먹지 않으면 몸에 부담을 주게 되며, 결국 뇌가 쌩쌩해지는데 방해가 된다.


툴은 눈에 보이는 것이라 즉각적인 성취감을 준다. 반대로 수면, 운동, 먹는 것의 조절은 효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툴을 만지작 거리던 나의 과거 모습이 이해는 된다. 하지만 결국 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며, 나 자신의 컨디션을 올리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지친 몸으로 최신 버전의 툴을 사용하고 있다면, 뭔가 앞뒤가 바뀌지 않았는지 점검해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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