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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Jun 30. 2024

드디어 사고 싶은 무선이어폰이 생겼다

나는 아직 무선이어폰이 없다.


몇 년 전 에어팟프로를 선물 받긴 했지만, 쓰지 않다 보니 어느새 아내의 것이 되었다. 스마트폰도 아직은 이어폰잭이 달려있는 모델을 사용하기에 문제없다. 유선이어폰은 저렴하고, 음질 나쁘지 않고, 충전할 필요 없고, 구멍에 꽂기만 하면 연결이 됐네 안 됐네 따질 필요도 없으니 지금까지 굳이 무선이어폰을 쓸 이유가 없었다.


그러다 며칠 전부터 무선이어폰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운동 후 뻣뻣해진 등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벽과 등 사이에 마사지볼을 대어 굴리는 식으로 등을 마사지한다. 등 마사지를 하면서 드라마 삼국지를 보고 싶은데, 모니터와 벽 사이의 거리가 2m 정도 되어 유선이어폰으로는 무리가 있다. 그냥 스피커를 켜서 듣기에는 거실의 아내에게 방해가 된다.


이왕 살 거면 에어팟을 사고 싶었다. 독일에 있을 때 운동용으로 중국 브랜드 무선이어폰을 여러 개 사용해 봤으나, 모두 연결 안정성이 엉망이었다. 그러나 에어팟의 20만 원이 넘는 가격은 도저히 지불하기 싫었다.


얼마 전 '비츠 솔로 버즈(Beats Solo Buds)'라는 제품이 발매된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 가격이 109,000 원인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유저들 리뷰에서는 노이즈캔슬링 성능이 크게 욕을 먹는 것 같지만 어차피 노이즈캔슬링은 사용하지 않으니 상관없다. 거기에 USB-C로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케이스 자체에는 배터리 충전 기능이 없지만, 대신 한 번 충전하면 최장 18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케이스에 충전 기능이 없어서인지 사이즈가 작은데 이 점도 나쁘지 않다.


추가로 마음에 드는 점은 안드로이드와의 호환성이다. 안드로이드용 비츠 앱이 제공되므로 세부 내용을 모두 앱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페어링도 간편하다. 에어팟도 안드로이드에서 사용할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전용 앱이 제공되거나 하지 않는다. 비츠는 애플 라이업이지만 안드로이드 호환성이 뛰어난, 묘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 점이 마음에 든다.


아직 살지는 모르겠다. 등 마사지할 때만을 위해 무선이어폰을 사는 게 좀 아깝기도 하다. 아마 내년에는 스마트폰을 새로 사지 않을까 싶은데,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이어폰잭 없는 버전을 사게 될 것 같다. 그때 사는 것이 더 나을지도. 일단 눈치를 좀 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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