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분증 앱 사용 후기

모바일 신분증 앱이 나왔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운전할 때마다 운전면허증을 들고 다니는 것이 귀찮았기 때문이다. 패스(PASS) 앱을 사용해도 되지만 패스 앱은 광고랑 팝업 안내가 귀찮다. 나는 그저 신분증을 디지털로 등록해놓고 싶을 뿐인데, 자꾸 뭐 포인트를 쌓으랜다.

모바일 신분증은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 이렇게 3가지를 등록할 수 있다. 등록하려면 일단 실물 신분증이 있긴 해야 하고 IC칩이 내장된 버전 이어야 한다. 내 운전면허증은 IC칩이 있었지만, 주민등록증은 없었기에 동네 행정복지센터에서 새로 발급받았다. 꼭 IC칩이 내장된 버전으로 발급받아야 하는 점을 잊지 말자. 수수료는 10,000 원이다.

모바일 등록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모바일 신분증'이라는 앱을 받아야 한다. 행정안전부에서 배포하는 정부 기관 앱이다. 처음 등록 시 휴대폰 본인 인증을 거치는데 UI가 깔끔하고 직관적이라 놀랐다(토스 UI를 많이 참고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앱 전용 비밀번호를 설정한 후에는 지문도 등록할 수 있다.

첫 세팅을 마쳤다면 바로 등록이 가능하다. 일단 안내에 따라 신분증을 휴대폰 뒷면에 갖다 대어 NFC 인식을 시켜야 한다. 그 후 등록된 신분증의 사진과 얼굴을 대조하는데, 가이드에 맞춰 얼굴을 카메라에 비추면 된다. 내 신분증 사진에는 안경이 없었으나 안경을 쓴 채로 들이대도 인식이 잘 되었다.

등록한 후에는 실물 신분증처럼 사용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주소와 주민번호 뒷자리가 가려져있는데, 신분증 이미지를 누르면 모든 정보가 보이게 된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지구 그림이 꽤 그럴싸하다.

놀라운 점은 신분증 앱이지만 신분증이 전부가 아닌 점이다! 정부 서류를 열람하는 것도 가능하다. [편의 서비스 > 전자증명서] 메뉴로 가면 주민등록표등본, 초본, 예방접종증명서, 소득금액증명 등 있을 건 다 있다. 아쉽게도 아직 열람만 가능하고, PDF 추출은 불가하다(별도 플러그인 깔면 될지도). 신분증을 앱에 등록해 놓은 상태라 그런지 별도의 본인인증 절차도 없다.

정부 기관 앱이라 기대감이 바닥이었는데 웬만한 앱보다 프로세스가 매끄러워서 놀랐다. 신분증 들고 다니기 번거롭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무조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