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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Jun 27. 2020

애플 WWDC 2020 이벤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나는 안드로이드폰을 쓰고 있다. 아이폰은 5S까지만 썼고, 이후 아이폰X 공개 때 100만 원에 근접하는 가격을 보고 돌아섰다. 2017년에 구글 픽셀2를 구입했고, 현재까지 만족스럽게 사용 중이다.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뉴스를 챙겨볼 정도로 팬이 됐다. 아이폰처럼 깔끔하거나 고급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커스터마이징이 더 자유롭고, 폰 재질도 플라스틱이라 가볍다.


스마트폰은 애플을 떠났지만, 컴퓨터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맥북을 쓴지도 6년이 넘어간다. 이걸 대체할 제품이 없다. 맥OS가 윈도우즈보다 강력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용자 경험이 비교하기 너무 매끄럽다. 스토어에 있는 앱도 훨씬 풍부하다. 맥용 앱 Alfred를 처음 접했을 때는 충격이었다. 처음에는 파일을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기능만 사용했는데, 이제는 Workflow나 Snippet까지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유료 버전은 거의 5만 원이 넘는다. 앱 하나가 5만 원이면 상당히 비싼 편이다. 하지만 난 망설이지 않고 구매했다. 10만 원이라도 샀을 것이다. 업무 생산성 향상에 정말로 큰 도움이 됐다. 맥북 겉면의 사과 로고는 아무래도 좋지만, 맥OS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다.


WWDC 2020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Big Sur(맥OS 11) 업데이트였다. 맥OS 업데이트는 늘 기대된다. 가면 갈수록 아이폰, 아이패드, 맥 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아이패드는 아이폰의 확장 버전 같고, 맥은 아이패드의 확장 버전 같다. 기능이 더 심화되는 느낌 외에는 디자인이 비슷하다. 단일 소프트웨어가 여러 개의 하드웨어에 녹아있는 느낌이다. 애플이 자체 칩을 공개한 것도 그런 의도일 것이다. 아이패드 앱을 맥북에서 쓸 수 있는 것도 그런 의도일 것이다. 사용자가 어떤 기계를 쓰느냐와 상관없이, 동일한 경험인 것처럼 느끼도록. 다른 기계를 집어 들었을 때, 뇌가 새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도록. 이런 일관성은 매력적이지만, 나는 여전히 안드로이드폰을 쓸 것이다. 맥북을 쓰지만 아이폰은 쓰지 않을 것이다. 애플 제품이 너무 비싼 것도 있고, 아직은 다양한 제품을 이것저것 눌러보는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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