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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Aug 09. 2020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왜 일일이 손으로 입력하고 있지?

얼마 전에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 왔다. 집들이는 몇 달 전에 벌써 했고, 이번엔 그냥 놀러 왔다. 우리는 닭갈비를 구워 먹었다. 맵고 짭짤한 게 맛있었다. 상추에도 싸 먹고, 깻잎에도 싸 먹었다. 다 먹은 후 나는 설거지를 하고, 친구들은 거실에서 대충 뒹굴거렸다. "야, 너네 집 와이파이 비번 뭐야?" 설거지를 끝내고 거실로 가니 친구 한 명이 나에게 물어봤다. 그 질문을 듣는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내 폰에서 와이파이 공유하기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 나온 QR코드를 친구에게 보여줬다. 친구는 뭘 어쩌라는 거냐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나는 그에게 카메라 앱을 켜라고 말한 뒤, 내 화면의 QR코드를 스캔하라고 했다. 스캔을 하니 그의 폰이 우리 집 와이파이에 연결됐다. 친구는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고, 나는 그에게 우쭐거렸다.


QR코드로 와이파이 공유하기. 안드로이드에서는 추가된 지 벌써 1년 가까이 지났다. 2019년 9월에 출시된 안드로이드10에 추가된 기능이다(iOS에서는 '나의 단축어'라는 메뉴를 통해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묻는 일상이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비밀번호 뭐야?" "대문자야 소문자야?" 같은 문답이 점점 귀찮아진다. QR코드를 찍어서 연결하는 게 일상의 풍경이 되었으면 한다. 요즘엔 건물에 들어갈 때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출입기록을 남겨야 하는 곳이 많다. 그런 건물은 출입기록을 찍음과 동시에 와이파이에도 자동 연결되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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