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내는 안드로이드 신봉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아이폰13미니다. 작고 가벼워서 손목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아내의 선호와는 상관없이 미니 모델은 거의 멸종 수준에 이르렀다. 아이폰 미니 라인업은 13 이후로 멈추어버렸고, 갤럭시는 미니 라인업을 진작에 버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작고 가벼운 스마트폰은 잘 안 팔리기 때문이다. 조사해 보면 아이폰 미니의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라인업에서 5% 미만 정도라고 한다.
왜 그렇게 안 팔리는 걸까? 영어권의 어떤 유튜브 영상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영상: Why Nobody Buys Small Phones!
일단 전자제품 매장에 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큰 스마트폰이다. 플래그십 모델이니 더 잘 보이는 곳에 배치되어 있고, 화면이 미니보다 훨씬 시원시원하며, 스펙/해상도/카메라의 성능도 더 좋고, 배터리 용량도 훨씬 크다. 반면 미니 모델은... '작고 가볍다' 외에 어필되는 요소가 없다.
작고 가벼운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것은 실용적인 장점이지 매력적인 경험은 아니다. 좀 무겁고 커다랗긴 해도, 일단 큰 폰의 매력을 맛본 뒤에는 '참을만한 무게일지도...?'라며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스마트폰은 실용적 도구일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기기이자 세상을 보는 창이기도 하니까. 매력에 사로잡힌 마음을 실용성만으로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소비자는 (대충 감당할만한 불편함이면) 크고 스펙 좋은 모델을 구매할 확률이 훨씬 높다. 기호 제품이라면 몰라도, 스마트폰은 한 번 구입해서 몇 년을 쓰게 되니 실용성에 올인하기란 쉽지 않다. 미니가 가격 메리트가 있긴 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드라마틱하게 차이나지도 않는다.
'이왕 살 거 좋은 거 사서 오래 쓰자'라는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