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에 NFT라는 단어가 간간히 보인다. 뭔가 블록체인과 관련이 있다는데, 설명을 들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약자를 풀어보면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인데... 이게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NFT 관련 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나이안 캣(Nyan Cat)'이라는 유명 인터넷 움짤이다. 이 움짤은 NFT로 약 6억 8000만 원에 판매되었다. 인터넷 짤방이 억 소리 나는 가격에 팔리다니. 여기서 혼란이 밀려들어온다. 무한으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움짤을 '산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이며, 가격은 또 왜 그렇게 비쌀까.
NFT는 간단히 말하면, '희귀한 디지털 물건'이라고 볼 수 있다.
세상에는 실용성이 없어도 무언가의 이유로 가치가 붙어 비싼 물건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술작품은 실생활에 아무 쓸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것에 가치를 부여해 자신의 컬렉션에 추가하고 싶어 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희소성이다. 아무리 같은 물건이라도 세상에 100만 개 있을 때와 한 개밖에 없을 때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적으면 적을수록 특별해진다. 예술의 세계에서는 이게 당연한 사실이었는데, 이제 그 당연함이 디지털 세상으로 넘어온 것이다.
실물 작품과 달리 디지털이다 보니 그림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 영상, 음악, 3D 그래픽, 트윗 등 디지털 파일로 배포될 수 있다면 어떤 형태든 상관없다. 물론 그냥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수량을 한정지어서(보통은 한 개다) 해당 파일에 희귀성을 부여한다. 원본 파일에는 '나 원본이요'하는 인증 코드가 부여되므로, 아무리 복제가 된다한들 어떤 파일이 원본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처음으로 쓴 트윗 "just setting up my twttr"(제 트위터 세팅 중입니다)는 약 30억 원에 팔렸다. 트위터 화면에 보이는 트윗의 원본 파일이 팔린 것이다. 구입한 사람에게는 해당 트윗에 대한 디지털 인증서와 함께 트윗을 날린 장본인(잭 도시)의 서명이 들어가 있다. 잭 도시의 트윗이 아무리 수천번 리트윗 되었다 해도, 팔린 트윗은 인증서와 서명이 들어간 원본이기 때문에 비싼 것이다.
디지털 파일에는 원본 개념이 거의 없었다. 원본이라는 사실이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세월의 흔적이 묻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복제하기가 너무 간단하다. 하지만 이제 블록체인 기술로 그 디지털 파일이 '원본'임을 증명해줄 수 있게 되었다. JPEG 그림의 원본, 그래픽으로 만든 섬의 3D 모델 원본, mp3 음악의 원본을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원본이라는 사실에 가치를 두고 돈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