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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온 Jan 06. 2024

마침내 MD로 복직하다

우당탕탕 MD로의 이직


  "담당님, 준비되셨나요? 이제 올라갑니다!"


  몇 년 전 같이 연수를 받던 대리님이 같은 팀인 걸 알고 얼마나 안심했는지 모른다. 2년 6개월 만의 복직에, 매장도 아닌 본사로 처음 출근하는 길이다. 나는 여전히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 그렇게 MD로의 이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홍 00이라고 합니다!!"

  이제 막 사회에 들어온 신입처럼, 떨리지만 우렁찬 목소리로 새로운 팀장님과 팀원들에게 인사했다. 전 날 아이들을 두고 나오는 미안한 마음에 눈이 퉁퉁 부은 상태였다. 


"점장도 해봤고 하니 영업 쪽은 잘 알겠네~많이 배워! 아직 엠디 일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으니, 오히려 고객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을 거야."

  강인한 인상의 팀장님을 마주하고, 상무님께도 인사드리고 여러 부서의 직원분들께 인사를 하니 "아, 이젠 정말 인생 2막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도 3명이나 낳았겠다. 결혼, 임신, 출산을 끝낸 30대 초반의 젊은 직원이니 이제 정말 일 배우는데 올인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

.

.

  "밥 맛있어?"

  "네. 누가 해주는 밥을 얼마 만에 먹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행복한데요!"

  "하하... 짬밥 먹고 행복해하는 사람 처음 보네."

  좋았다. 사람과 부대끼며 밥 먹는 것, '삐약삐약, 음매음매'같은 의성어 의태어가 아닌, 정말 '어른'다운 대화를 하는 게 좋았다. 점심시간에 설거지나 빨래가 아닌 식당 창밖으로 보이는 뜨거운 여름의 햇살을 만끽하며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팀분들과 산책하는 시간도 꿈같았다. 그렇게 나의 회사생활이 한 달을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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