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무방벌

2024.12

by 유영준

맹자 양혜왕 8장에 보면 제나라 선왕과 맹자의 문답이 적혀있다.

하루는 제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과인이 들어보니 '탕(湯)은 걸(桀)을 몰아내어 천자가 되었고, 무왕(武王)은 주(紂)를 쳐 천자가 되었다.' 하던데, 이것이 사실이오?"

맹자가 답했다.

"옛 기록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선왕이 재차 말했다.

"그들은 모두 신하의 몸이었는데 신하 된 자로서 제 임금을 시해한 것이 도리에 맞는 일이겠소?"

그러자 맹자가 답했다.

"인(仁)을 해치는 자를 적(賊)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殘)이라 합니다. 잔적한 이는 그저 필부일 뿐입니다. 저는 무왕이 '주라는 필부를 주(誅, 주살)하였다'는 말을 들었지, '임금을 시(弑, 시해)하였다.' 는 말은 들어 본 바 없습니다."

이 대화는 탕무방벌론이라는 말로 동아시아에서 역성혁명에 대한 사상적 기초가 되었다. 조선의 설계자인 삼봉 정도전이 맹자를 탐독했음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이다.

맹자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반복해서 간(諫)해도 듣지 않으면 역위(易位)한다."

역위는 임금의 자리를 바꾸는 것이다.

맹자에게 혁명은 아래로는 민본에 닿고 위로는 천명에 닿는 일이다.
그렇기에 가죽을 벗겨 천명을 새로이 하는 것이 革命인 것이다.

혁명의 부스러기를 주워먹고 位에 오른 자라면
마땅히 그 또한 혁명으로 位에서 내려올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