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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Feb 07. 2021

QR코드는 누가 만든 것일까?


1974년 6월 26일, 미국 오하이오에서 세계 최초의 '바코드'가 찍혔다. 계산대 줄을 더 빠르게 해소시킬 방법을 찾다가 나온 이 기술은 전 세계 사람들의 쇼핑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다. 또한 슈퍼 계산원들의 손목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주었다. 거의 50년 가까이 된 기술이지만 사라질 기미 없이 현대 사회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렇게 바코드 천하일 줄만 알았는데 'QR코드'(Quick Response Code)라는 녀석이 등장했다. 계산대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본인인증을 하거나 웹사이트를 공유할 때 활약하는 것은 QR코드다. 숫자 20개 정도를 표현하는 게 한계인 바코드에 비해, QR코드는 영문/숫자/특수기호 조합을 4,000개 이상 표현할 수 있다(숫자만 나타낼 경우 7,000개가 넘는다). 게다가 위아래 구분이 없어 아무 방향으로 찍어도 인식이 된다.


일본에 덴소라는 자동차 부품 회사가 있다(대주주는 토요타 자동차). 그곳의 하라 마사히로라는 직원은 바코드에 더 많고 다양한 정보를 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더불어 가로 세로 어느 쪽에서라도 쉽게 인식되는 코드를 개발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1년 반 이상 연구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QR코드라는 기술이 개발됐다. QR코드의 구석을 살펴보면 굵직한 네모가 있는데, 이것은 스캐너가 위치를 인식하기 위한 도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 굵직한 네모인가? 이는 당시의 장부나 전표에서 가장 출현율이 낮은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스캔할 때 다른 곳에 비슷한 도형이 보이면 위치 인식이 잘못될 수 있으니 최대한 유니크한 도형으로 정한 것이다.


덴소가 QR코드를 발표한 것은 1994년. 처음에는 내부 생산시설에만 시험적으로 도입하다가 점차 다른 업계에도 전파되었다. GS1이라는 회사가 기술 권리를 갖고 있어 사용료를 내야 하는 바코드와는 달리, QR코드 기술은 완전히 오픈되어 있다.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덴소가 특허는 보유하고 있지만 권리 행사는 하지 않는 방식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QR코드가 일반 사회에도 스며들기 시작했고, 스마트폰의 폭발적 보급 이후 지금은 완전히 자리 잡은 모양새다. 대부분의 기술은 발전하면서 이전 모습이 사라지지만, QR코드는 바코드처럼 늘 한결같을 것 같다. 내가 10년, 20년 나이를 먹어도 늘 그 모습 그대로일 것만 같다. 이런 기술은 흔치 않다. 그래서 조금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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