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음이란 무엇일까. 관련해서 명쾌한 영상을 하나 보았는데, 내 평소 생각과 섞어서 정리해 본다.
1. 참석하기 위해서는 기력이 필요하다. "의욕이 안 생겨..." 같은 말은 사실 "기력이 없다"라는 뜻이다. 기력이 없으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뭘 하더라도 기력이 필요하다. 의지라는 것은 사실 그리 대단하지 않다. 정말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행동하기 위한 기력이다.
2. 일상의 수많은 행동이 기력을 빼앗는다. 수면 부족, 운동 부족, 깨끗하지 못한 식단, 휴대폰 중독, 게임 중독, 포르노, 공부하지 않는 것 등... 추운 겨울날에 집 창문을 전부 열어놓고 생활하는 것과 같이 기력을 빨아간다.
3. 인간이 습관의 동물인 이유는 습관이 생존에 도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습관은 양날의 검이다. 우리 몸은 습관이 좋은지 나쁜지 멋대로 평가하지 않는다(존경스러울 정도로 중립적이다!). 즉,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다면, 계속 무기력하게 살아갈 확률이 높다.
4. 하루하루 아무래도 좋은 일에 시간을 바치고 있다면... 뇌를 긁어내는 콘텐츠 보는데 정신이 팔려있다면... 아마도 계속해서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당신의 몸은 "이런 식으로 살아보니 안 죽네? 계속 이렇게 살자"라고 인식할 뿐이다. 우리 모두는 몸 안의 호르몬을 이길 수 없다.
5. 만약 그렇게 살고 싶다면 그렇게 살아라. 우리는 각자 살고 싶은 대로 살 자유가 있다. 각자의 운명은 각자가 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이 '만사가 귀찮은 삶'일 확률은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삶을 적극적으로 선택했다기보다, 아마 살다 보니 그렇게 됐을 것이다. 당신의 삶을 움직이는 것은 아마 적극적인 선택보다는 관성일 것이다.
6. 자연의 법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당신의 몸은 계속해서 시들해져 간다. 시들해지지 않을 이유가 없는 한 꾸준히 퇴화한다. 그리고 우리의 정신은 퇴화하는 몸에 맞춰간다. 몸이 쪼그라드는 것을 의지로 극복할 수는 없다.
7. 귀찮지 않으려면 관성적 퇴화를 깨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력이 있어야 한다. 기력이 있으려면 일단 기력을 앗아가는 요소를 치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의 기력을 앗아가는 요소를 하나씩 확인한 뒤, 꾸준히 제거해 나가면 된다.
8. 기계가 아닌 이상 평생의 매일매시간매분매초를 귀중히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결성에 집착할 필요 없다. 일관성이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꾸준히 우상향 하는 주식 그래프도 매일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
9.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이 중요한 문제를 고민하기 위해서는 큰 기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좋은 일에 기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10. 변화는 한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큰 변화는 단계로 나뉘어 있다.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지 말고, 방향을 하나 정해서 꾸준히 단계를 밟는 편이 낫다. 해답을 찾기보다는, 문제를 제거하는데 힘써야 한다. '해야 할 일'을 쌓아가지 말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골라내자. 치료보다는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다.
11. 관성의 삶을 진심으로 원했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자. 솔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