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나는 아주 훌륭한 기능을 발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기능이지만 발견하기 전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휴대폰에 있는 파일을 노트북으로 보내야 할 때가 있다. 사진이나 다운로드한 PDF 같이 주로 5MB 이내의 것들이다. 아이폰과 맥북을 쓰는 사용자라면 에어드롭을 사용하면 된다. 별다른 인증이나 링크를 공유할 필요 없이 그냥 보내면 맥북에 바로 받아진다.
문제는 나의 노트북은 맥북이지만 휴대폰이 안드로이드라는 점이다. 드롭박스나 구글 드라이브로 공유하면 되긴 하지만 에어드롭처럼 간편하지 못하다. 둘 다 클라우드로 공유하기 때문에 동기화를 기다려야 하는 게 불편하다. USB 케이블로 연결해 복사하는 방법이 있지만 케이블을 서랍에서 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므로 탈락.
나를 구원해준 것은 블루투스였다. 이어폰, 헤드셋, 게임패드 등을 무선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술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무려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무선으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니 데이터 교환도 가능할 것이다. 영화처럼 무거운 파일을 전송하는 것은 버겁지만, 사진이나 PDF 파일은 거뜬하다.
이걸로 '안드로이드용 에어드롭'을 찾아 헤매는 나의 여정은 끝이 났다. 2021년은 기술을 좀 더 다각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