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라는 서비스가 있다. 2011년에 론칭된 카셰어링 서비스로, 쏘카처럼 분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다. 나는 차가 없어서 꼭 차가 필요할 때면 그린카를 이용하곤 한다. 쏘카 대신 그린카를 이용하는 이유는 더 저렴해서이다.
나는 몰랐으나 그린카는 꽤 예전에 롯데그룹에 인수되었었던 모양이다. 자회사인 상태에서 계속 '그린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다가... 2024년 어느 날 갑자기 'G car(지카)'라며 리브랜딩을 시작했다. 앱의 포인트 색깔인 녹색도 뜬금없이 빨간색으로 바뀌어갔다. 아마 롯데 색깔에 맞춘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브랜드가 리브랜딩을 하면 대체로 반응이 좋지 않다. 아마 이질감이 때문일 것이다. 나는 리브랜딩에는 웬만하면 잘 적응하는 편이다. 디자이너들이 어떤 고민을 했을까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그린카의 리브랜딩은 아직까지도 적응이 안 된다.
일단 포인트 색깔이 녹색에서 빨강으로 바뀐 것이 당황스럽다. 차라리 색깔을 없앴으면 나았을 것이다. 그러나 빨간색으로 바꾼 것은 이상하다. 머릿속에 '그린카'라는 옛 이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빨간색이 보이니 그린과 빨강이 매치가 안 되어 이질적이다.
'G car(지카)'라는 이름도 어색하다. 롯데 브랜드를 내세울 거면 그냥 'L car(엘카)'라고 하지, G car라고 하니 G를 무엇에 대입해 외워야 할지 모르겠다. 색깔이라도 녹색이면 그린의 G라고 인지가 될 텐데, 포인트색은 빨강... 회사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사공이 너무 많으면 요상한 결과물이 나올 때가 있다. 그린카의 리브랜딩이 딱 그 경우가 아닐까 싶다.
리브랜딩 한 이유가 궁금해 관련 기사를 하나 찾았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사용자 중심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도하겠다는 방침"이 리브랜딩의 이유라고 한다. 나는 이게 무슨 소린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나에게는 '떨어지는 그린카 실적에(2022년부터 영업적자) 뭐라도 해야겠으나 서비스 및 품질을 올리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니 간판이나 새로 달아보며 그래도 뭔가 해보긴 해봤다는 증거를 남기려는 노력'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