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하고, 모아왔더니
하루 종일 외부 일정이 있는 날
신체적으로 피곤한 것은 너무 당연하다.
겨울치고 따뜻한 듯, 영상의 날씨지만
칼바람에 뱃속 어딘가 차가움이 깊이 든다.
이런 날의 마지막 미팅 후에는
체력만 소진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도 같이 소진하고
나는 다 비운 채 빈털터리로 집에 온다.
그런데 집에 오는 길에 예쁜 고양이가 다가온다면?
바로 다시 마음속에
나도 무언지 모르는
에너지 아지랑이가 조금씩 피어나고
마음에 불이 서서히 밝아온다.
그런 행운이 나에게 종종
그리고 성큼성큼 용기 있게 다가온다.
그런 행운은 또 있다.
점심 미팅이 잡힌
파리 한복판의 일식집
몇 달 전부터 먹고 싶었던
돈가스 메뉴를 발견하는 행운
내가 장소를 정한 것도 아닌데
내가 먹고 싶은 것이 떡하니 있을 때 그 기쁨이란,
누군가 하늘에서 계속 보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내 마음에 이야기들을
실제로 이루어 주고 싶어서
아주 귀하고 소중하게 듣고 있다가
가장 감격할 순간에
무심한 척 이루어 주는 이.
운이라기보다는
이 정도면 축복이겠지.
그런 축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프랑스 전국 겨울 세일기간,
평소라면 아무것도 사고 싶은 것도 살 것도 없다.
그렇지만 우연히 시간이 생겨 들른 백화점에서
발견한 너무도 마음에 쏙 드는 옷
몇 년 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었던
스타일의 옷 하나가 나를 향해 손 흔든다.
‘완전 내 옷이다.’
핏은 어떠며 게다가 엄청난 세일까지
구매하고 바로 그다음 날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그 제품 전 사이즈가 품절
이쯤 되니 우연 아니라,
정말 내 마음을 지켜보고 있던
그 누군가가 나에게 선물하는 것 같다.
이 선물을 그리고
작은 행운과 축복 모두 기쁘게 받아
내 마음에 고이 모아 간직하였더니,
정작 오늘 내 일이 힘들었는지
다녀온 길들에 고되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머리가 울릴 정도로 피로하지만,
귀에도 남아있는 소리들과 피곤의 무게에
눈이 잠길 지경이지만,
얼굴은 환하게 피어있고 입은 미소를 머금는다.
일상 속의 행운과 축복,
그 숨겨진 보물 들을 하나씩 찾아낼 때
생겨난 작은 기쁨
이들을 모으면
나의 일상은
매일 감사로 밝게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