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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Mar 14. 2021

이메일 주소에 @가 들어가는 이유

카톡과 슬랙이 대세가 되면서 이메일을 완전히 대체할 것 같았지만, 이메일은 여전히 현역이다. 아직 카톡이나 슬랙을 트지 않은 사람들과 정보를 나눌 때 유용하다. 사람들 명함을 봐도 이메일 주소는 죽지 않고 살아있다.


이메일 주소는 '사용자명@도메인명'의 형식으로 취하고 있는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왜 하필 골뱅이(@) 기호를 사용한 것일까.


@가 인류 역사에 처음 등장한 시기인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에 콘스탄틴 마나세스라는 작가가 그리스어로 쓴 '마나세스 연대기'라는 저서가 있었다. 이 연대기에는 "아멘"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책이 불가리아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아멘"의 첫 글자가 A 대신 @로 쓰인 것이 골뱅이의 최초 기록이다.


그 후로 15세기에 접어들면서, @는 상품 거래 내용을 표기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사과 10개 @ $1"이라고 하면, "사과 10개, 개당 가격은 $1"라는 뜻이었다. @는 "at a rate of(~의 가격으로)"라는 의미였다. 현대 영어에서 @는 "at"라고 읽는데, 이는 "at a rate of"가 줄여지면서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또다시 시대가 지나 1971년.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넷이 현역이던 시절, 레이 톰린슨(Ray Tomlinson)이라는 미국인 프로그래머의 노력으로 '이메일'이라는 프로그램이 탄생한다. 지정한 주소로 전자 편지를 보낼 수 있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편지를 보내려면 받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써야 하는 것과 같이, 이메일에도 사용자 이름과 이메일을 호스팅 하는 도메인 이름이 들어가야 했다. 사용자 이름과 도메인 이름을 쭉 이어서 쓰면 읽기 힘들기 때문에, 중간에 이를 구분해주는 기호를 넣기로 정해졌다. 하지만 어떤 기호를 넣어야 할까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레이 톰린슨은 최종적으로 @를 넣기로 결정했다. 아무도 쓰지 않는 기호라 용도가 겹치지 않고, "at"(~에 있는)라고 읽기 때문에 주소의 느낌이 묻어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이메일 주소에는 @ 기호가 들어가게 되었고, 현재는 이메일뿐만 아니라 트위터, 인스타그램 계정 같이 개인들의 인터넷 주소를 나타낼 때 당연하게 사용되는 기호로 자리 잡았다. 레이 톰린슨은 아메리칸 컴퓨터 & 로보틱스 뮤지엄에서 수여하는 '컴퓨터 개척자 상'을 수상했으며, '전 세계 최초로 이메일을 보낸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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