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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Aug 11. 2024

AI 키워드가 들어가면 덜 팔린다

기사를 하나 봤다. 상품에 AI 또는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되면 소비자 관심이 낮아진다는 내용이었다. 제목을 보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 드디어 기업들이 진정 좀 하겠구나 느낌이 들어 마음이 놓였다.


Study Finds Consumers Are Actively Turned Off by Products That Use AI


기사에서 인용하는 연구에서는 사람들 마음 속에 AI에 대한 불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구에서는 1,000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여러 상품을 소개했는데, 예를 들어 동일한 스마트TV라도 AI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일 때 관심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한다. 보여주는 상품이 TV가 아니라 의료기기일 경우엔 낮아지는 정도가 더욱 심했다.


내 생각엔 실제 AI와 일반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AI 사이에는 큰 괴리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AI라고 하면 아이폰의 시리나 ChatGPT처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크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입력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들이 대부분 사람 모양의 로봇인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화질 개선도 AI고, 콘텐츠 추천도 AI고, 스마트폰 사진에서 배경을 제거해주는 것도 AI다.


그러니 스마트TV 상품 설명에 AI라는 키워드가 있으면 괜히 '별 도움 안 되는 시리같은 서비스가 내 데이터를 꼬박꼬박 수집해가며, 가격은 가격대로 비쌀 것'이라는 염려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AI 기능이 꼭 필요하다!'라고 느끼면 데이터 수집이든 가격이든 별 문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런 느낌이 지배적이지는 않다. 약간 도움될지는 몰라도 마케팅에서 호들갑 떠는 만큼 필요해보이지는 않는다.


2009년의 사이먼 시넥의 TED 강의가 생각난다. 모든 제품은 왜(WHY)에서부터 출발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14년 전 강의이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내용이라 지금 상황에서도 통용된다. 현재 AI라는 키워드가 핫하고 새로우니 다들 마케팅에 어떻게든 집어넣고 싶어하는 느낌이 있다. 그러나 AI는 그저 기능일뿐이고 내가 그 스마트TV를 사야하는 이유를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TV 보는데 AI가 왜 필요합니까?"

"조...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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