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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Mar 20. 2021

#해시태그는 누가 쓰기 시작했을까?

# 기호를 우물 정자 또는 샵이라고 불러야 할지, 아니면 해시태그라고 해야 할지 늘 헷갈린다. 이 글에서는 인터넷에서 쓰이는 # 를 다루므로, 편의상 해시태그로 부르겠다.


해시태그가 인터넷 세상에 정착한지는 의외로 오래되지 않았다. 그 역사는 2007년 트위터에서부터 시작한다. 크리스 메시나(Chris Messina)라는 미국인 블로거는 트위터를 쓰던 중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당시에 SXSW라는 음악 및 영화 페스티벌이 한창 열리고 중이라 관련 트윗이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었는데, 크리스는 페스티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관련 트윗을 좀 더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트위터에 떠다니는 글들을 그룹화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는 트윗 한 개를 날린다. 전 세계 최초로 해시태그가 사용되는 순간이었다.


"How do you feel about using # (pound) for groups. As in #barcamp [msg]?"

"그룹화를 위해 # 기호를 쓰는 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를 들어 #barcamp [내용] 처럼요."

(주: barcamp는 전 세계에서 열리는 기술 관련 콘퍼런스다.)


해당 트윗에 몇몇 사람들이 호응하면서 트윗에 해시태그를 붙여 그룹별로 묶기 시작했다. 당시엔 해시태그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검색되는 기능이 없었고 순전히 (검색용 단어라는) 표식에 불과했다. 그러다 해시태그 사용이 점점 늘어나자 트위터의 공식 기능으로 자리 잡았고, 다른 SNS나 블로그에서도 차용하면서 내용의 카테고리나 의도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으로 정착했다.


2019년 트위터에서 가장 주목받은 해시태그는 #ico(주: 암호화폐 관련 해시태그)였고, 2020년 인스타그램에서는 #love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비록 비교하는 데이터가 1년 차이가 나긴 하지만, 해시태그만 봐도 트위터는 시류에 민감하고 인스타그램은 감성 위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시태그는 글이나 사진의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맥락과 성격까지 나타내는 도구가 되었다.


마지막 궁금증: 다른 기호도 많은데 왜 하필 # 였을까. 그 이유는 해시태그 사용을 제안한 크리스의 휴대폰(노키아 피처폰)에서 # 가 가장 쓰기 편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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