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스타벅스에 커피를 사러 갔다. 테이블과 의자가 전부 구석으로 치워진 모습은 꽤나 낯설었다. 아내와 나를 위한 커피 두 잔을 주문하려 계산대로 향했다. 내 것은 그냥 라떼, 아내 것은 우유 대신 두유를 넣은 디카페인 라떼를 주문했다.
총가격은 9,500원이었는데, 나에겐 스타벅스 쿠폰이 있었다. 아내가 메신저로 보내준 쿠폰 이미지를 직원에게 보여주어 할인을 받고, 남은 금액을 쓱페이로 결제했다. 프리퀀시 적립을 하겠냐는 직원의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3분 후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결제 과정을 하나씩 뜯어보면 다음과 같다.
- 스마트폰에서 쿠폰 이미지를 누름
- 직원이 쿠폰 바코드를 찍어서 할인을 적용
- 쓱페이 앱을 실행
- 쓱머니 탭을 누름
- 쓱머니로 결제하기를 누름
- 지문 인증을 함
- 직원이 쓱머니 바코드를 찍어서 결제 진행
- 프리퀀시 적립 여부를 확인함
간편 결제의 시대라고 하지만, 과정은 더 길어졌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는 점에서는 간편하다. 그러나 신용카드로 충분했던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중간 과정이 번거로워졌다. 앱을 열고, 인증하고, 쿠폰 적용하고 등등... 그게 싫으면 신용카드를 쓰면 되는 거 아니냐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 쿠폰이나 간편 결제 할인 같은 혜택이 존재하는 이상 그걸 무시하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포기하기가 힘들다.
언젠가는 단순 결제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의 번거로운 과정이 모두 사라지는 시대. 그저 결제 바코드만 찍으면 결제뿐만 아니라 할인 혜택 및 적립까지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시대. 굳이 쿠폰 바코드 보여주고 앱 전환해서 결제 바코드 보여준 다음 (만약 프리퀀시 적립을 한다면) 스타벅스 앱을 실행할 필요가 없는 시대. 디테일은 기계가 알아서 챙겨주고, 사람은 '돈을 주고 물건을 받는다'는 기본적인 행동만 하면 되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